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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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꼬마는 현재 35개월입니다.
제 일 때문에 아이를 23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냈었죠.
그때 가장 고민이었던 것이 아이가 말을 못한다는 거였죠.
아이가 막 기저귀를 뗀 상태라 화장실에 가겠다는 표시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실수를 하면 배변훈련(저희 아이는 일주일만에 너무 순조롭게 기저귀를 뗏거든요)을 다시 해야되는 게 아닐까 염려도 되고,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의사 표현을 할 지 정말 걱정이었습니다.
저희 시부모님께는 우리 아이가 친손자, 외손자 다 합쳐서 16번째 손자랍니다.
그러니 그동안 많은 아이들을 보셨을 텐데 우리집 꼬마보고는 말이 늦다고 혀를 차셨습니다. 손주가 처음이신 친정부모님도 어느 집 아이는 말도 잘하던데... 하시구요.
그러나 저는 그에 비해 굉장히 굳건(?)했지요.
거의 신경쓰지 않았다고 해야할 듯. 제 기억에 '엄마', '아빠'도 따라 해보라고 시킨 적도 손으로 꼽을 정도랄까... 그 시기에 사물인지를 시킨다고 하는데 의도적으로 물건 이름을 가르친 적도 없습니다. 게다가 제가 시끄러운 걸 싫어해서 집에서는 별로 아이에게 수다를 떨지도 않았죠.
하지만 제 나름대로 아이의 언어에 도움(?)을 준 게 있다면,
일단 밖에 나가거나 새로운 사물을 접하게 되면 아이에게 꽤 자세히 설명해주곤 했습니다. 이를테면, 아이가 돌이 조금 넘었을 무렵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할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아이에게 "아가, 이건 초음파 검사라고 하는 거야. 세상에는 지금 엄마 목소리나 음악 소리처럼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지만, 우리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도 있거든. 그걸 초음파라고 해. 이 초음파를 이용하면 우리 몸 안의 모습이 어떤 지 알 수 있어. 방금 선생님이 촉촉하고 미끈미끈한 걸 네 가슴에 뿌리셨지. 그건 이 기계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주는 젤이야. 어, 이제 네 심장이 보인다! 우리 아이 심장이 튼튼하고 건강한 지 봐야겠네. 저 심장은... 어쩌구 저쩌구..." 옆의 의사 선생님 왈, "요런 아이가 뭐 압니까?"
사실 그 아이가 제 말을 다 이해하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른에게 하듯 말을 정확히 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유아어는 거의 쓰지 않았구요, 가능한 완전한 문장으로 아이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책도 많이 읽은 편이구요. 동시두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하던 2돌 전에도 알아듣는 것만큼은 정말 ‘귀신’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끼리 하는 꽤 어려운 말도 금방 알아차려 버려 때로는 암호를 주고받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아이는 27개월이 훨씬 넘어서야 말문이 트였는데요, 정말 봇물 터지듯 정신 없더군요. “엄마가 (변기)물을 내려서(자기가 내리려고 했는데) 속상해요.” 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해서 저를 깜짝깜짝 놀래켰습니다. 30개월이 채 못되어 ‘못하는 말이 없다’는 주변 분들의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죠.
아이가 처음 말을 할 때는 발음도 어눌하고 틀린 문장도 많았는데요,
잘못한 것을 바로 고쳐주기 보다는 아이가 말한 것을 정확한 어순과 발음으로 다시 되풀이하여 받아주는 식으로 유도를 했습니다. “음, 네가 저 빨간 장난감 트럭을 밀친 것은 아니란 말이지.. 그래, 엄마도 봤어. 그건 옆집 00이가 뒷걸음질치다가 그랬어..” 이런 식으로요..
현재 저희 아이는 존대말을 잘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게 유독 저한테만 ..그랬어요, 저랬어요. 하고 예쁘게 말합니다. 아빠나 다른 어른에게는 좀 덜하구요.. 그건 아마 제가 아이에게 말하는 습관과도 상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리광 섞인 말을 하거나 사투리를 쓰거나 좀 거친 말을 해도 귀엽다고 보시는 분도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저희 아이도 아직 고쳐야 할 게 많죠.. 후후..) 말하는 습관은 어릴 때 바르게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어 한 두 개를 미리 아는 것에 앞서서요.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제가 굳이 알려주지 않은 사물 이름도 많이 깨우치지만 거친 말이나 욕설을 배워오는 경우도 있더군요.
올 봄에 어린이집에서 ‘영유아기의 바람직한 언어발달’이란 주제로 부모교실을 열었었는데 그때 제가 해오던 방법이 틀리지 않은 걸 듣고 위안도 됐고, 새로 배운 것도 많았습니다. 그 때 오신 강사님은 윤미선 선생님이란 분이셨는데 혹시 아이의 언어 습득이 지나치게 늦다거나 발음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시는 분은 상담을 한 번 해보세요.
검색을 통해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제가 링크시키는 방법을 모르네요...
http://yoonmisun.educyber.org/
| [일반]저희 아이도 말이 느렸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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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하니 등록일 2002-08-15 08:27 조회수 1,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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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이 '대~한민국'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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