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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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오늘의 일기 중에서 발췌한 것이니 무례한
어미사용, 널리 양해를 구합니다.
2시에 돌아온 기훈이, 2시반에 시작하는 수업이 있는
엄마는 마음이 조급하다. 아무리 얼르고 달래도 막무가
내로 엄마와 놀이터를 가겠다는 기훈!
엄마는 세가지 선택권을 기훈에게 부여했다.
엄마가 일을해야 돈을 벌고, 기훈이 좋아하는 자동차
도 사줄 수 있으며, 맛있는 것도 사줄 수가 있으니, 일
하는 동안 기훈이는 놀이방에 가서 즐겁게 놀고 있거
라.
둘째, 같은 어린이집 형아들이 오는 수업이니, 스토리
먼저 잘 듣고 난 후에 함께, 놀자.
세째, 이것두 저것두 아니고 엄마말 안들을 꺼면, 그런
아이는 우리집에서 같이 살 수 없으니, 너 혼자, 나가
버려라!
잔머리를 광속으로 굴리던 기훈이의 선택은?
푸-하,하! 두번째!
기왕 시작한거 분위기 좋게해서 유쾌한 대화를 나누
며,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결과도 다른 구성원
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그럭저럭 좋았다고 본다.
문제는 수업 후에 바로 상담예약이 있었다.
내리 놀이방에 둘 생각이었는데,, 온갖 사탕발림으로
기훈이를 꼬셔 상담동안 잘 있게했는데, 이 영악한 놈
이 엄마가 영어로 뭔가를 주문하고 말을 하면, 자연스
레, Yes나 O.K로 대답을 해주었다. 참 홍보효과 큼!
쫘아식! 훌렁 저녁이 되어서 피자가 먹고 싶다기에 어
제도 시켜먹은 걸 또 시켜줬다. 까짓거, 기분이당!
오늘 아침 녹화한 프랭클린을 틀어주고, 피자와 함께
먹고 싶다는 콩나물 밥도 해줘서 먹었다. 배가 터지도
록!
차에 두고온 엄마 가방을 가지러 오밤중에 나가서 지하
주차장을 두바퀴 돌고 들어왔다. 차종에 관심 많은 기
훈이에게 파닉스를 접목한 눈요기를 시켜줬다. 효과?
아직 모른다. 자기 전에 한 10분 한글을 해 주고, 씻기고,
잠자리에 들기전 아침 재활용수거에서 주워 온 영어책을
(14권 웅진 해피톡-진짜 후짐) 걸레로 깨끗이 닦아서
쌓아놓고 읽어주려는데, 기훈이 왈,
"엄마, 이 책, 엄마가 또 새(로운)거야?"
엄마 : "으..응!"
기훈 : "엄마, 나는 엄마가 매일 비디오 녹화해주는 것
두 좋구, 책 사주는 것두 좋아!"
엄마 : "근데 이건 산 책이 아니고 주워왔어. 하지만 기
훈이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 처럼 기훈이도 다른 친구에
게 기훈이꺼 나눠 주면 다른 친구들도 너무나 고마워하
고, 좋아하는 거야."
기훈이 전에 없이 많이 수긍하는 눈치.
아빤 주워 온 책을 뵈 주자, 찝찝해하며, "그러지 마!"
한다. " 왜? 한 번 보여 주다가, 버리면 되쥐!" -자기가
돈을 못 벌어와서가 아니라 난 이런 삶이 좋답니다.-
예상되는 남편 왈 : "제발 비싼 돈 들여 사서 쌓아 놓은
거나, 잘 이용해! 옷은 사서 입지도 않고 음식은 맨날
썪혀 버리면서, 그런 건 또 아껴요!"
엄마의 예상 답변 : "아~녜! 녜, 녜!"(절대 할말 없음)
책이 너무도 허접하여, 엄마가 최대한 재미있는 연관
책이나, 노래를 불러주며 읽어주니, 아이의 흥분과 흥
미는 여느 훌륭한 그림책 볼때 못지 않게 고조되었다.
(공짜 좋아하는 엄마, 이 대목은 거의 감격의 순간!)
그리고 사실 기훈이의 최근 영어실력 평가.***
말하기 많이 줄고, 듣기도 약간 저조해지는 것 같고,
쓰기와 읽기는 원래 안되고,(안되면서 되는 척 엄청 속
아 넘어가게 하는) 그런데, 항시 놀라는 건 녀석의 마
뷰러스한 어휘력!
그 우끼는 영어책에 우끼는 파닉스(파닉스 자체는 맥
그로힐 수준?인데, 책 본문과 연관 관계 거의 없음)를
위한 단어들이 몇개 책 뒷면에 조르륵 나오는데, 엄마
는 설명도 해주면서 알고 있을 거란 기대 없이 물어보
면, 녀석이 척척 이다. 가만보니, 여태 녀석이 뜻을 모
르는 단어는 자기가 먼저 물어 보고, 아는 것은 가만히
있는 모양이다.
Lark , bark, park, dark.가 나오는데, 설명하기가 너무
나 편한 것이, 기훈이가 익히 읽어 온 그림책에 모두 등
장하는 단어들이다.
as happy as a lark---As Quite as Qriket중에서.
Bark, Jeorge!중에서. 조금씩 재미나게 부분적으로 얘
길 해주니, 너무 좋아했다.
바로 이어서 "왓츠 뎃 민 어브 park?" 기훈, 재깍, "공
원"그런다. 보아 온, 그림책이나 만화에서 널린게 팍이
지만, 얼핏 "공원에간 스팟"이 떠올라 잠시 수다.
"두유 노, 더 민 어브 dark?" 기훈 왈, "캄캄한거, 밤!"
(여기서 기훈인 '다ㄹ크'를 밤과 캄캄하다라는 뜻을 포
함한 단어로 알고 있었던게, 조금 미흡했으나, 단순 암
기가 아니라 이야기에 속에서 자연스레 스스로 생각하
고 익혀왔다는 점을 정말 높이 평가한다.)
얼마전에 수업한 "We are going on a bear hunt"에서
나온 "deep dark wood" "cave"의 어두움에 대해 설명
해 주니, 설명하는 사람도 쉽고 즐겁고, 이 보다 더 좋
은 영어익히기 방법은 세상에 없는듯하다는 것을 오늘도
뼈저리게 느낀 하루가 되었다. (쓰고 보니 기훈이의
어휘실력을 깔 본 너무 쉬운 단어였단 생각도 들지만..
그저 내 새끼 하는 짓은 기특해가지구!^^;)
해피와 보람이 밀려드는 밤. 주거니 받거니, 요일 노래에
이어 "I love you forever~! -중략- my baby you'll be!"
그러자 기훈이의 간들어지는 답가가 이어진다.
"I love you forever~! - 중략- my mamy you'll be!"
"크~아! 찡~!하다."
어느 조청과 단꿀이 흐르는 밤에.. "아~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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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진희 등록일 2002-08-21 02:38 조회수 1,9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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