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유리아님의 글입니다.
>
> 도대체 뭘까요?
> 작가의 의도를 알고 싶어요.
> 이제까진 그냥 읽어주는대로 듣고 있던 39개월된 딸아이가 오늘밤엔 느닷없이
> 엄마 서연이는 그냥 비 맞는데, 책엔 왜 비가 아니야?
> 응, 비 맞아 글자로 비 라고 적어진게 내리고 있잖아
> 우리딸: 아니야 이건 글자이고 서연이는 물방울 비 맞잖아
> 이건 비 글자는 맞는데, 비가 아니야
> 그래 왜 그랬을까 엄마도 궁금하네 하며 그냥 서둘러 재워 버렸습니다.
>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동안 Rain 을 읽으면서 참 신선하다 빗방울을
> 글자로 표현하다니 라고 막연히 생각만 했는데, 아이가 이렇게 물으니까
> 딱히 뭐라고 대답하기가 막막 하더군요.
> 도널드 크루의 다른책인 Ten Black Dots 에선 비를 짧은 사선으로 표현했는데
> 이책 Rain 에선 글자비를 내리게 한 작가의 진짜 의도가 뭔지 궁금해요.
> 다른맘님들은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 해주시나요?
>
'깜찍한' 서연이와 이쁜 고민에 빠진 모녀의 모습이 눈에 서~언! 합니다.
저는 우리 '끔찍한' 아들이 똑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어물쩡 지식만을
알려주고 대충 넘어갔던 것 같아서 반성합니다.
진짜 의도요? 건, 작가 맘이죠, 뭐! - 라고 말해버림 화나실 테죠!^^;
근데, 증말 정답 같아요. 왜, 어릴때,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감상하면,
정말 저게 뭘까? 작가의 의도가 대체 뭘까?
사실화 작품은 그래도 쬐금 난데, 추상화는 증말,, 오죽하면, 피카소와
맞짱뜨고 싶단 생각도 하게되고,, 고호나, 고갱, 시슬리.. 그 딴 아저씨들은
도대체 왜? 그같은 필치를 놀렸을까? 뭐,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니,
평가나, 감상이 일반화 되기도 했지만, 저는 항시 그게 다가 아니라고
믿고(우기고?) 삽니다.
솔직히 당분간 접어뒀지만 아직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은 저의 작은
경험을 말씀드리자면(으~악! 부끄러워라!)
시요!
시 속에 숨은 고도의 상징과 비유들! 우리는 학창시절에 자습서에
나온대로 대여섯가지의 숨은 의미들이란 걸 욉니다.
독서의 빈곤증세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중학교들어가 시험범위에
시를 만나서 왕창 깨지면, 시와 작가에 대한 원한이 생기는 걸
목도한 적이 있습니다.
시나, 수필(이 상님의 작품, 난해해 죽죠.)같은 것을 잘 이해하고
감동 받는 방법은 전공을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됩니다.
환경과 소양도 중요한 요소겠지만,,, 나쁘게 말하면, 요령이고
방법입니다만, 저는 대입시생에게 국어의 문학을 가르칠때,
무척 기가 살았고, 잘 가르쳤습니다. 문제 푸는 요령이 아니라,
처음 보는 어떤 작품을 만나도 읽어 내려가면서 진의를 파악하고,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고,,,, 그리고 간추려, 현실에서 답을 얻어내는
슬픈 방법론까지 마무리를 했었죠.
저도 많은 작품을(당시 최근작) 대하며, 처음 보는 작품을 만났을 때,
아이와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다가, 답을 얻으면,
희열이 느껴지더라구요. 일반 교실이나 입시 학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이 구절에서 OO의 의미는 답X번, OO이다." 라고 선생님께서
교단서 외치실 때, "아녜요! 작가는 나처럼 이렇게 생각한게 더
맞을 꺼예요. 선생님관 얘기하고 싶지 않아, 난 작가와 직접 교류하고파!"
라고 어느 중학교 교실 한켠에서 부들부들 떨며, 가슴 속으로 외치던
소녀가 있었으니, 바로 접니다요.(갑자기 썰렁한게, 여중괴담 분위기?)
작가의 의도라는 건, 떠벌이는 작가도 있고, 전문 평론가에 의해 이미
일반화 된 경우도 많구,, 설령 언어수단을 빌어 의도를 작가가 밝혔다해도
작가만이 간직한 비밀이 더 많을꺼구, 세상의 언어수단만 가지고는
도저히 표현이 안되서..그래서 위대한 작품들이 더 빛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사람 누구나 다 뻐언히 아는 작품이람 신비할 것도, 멋질것두,
없겠지요.
반대루, 진짜 의도는 하찮은데, 세간에서 부풀려지고, 과대평가되는
것두 상당할꺼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따라 홀대 받다가, 후대에 들려진
작품들도 너무나 많구요..
암튼 결론은 서연이나, 고민하는 서연맘님을 위해서는 "그 의도는 말야,
뭐라지 뭐냐!" 가 아니라 서연이에게 하신것 처럼, "아마도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쓰신것, 아닐까?" "아님, 도날드 크류
아저씨의 눈에는 그날따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지!"
"주룩, 주룩, 비가 많이 오니까, 레인, 레인, 레인, 알. 에이. 아이 엔, 주르륵!"
하면서 아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엄마 열 손가락으로 스르륵 훑어주시는게,
알수 없는 객관적인 진리,(여기선 지식.)를 알려주는 것 보다 훨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족이 될 것 같지만.. 작가론적 관점에서 작가를 연구함서,
의미를 파헤치면 좋을 것 같은 문제예요. 근데, 평론가가 작가론적 관점에서
연구를 한다면, 적어도 작가의 전 생애를 아주 상세히 연구를 해야 근접한
답을 구할 수가 있지요. 아님, 작가에게 직접 대면하고 물어 보면 좀 날까?
정답?을 위해선 작가 속을 들어가 보는 방법 밖엔 없지요.
하지만 신말고 사람 속을 아는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으리요!
도날드 크루님은 우리 아들놈이 광적인 팬이라, 저두 존경해요.
동질감(피부색의 유사성)도 느끼고 있고, 인간적으로도 대단한 작가이신 것
같아요. 유색인종 특유의 윗트랄까? 뭐, 잘은 모르지만 그런 것도 느껴집니다.
스쿨버스에 직접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은 장면 보구, 더 정이 가고..
이심전심, 심심상인, 염화미소...그 비스끄므레한 것도 느껴지구요.
유색인종과 비! 뭔가 저는 뭉클함이 느껴지기도 해요.
도날드 아저씨의 비는 깔끔한 화풍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비애처럼
느껴지기도, 오히려 그반대로 그런것들의 초탈로도 느껴지구 그래요, 전!
참 시덥지 않은 소리 너무 길게 했나봅니다. 위대한 작가들은 그토록
축약과 함축으로 큰 세계를 표현하는데, 지는 아무래도 전도암울하네여!
| 답없음이 정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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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진희 등록일 2002-08-21 03:46 조회수 1,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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