거스 히딩크... 이름만 들어도 팔을 번쩍 들어올리는 그 모습이 연상되는군요. 저는 요즘에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낍니다.
앞서 이끌고 가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답니다. 같은 선수들도 앞서서 이끌고 가는 사람이 어떻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요?
작년에(북중미 골드컵때던가요?) 일본은 성적이 좋은데, 우리 나라는 부진했던 적이 있었죠? 그 때 저도 히딩크 감독을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일본과 똑같이 비싼 돈 주고 외국 감독 영입해왔는데, 일본은 성적이 좋고 우리는 안 좋으니.. 하지만 그 때도 히딩크 감독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 곳을 향해서 나아가기만 했지요. 매일 1%씩 전력을 증강시켜서 2002년 5월에 100%의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매스컴에서 히딩크 감독을 비판하는 글이 나오고 체력훈련에만 중점을 둔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감독은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그가 옳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에서도, 영어를 가르치는 것에서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앞서 있는 사람이고 제일 많이 보는 사람인데, 내가 과연 바른 생활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가 보고 따라해도 부끄럽지 않은 엄마인지...
주위에서 이게 좋네, 저게 좋네, 주변의 아이들이 뭔가 하나 우리 아이보다 앞서가면 뒤질세라 그걸 시켜보고... TV에서 뭐가 좀 나오면 거기에 귀가 솔깃하고.. 이게 내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 아이는 앞으로 몇 십 년을 살아야 할 텐데, 과연 나의 목표는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3살 때 한글읽고 5살 때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아이? 그저 공부 잘 해서 좋은 대학가는 아이?(물론 나쁠 건 없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내 아이의 미래 모습은 그려지지 않더군요. 난 그냥 현실에, 눈에 보이는 것에 급급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히딩크처럼 목표를 정해 놓고 그 때까지 자기 주관에 따라 선수를 이끌고 가는 사람이 되고 싶더군요.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 하나하나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체력훈련도 따로 시켰다고 합니다. 그 선수의 부족한 면을 보강해주는 것이지요. 그럴 때 그 선수들도 감독을 믿고 따라올 수 있었겠지요.
나는 우리 아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그냥 외적인 것들, 아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 그런 것이 아니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야단칠 때 무조건 일어난 일만 보고 윽박지르지는 않았는지...
그러니 또 생각나는 게 있군요. 어떤 아이(10살)에게 엄마가 마당의 물독에 나가서 물을 떠오라고 시켰답니다. 아이에게 물독은 좀 높았고, 아이를 물을 뜨려고 하다가 그만 물독에 꺼구로 처박히게 되었답니다. 물에 빠져 죽게 된 아이는 막 몸부림을 쳤고, 어찌하다가 물독은 옆으로 넘어졌고, 그 물독이 깨진 덕에 아이는 살아나게 되었지요. 소리를 듣고 나온 엄마는 물독이 깨진 것만을 보고 아이를 막 윽박질렀습니다. 그 아이는 정말 죽을 고비에서 살아 났는데, 살아나자 마자 들은 것은 엄마의 야단치는 소리였지요. 우리가 이러지는 않는지...
넘 두서없이 긴 글이 되어 버렸군요. 거스 히딩크가 가르쳐 준 것이 한국 축구의 잠재력 뿐 아니라 나에게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내 맘 속에도 무언가 엄마로서의 자리매김을 해 주었답니다. 나의 아이가 정말 멋지게 자라기를 원합니다. 그저 무언가 잘 하는 아이가 아니라, 남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남은 포르투갈 전에서 한국전이 이기기를 희망합니다. 16강은 물론이구요, 8강까지도 갔음 좋겠네요. 넘 큰 욕심인가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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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투리드 workbook에서 올립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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