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님의 글을 읽을 때 제가 받은 느낌은 한글을 가르치실 때 학습으로 시작하셨고, 영어도 그렇게 시작하실 거라는 겁니다.
조금 염려(?-너무 건방진가요)가 되는 부분은 이것입니다. 손자는 이미 우리말을 언어로 습득한 뒤이기 때문에 학습으로 글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를 언어로 습득한 후에 영어 글자를 가르친다면 그것 역시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한글글자를 깨치듯이 영어를 깨친다는 것은 조금 무리지 않나 싶습니다.
영어가 학습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clear라는 단어를 어떻게 하실 건가요?
clear = 맑은, 정확한...라는 식의 일대일 대응의 공부가 되지 않을까요?
많은 엄마들이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생활 영어를 쓰면서 놀라는 것은 아주 쉬운 단어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다른 용도로 실생활(영어)에서 쓰이고 있다는 것일겁니다.
위의 예로 돌아가서...
The sky is clear.
-> 교과서적인 문장이지요.. 하늘이 맑다는...
Is this clear?
-> 수업시간에 선생님들이 이렇게 물어봅니다. 우리 말로 옮긴다면 "알겠냐?" 정도 되겠지요... 혹은 군대에서 상관이 명령을 내린 후에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확실하게 알아들었겠지?" 정도의 뜻이 되겠지요... 그럼 일자로 서있던 부하들이 "옛썰!!"하고 외치는 모습을 영화에서 간간히 볼 수 있지요..
그 외에도 영화 같은 데서 적이 있나 없나 들어 가 보고선 적이 없다거나, 혹은 다 처치 했을 때 이렇게 외치지요.. "Clear!"
깜빡이를 켜고 차선을 바꾸려는 초보 운전자 옆에 앉아 있으면, 때로는 뒤에서 차가 오나 안 오나 봐 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뒤에서 차가 오지 않을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요.."가!"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 상황에 이렇게 말합니다. "Okay, it's clear!" 가도 좋다는 이야기겠지요...
이건 단지 하나의 예에 불과합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저 역시 중,고등학교에서 1:1 대응식의 영어, 문법위주, 독해 위주의 영어를 배웠습니다. 대학교에서도 영문학 전공이었구요.. 그러던 제가 미국에 2년 정도 살면서 얼마나 좌충우돌 했는지...
저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쑥쑥의 많은 엄마들이 자신들이 영어를 배웠던 방식(중, 고등학교에서)이 아니라는 생각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학습이나 공부가 아닌 우리말 처럼 하나의 언어로 받아들이게 하고 싶어서 여기에 들어오지 않나 싶습니다.
사려가 깊으신 할아버님께서 신중하게 하시리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조금 더 아는 입장에서 노파심에 글을 올렸습니다. 부디 손자가 우리가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던 방식으로 배우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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