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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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KBS1의 수퍼 티처스 미래의 교실 제2부 에릭칼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두 아이들 때문에 볼 때도 느긋하게 보지 못했는데
글도 빨리올리기가 힘드네요...
전 화요일만 봤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우리 아이도 화면에 나오는 책을 가져와 같은 페이지를 펴 놓고 좋아 어쩔줄을 몰라했습니다.
"저 할아버지가 이 책을 만드신거야"
에릭칼이 저에게 준 충격 중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는 에릭칼의 창의성에대해,
두번째는 에릭칼이 가르치던 12명의 아이들의 창의성에 대해,
세번째는 에릭칼이 교사로서 아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태도에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1. 에릭칼의 창의성
먼저 에릭칼에 대한 소개입니다
(화면으로 만난 그는 상상속에 있던 모습보다
훨씬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으로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더군요)
에릭칼은1929년 뉴역에서 태어나 6살 때 독일로 갔습니다. 슈트가트에 있는 유명한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52년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뉴욕 타임즈의 홍보부에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그 후 광고회사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짧은 시간에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관심을 끌어야만 하는 광고회사에서의 일이 어린이를 위한 책을 만드는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치가치가붐붐으로 잘 알려진 Bill Martin Junior가 에릭칼에게 그림을 의뢰해서 만들어진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를 공동작업한 후 자신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의 주요작품은 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자연과 동물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사랑을 기반으로 직접 그린 그림을 오려 다양하고 재미있는 형태의 이미지로 바꾼 콜라쥬 기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프로그램에서 본 에릭칼에 대해 이야기할께요
그가 수업중에 아이들에게 보여준 아이디어가 가득한 상자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다섯개의 상자가 있는데 지금까지 출판된 책은 한 상자의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생활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스케치나 새로운 시도물(예를 들면 파란 그림 위에 파란 셀로판지를 올려놓고 스템플러로 찍어놓은것)들을 그 상자안에 넣고 있었습니다. 지금 진행중인것도 있고 잘 되지 않아 포기한것도 있지만 그 안에는 완성되지 못한 무한한 아이디어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그 상자 속에 넣고 있었습니다.
지금 에릭칼이 71세입니다.
71세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시도하는 그의 모습속에서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아이와 연관해서만 생각해 온
이 아줌마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백발을 가진 그의 creative한 모습이 그의 인생의 절반도 못 산 이 아줌마의 창의력을 흔들어 깨우더란 말입니다.^0^
2. 에릭칼이 가르치던 아이들의 창의성
12명의 아이들이 에릭칼의 미술학교에서 며칠간 배우는 과정입니다.
러빙유에 나오는 프레임 같은 걸 들고 밖으로 나가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그 틀을 통해 보이는 세상을 보기도 하고(에릭칼이 그랬거든요. 이걸 통해 세상을 보면 달라보인다고...그낭 지나치던 평범해 보이던 것이 그 틀 속에서 특별해져 가는 과정이랄까요?) 여러가지 색깔을 마음껏 칠해 보기도 하고...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구멍뚫린 책을 주고 만들어 오게 했을 때
12명의 아이들이 모두 다른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 왔다는 것입니다.
정말 비슷한것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왼쪽 동그라미는 달로 오른쪽 동그라미는 해로 표현했고
12살 여자아이는 구멍을 통해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엿보는 사람을 표현했습니다.(아주 놀라웠죠)
어떤 아이는 우주로 가는 것을, 또 사과를 먹는 것을, 여러 동물들의 눈을 표현했습니다. 스토리도 만들어 넣고... 다들 훌륭한 모습들이었죠
언젠가 아이들의 창의성을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쪽에 사선이 그려진 종이를 가지고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은 바다나 절벽...거의 한 방향으로 비슷한 그림을 그려냈습니다.
다른 나라 아이들은 각 방향으로 각기 다른 놀라운 그림을 그려냈더랬는데....
너무 슬펐습니다.
(유치원생들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나이에 벌써 깨지 못하는 생각의 틀이 생겨버렸다는것...누구나 다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것... 이유가 무엇일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 중에 집단주의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집단주의를 좋아하는 우리는 내 주위에 누군가가 나와 비슷하기를 원하고, 그 비슷하다는 사실에 친근감을 느낍니다. "나도 그거 좋아하는데..나도 그런거 있는데..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라고 말하며 그 속에서 공동체가 된 일체감 내지는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패거리 문화로 대표되는 한국의 집단주의는 집단에서의 일탈을 두려워하는 우주적 자아의 문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똑같은 티에 헐렁한 힙합청바지가 우리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모습일 때도 있지 않았습니까?
"쟤 좀 이상해"하는 말이 이지매의 이유가 되기도 하고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 같아지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것이 무난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터득하겠죠)
다른 나라에 비해 장애인을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끌어안아 주지 못하는것에도 그런 이유가 있을것입니다
다른면으로 보자면
국가적으로 개방의 문을 열 때에도
다른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것과
나의것을 버리는것사이에 이콜이라는 등호를 그려넣던 조상들도 한 모습일 수 있을 테구요.
(여기서 잠깐!
집단주의에 대해 살펴보죠
한국과 캐나다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우리(we-ness)라는 단어의 사회적 표상을 비교하였다고합니다. 연구자들은 피조사자들에게 우리라는 어휘와 연상되는 것, 두나라에서 주된 우리집단이 무엇인지, 우리와 개인의 관계 등을 자유반응의 형식으로 물어 반응의 상이성을 빈도분석의 방식으로 비교했습니다. 이 분석 결과 두 연구자는 적당한 번역대응어로 쓰이고 있는 단어(우리--We)가 각 문화권에서 지니고 있는 독특한 의미로 인해 두 문화권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즉 캐나다인에게서 우리(We-ness)는 개인들이 개인성(I-ness)을 유지한 채 형성하며 [나]를 중심으로 거론되는 담론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한국인에게서는 [나]가 사라진 (I-disappeared), 개인들간의 경계가 용해된, 전체(Whole-ness)가 강조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더랍니다.
서양이 개인주의라면 동양은 집단주의라할 수 있는데요
집단주의자들은 사람들을 넓게 사귀기보다는 깊게 사귀려 하고, '우리 사람'(內集團)과 '남의 사람'(外集團)간에 선을 분명히 긋고자 한답니다. 그리고는 내집단에서는 똘똘 뭉치고 외집단과는 거리를 유지하며 심지어는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집단에서 적용되는 기준과 외집단에서 적용되는 기준이 상당히 다르기도 하구요. 반면에 개인주의자들은 사람들을 깊이 보다는 폭넓게 사귀려 하고 또 소속집단을 자주 바꿉니다. 내집단과 외집단을 그리 엄격하게 구분하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외집단에서 적용되는 기준이 별로 다르지 않죠.
그래서 집단주의자들은 어떤 단체나 집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감정에 호소하고, 충성심, 의무 역할 등을 강조하고, 또 '한가족', '평생동지' 의식을 불러일으킨답니다. 그러나, 개인주의자들은 쉽게 떠나갈 수 있는 멤버들을 유인해야 하기 때문에 뭔가 이득이나 재미를 제공하고, 온갖 기법을 동원하기도 하네요.
이야기가 너무 다른쪽으로 깊이 갔죠?
어쨋든 이런 집단주의적 생각이 한국인 심리의 저변에 깔려 있답니다)
꼭 집단주의 때문만은 아니지만 비슷한 것을 좋아하고 동지의식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이 내면의 창의적 생각을 마음껏 펼치기 어렵게 하는 이유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집단주의가 나쁘다 좋다를 이야기하고 싶은것이 아닌거, 아시죠?- 붉은 악마들이 되어 하나가 되어 응원하던 모습은 세계에 긍정적인 한국인의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했으니까요-
최근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 사이에서 이렇게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성향을 동시에 갖는 이중적 또는 다원적 가치관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 세대는 우리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더 강하겠지만요.)
나와 다른 것들도 수용하고
가치있게 여길 줄 아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생각의 틀을 깨고 창조적인 생각들을 더 많이 하고 그 생각을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교사들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져가죠?
엄마된 나부터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창조적 사고를하기 위해 의식적으로라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부터 시작하는 변화가 내 주위를 변화시키고 마침내는 온 세상을 변화시킬수 있다는 말처럼....
3. 교사로서의 에릭칼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태도
그를 보며 창의성을 길러주는 태도는 이런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다니엘이었나요? 가장 나이 많은 14살 학생...
그가 시간이 끝나가도록 아무것도 못하고 있을 때 그를 고무시켜 줍니다.
내용이 없어도 좋으니까 그냥 너의 느낌을 표현해 보라고...
정말 그는 내용이 없는, 느낌만 표현된 제법 허술한(?)책을 만들어 냈습니다.
한사람씩 나와서 발표를 하는데 중요한건 그 때 그 선생님의 태도였습니다.
느낌을 잘 표현한 것을 칭찬했습니다. 객관적인 눈으로 보았을 때 전혀 훌륭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판단하기 좋아하는 우리네 눈에는 그가 그림에 별 제주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에릭칼은 그 그림을 보고 칭찬을 했습니다. 그 그림을 보고.. 그 때 그 의기소침한 소년의 가슴에 느껴졌을 사랑과 용기...그것이 감동스러웠습니다. 그의 창의력의 싹이 꺽이지 않도록 애쓰는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선생님... 끊임없이 아이의 가슴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선생님...
그것은 어느 하루 아침에
순간의 결심으로 되어진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그의 사고방식 속에 녹아 있는 생각들이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나오는 것일 테니까요
너무나 빨리 판단해버리는 나를 반성합니다. 내가 눈을 뜨고 있으면, 내가 희망을 가지고 씨앗에 물을 주고 애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돌보면 작은 가능성의 씨앗이 발아하여 상상할 수 없을만큼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것을.... 그것을 잊고 사는것 같습니다
유태인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남보다 잘 되라고 하지 않고
남과 다르게 되라고 교육한다고 합니다
수학과목 성적이 높고 과학점수가 낮은 성적표를 받아오면
한국 엄마는 수학은 잘했는데 과학이 엉망이구나
이제부터는 과학도 열심히 해라하며 평균 성적을 올리는데 급급하고
유태인 엄마는
"수학을 아주 잘하는구나, 남다른 재주가 있어. 앞으로 수학을 더 열심히 공부하면 그 분야에서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되겠는걸."하고 칭찬을 한답니다
남과 다르게 되는것...
작은것 하나라도 칭찬하는것...
나부터 생각을 바꾸는것...
열린 생각을 가진 아이로, 더 창의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오늘 다시 깊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이를 자라게하는 좋은 엄마가 되고싶은 마음을 담아
오리궁둥이
| 에릭칼과 창의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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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오리궁둥이 등록일 2002-08-07 09:30 조회수 1,7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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