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연전에 한참 사회적으로 '원조교제'(요즘은 공식명칭이 바뀌었지요?)라는 것이 이슈화되었을 때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평범한 여학생과 신분을 위장한 기자와의 대화를 방송한 적이 있었습니다.이러저러해서 만나게 된 자리에서 대뜸 돈 30만원인가를 요구하더군요.뭐에 쓰려느냐는 질문에 잠시의 고민도 없이 '머리 붙일려구요~'라고 짧게 답하더군요.그러니까 한창 가발보다 그 모양새가 정교한 '실리콘으로 머리 이어 붙이기'가 연예인을 중심으로 유행되고 있었을 때였나 봅니다. ..........학문적으로 그런 세태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해결책이 어찌 되는지야 저같은 평범한 사람이야 알 리 없고 그저 자식을 그것도 딸을 둔 엄마의 입장에서 안쓰럽기가 그지 없었습니다.'어째서 저 아이들이 저토록 사소한 일에 자기 자신을 내팽개 치는 것일까?'하는 의문과 함께 말입니다. 흔히들 요즘 아이들을 '저밖에 모른다'느니 '너무 이기적이다'느니 하며 혹평을 하는데, 어쩌면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혹은 사랑할 줄 모르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진정으로 자기를 위한다면 스스로를 무가치하게 폄하하는 그런 일을 할 리가 없을테니까요.누군들 그것이 다이아몬드인줄 안다면 사소하게 호두를 까먹는 용도로 쓰겠습니까? 초반부터 너무 자극적인 비유를 해서...좀...그랬나요...꼭 그렇게 극단적인 경우까지는 아니더라도 작게는 할일 없이 젊은 날 그 귀하디 귀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에서부터 그 옛날로 치자면 '身體髮膚 受之父母'일 자기 신체조차도 하찮게 여기기가 일쑤이니 이 모두가 '스스로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세태를 지켜 보면서 타고 나길 '기우 덩어리'(^^)인 이 엄마는 행여 아이들이 몸도 머리도 정신도 다 자란 후에 '얘야..너는 참 소중한 존재란다.'라고 새삼스럽게 접근을 시도해봐야 '엄마, 왜 그러세요...그냥 원래 하던대로 하세요.'라는 민망한 메아리만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되어 아직은 어린 두 아이들에게 '자신의 가치'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 주는 편입니다. 아이에게 스스로의 가치를 일깨워 줌이란 '너는 잘났단다.'라는 자만감을 심어 주는 것과는 방향이 다릅니다.'가치 있다,특별하다.'와 '잘났다'는 비슷은 하지만 결코 같을 수는 없는 굳이 관계를 정립해보자면 '내포와 외연'의 관계쯤 될 것 같습니다.물론 '가치 있다'가 외연이고 '잘났다'내포일테지요. 헌데 아이에게 '너의 가치 있음을 알려주마~'고 이야기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이 엄마의 빈곤한 상상력은 고갈이 되고야 맙니다.ㅠ.ㅠ 뭔가 훈계조가 아니면서도 어린 마음에도 깊이 있게 다가설 수 있는 그 어떤 비유가 없을까...하고 메마른 머리속을 쥐어짜보지만 뾰족한 묘안도 안떠오릅니다.이런 막다른 시점에서 내게 도움을 주는 건 역시나 뛰어난 상상력과 수려한 글솜씨로 중무장한 작가들의 글..즉 동화책입니다.여기 우리집에서 귀하신 몸으로 '특별대우'를 받는 special한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책 제목에도 special이 들어간답니다^^)
이 책은 '아주 특별한' 아이의 출생부터 시작해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와 아빠가 그리고 나아가 절대자가 사랑하고 울타리가 되어 줄거란 든든한 '신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다가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생긴'아이와 간절히 바래서 '선물받은'아이와는 그 '정령'이 왠지 다를 것 같다는 지극히 고.루.하.고 주.관.적인 제 개인의 견해는 뒤로한다손 치더라도 분명 '기다림'과 '축복'그리고 부모의 '사랑'으로 결실 맺은 탄생이라는 것은 아이들에게 '자기 정체성에 대한 충분한 자부심'을 심어줄 것이라 믿습니다.(고로 '으이구..내가 저걸 낳고 미역국을 먹었나.'라든가 '어떻게 저런 애가 내 속에서 나왔지.'라는 무시무시한 넋두리는 그게 농담일지언정 해서는 안되는 말 중에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암튼 이 책으로 탄생부터 특별했음을(뭐 '난생설화' 같은 거 말구요.^^) 일깨워 주고 난 후 조금 아이가 자라면서 자기 스스로의 평가보다도 '다른 사람이 내리는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했을 무렵 역시 같은 작가의 또다른 책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작가의 신심이 두터워인지 역시 이 책에서도 종교적 색채가 짙습니다.나무 사람을 만든 엘리 아저씨의 직업이며 생김새며 아무래도 성경이 떠오르네요.하지만 중점적으로 이 책에서 봐야 할 메세지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하루 종일 '잿빛 점표와 금빛 별표'(칭찬과 비난을 말하는 것이겠죠)를 들고 다니며 서로가 서로에게 붙이기를 일삼는 마을과 그 속에서 점표 투성이로 의기소침해 살아가는 펀치넬로에게 '그것이 점표이든 별표이든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에만 몸에 붙어 있게 된다.'는 메세지와 점표와 별표의 갯수 따위와 상관 없이 하나하나 소중한 존재이고 특별한 존재라는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주제일 겁니다. 이 책을 사주었을 무렵 우리 큰 아이는 친구들의 반응에(그것도 주로 칭찬보다는 비난쪽에 민감하게) 예민해 있었습니다.자기가 그린 그림을 친구가 '밉다'고 평했다며 속상해 하고 동네 남자애들이 '소닉''메가맨'게임을 못한다며 놀렸다 해서 또 울고는 돌아왔습니다.그런 아이에게 '괜찮다.'는 의례적인 위로는 전혀 위로가 아니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크는 동안 이보다 훨씬 강한 강도의 상처를 받을지도 모를다는 생각...또한 역으로 생각해 보면 남에게 칭찬 받기 위해 애를 쓰는 경우도 생길거라는 염려에 미치자 아무래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그래서 찾아다니던 중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적어도 요령 없는 엄마보다는 몇배 훌륭한 위안이 되었나 봅니다.
自重自愛와 利己는 전혀 별개의 영역이고 가치라 생각합니다.이기적인 아이가 되지 않도록 기르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자중자애'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게 도와주는 일 또한 부모의,엄마의 몫이라 생각합니다.(정말 엄마 노릇 힘들지요?^^;;)물론 이 책들을 통해 우리 아이가 '달관의 경지'에 들어섰을 리 없다고 확신합니다.다만 아주 서서히....slow and steady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알게 될 것이고 어른이 되었을 무렵엔 '거대한 뿌리'로 자리잡아 세상 풍파에 흔들리지 않게 자신을 지켜주리라 생각할 따름입니다. 혹여 '자중자애'가 지나치면 '자기밖에 모르는 안하무인으로 비뚤어지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든다면 이런 생각도 덧붙여 봅니다...진정으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그 사람은 타인도 자기처럼 소중한 것을 알기에 남에게 상처 주지 않는 법이겠지요.
(덧붙임)아이에게 몇 년 동안 '예쁘다'는 말을 해주었더니 정말 못났던 아이의 용모가 예쁘게 변하더라며 직접 자신의 아이 사진을 비교까지 해가며 강조하던 氣수련을 하시는 남편(이분을 역술인이라 해야 하는 지 동양철학자라 해야 하는 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ㅡ.ㅡ;;)과 한의사 부인의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그 말을 '복음'처럼 여기며 우리 아이에게도 끊임없이 '예쁘다'고 칭찬을 해줍니다.(계속 진행중인지라...결과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게 소위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뭐 '예쁘다'는 말 많이 들어서 나쁠거 없을테니 인심 후하게 씁니다.꼭 예쁜 게 가치 있는 건 아닐테지만요... 다이어리 글을 올리면 배경 음악에 대해 질문 하시는 분들이 왕왕 있어서 아예 여기에 밝힙니다.Nicolas De Angelis라는 기타리스트의 연주곡인 Pres De Coeur입니다. <2001. 8. 6> |
| ◆11회 다이어리:自重自愛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길 고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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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원이맘 등록일 2002-08-06 16:28 조회수 1,6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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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다이어리:自重自愛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길 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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