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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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맘님과 캔디맘님 글..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아빠 노릇하기 엄마 노릇 제대로 하기 어려운 이 땅의 현실..가치관.. 정말 답답하기 이를때 없습니다. 이땅에 태어난 아들들..부엌에는 근처도 못가게 하는 문화속에서 자랐잖아요. 그런 문화가 결국에는 그 아들이 장성한 후에는 그들 자신을, 배우자를, 자녀들을 힘들게 합니다. 비극이예요.
제 신랑도 역시 캔디아빠님과 똑같아요. ^^
두 부부가 다 일을 하기 때문에 평일엔 내내 baby sitter 아주머님 집에서 따사로운 햇살, 산들산들 부는 바람한번 제대로 느껴보지 못하는 민규가 저는 늘 안쓰럽습니다. 해서 주말만큼은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고 꼭 밖에 나가서 바같 바람을 좀 쐬어주고 싶은 맘입니다. 간절하게요. 그런데 울 신랑 일요일은 오전 내내 자다가 12시쯤 부스스 일어나거든요.
황금같은 일요일을 그렇게 잠 + tv로 뭉게는 게 너무나 속상하지만 나름대로 요령껏 눈치껏 활용하려고 합니다. 민규랑 둘이서 그렇게 놀이터에서 노는 것도 참 재미있다는 걸 요 몇일전 알았거든요. 신랑이 피곤한 것도 인정하고 한두번 쯤은 눈감아 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눈치없이 세네벉 계속 그러면 잔소리 한번 해주야 겠져. 당근)
사실 저희 신랑이 참 눈치있는 남자거든요.
1. 제가 한달에 두번꼴로 중국 출장을 가는데 저 없는 이삼일 정도는 민규랑 거뜬히 정말 잘 놀아주고 챙겨줍니다. 제가 출장가서 저녁에 전화하면 민규는 꺄르르~웃으면서 신나게 잘 놀고 있더라구요. 신랑도 '야, 우리 노느라고 바쁘니까 대충 끊어라~, 오늘 수고했따' 하고 후딱 끊습니다. ^^
2. 저희는 저녁을 평균 9시~10시 넘어서 먹습니다. 8시 넘어 퇴근하면서 시장보고 저녁하고 나면 어느새 그시간이거든요. 제가 저녁을 준비하는 시간동안 민규랑 아빠랑 정말 신.나.게. 잘 놉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숨 넘어갈듯.. 주로 야구 + 농구 + 아빠 배위에서 뛰어다니기 + 자전거 타기..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한 날에는 제 신랑 눈치껏 청소기를 돌리며 부산 떱니다. 민규도 같이 장난감 청소기를 끌고 다니면서 아빠 따라서 청소하고. 퇴근하기 전에 전화하면서 제 목소리가 정~~말 피곤한 것 같다 싶으면 알아서 '오늘은 저녁 먹고 들어갈께~' 해주구요. 저도 어떤날은 정말 몸이 피곤하고 힘들지만 이런 남편때문에 기운이 납니다. 신랑도 하루종일 일하느라 몸이 고단할텐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듬직합니다.
이것 해달라,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느냐.. 말이 필요없이
신랑은 눈치껏 쓱싹쓱싹 청소하고
저는 눈치껏 뚝딱뚝딱 별미 만들어 바치고..
신랑은 눈치껏 민규랑 같이 책 읽고
저는 눈치껏 시원~한 냉커피 해다 바치고..
휴일에 신랑 컴에 매달려 오락하는거, 뒹굴면서 tv 보는거 한번쯤은 눈감아주고..
그시간엔 저는 민규랑 오붓하게 그림책 읽거나 비디오 보면서 놀고..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 안해도 통하는 남자를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저는 저희 시어머님가 울 신랑 키운 대로만 키우면 아들 농사 성공한거다..라고 신랑한테 늘 얘기 해줍니다. ㅎㅎㅎ)
자식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기쁨이지 의무라 생각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가 용남하지 못하는 폼생폼사인 남자인지라 이렇게 민규한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있겠지만..어찌보면 제가 초반에 길을 잘 들여놓은 것도 같습니다. ㅎㅎ
민규가 태어나서 백일까지는 민규랑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냈지만 바로 가볍게 일을 시작했습니다. 프리랜서로 강의나 번역을 했기 때문에 토요일 일요일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주말에 주로 일을 했어요. 아기가 너무 어려서 baby sitter에게 맡기는것 보다는 주말에 애 아빠한테 맡기는게 나을 것 같다 싶어서. 처음에는 애만 울어도 쩔쩔매면서 (저한테 화도 많이 냈어대요~) 힘들어 하더니.. 이남자 점점 익숙해지더니 아주 노년한 엄마 노릇을 해내더라구요. 맘님들도 멋진 아빠, 아기와 함께 뒹굴며 신뢰를 쌓는 아빠 만드시려면 초반에 꽉~ 잡아보세요. 효과 짱입니다.
정말 두서없이 적어내려 갔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아빠와 친한 아이는 분명 훌륭한 사람 된다 "에 전적을 동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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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엄마글입니다..
"아빠랑 친한 아이는 나중에 자라서 분명 훌륭한 사람이 된다..."
저는 아빠가 이런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시시콜콜한 잔소리를 늘어 놓을 때... 아빠가 아이의 등을 툭툭 치면서 나가자고... 그리고, 아이와 단둘이 앉아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함께 나눌 수 있는 아빠... 만약 내 아들이 좀더 커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닐 무렵이라면..포장마차라도 데리고 가서.."자식~~"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다독거리고 그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 주는 아빠..
이런 아빠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런 아빠가 된다는 것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지요.유아기에서부터 아빠와의 원만한 유대 관계가 형성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서운한 관계가 되는 거죠.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부분과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 다르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눈치 있는 남편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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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규맘 등록일 2002-09-09 13:12 조회수 1,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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