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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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은 전국 곳곳에서 황톳빛 옷을 입고 서 있는 H아파트 입니다
6-7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여기로 이사올 때 가장 맘에 흡족하지 않은것이 엘리베이터였습니다.
비교하는 건 좀 그렇지만 전에 살던 아파트의 L사 엘리베이터는 아이들이 장난으로 누르거나 실수로 버튼을 잘못 눌렀을 경우 한번 더 그 버튼을 누르면 그 층 불이 꺼지고 닫힘 열림 버튼도 아주 민감하게 작동했었거든요.
그런데 3-4년 되었다는데 열림버튼도 아주 둔하고 닫힘 버튼은 아예 소용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문이 열리면 닫힐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했습니다.-물론 전력소비는 줄겠지만-
얼마전에 버튼을 교체하고는 좀 나아졌습니다.
어제 일이었습니다.
밖에서 놀다가 집에 오려고
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이것도 H사 것입니다)
여느때 같으면 작은 아이(16개월)가 유모차에 앉아 있거나 제가 안고 있었을 텐데
어젠 아장아장 걸어 엘리베이터에 탔드랬습니다.
우리 집인 11층에 다 와 문이 열리려는데
작은 아이가
닫혀있는 엘리베이터 문과 버튼이 있는 곳 사이에 난 작은 틈새에 손가락을 넣고 잡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엘리베이터를 문이 열리고 나면 남는 양쪽의 벽말예요. 그 오른 쪽 벽에 버튼이 있구요. 버튼 누르는벽과 엘리베이터 문 사이의 그 공간이란게 문이 열리면 잘 모르지만 닫혀 있을 때 생기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대단히 위험한 공간이거든요)
제가 손을 빼려는 순간 문이 열리기 시작해 얼른 닫힘 버튼을 눌렀지만 버튼이 잘 작동되지 않아 아이 손은 문이 열리면서 그 사이에 끼어버렸습니다.
딸래미는 "온노~(Oh! no~)"하더니 울기 시작했습니다.
닫힘버튼도 안되고 비상벨을 눌러도 안되고...
큰아이(36개월)는 분위기를 알아채고는 동생이 어떻게 될것 같은지 "엄마! 어떡해~"하면서 울기 시작하고 작은 아이도 우는데 그 순간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문은 중간만큼 열려 아이 손은 끼어 있고....
아무리 빼내려 해도 안되고 버튼도 작동이 안되더니
한참후에 엘리베이터 문이 일정시간 후에 자동으로 닫히는 시간이 되니까 겨우 닫히더라구요
아이 손을 보았더니 큰 상처는 없지만 눌려 있던거라 발갛게 되어 붓기 시작하는것 같았어요
그래서 손을 빼가지고(?) 집으로 들어오면서 가슴은 벌렁벌렁, 눈물이 막흐르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이를 꼭 안고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하면서 울었습니다.
내가 잘 봤어야 하는데 얼마나 놀랬을까 싶어서...
승강기 닫힘버튼이 잘 말을 듣지 않아도
그래도 좀 기다리면 되니까 하고 살았는데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길줄이야...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아파트 관리소장님께 정중하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일이 있었다고.. 목소리가 떨리고 침이 꼴깍꼴깍 넘어 가면서...
죄송하다고 그건 그 업체에서 관리하는건데 고치도록 말하겠다고 했습니다.
작은 아이는 연신 "엄마~ 어(손가락으로 엘리베이터 문 가리키며) 컹! 아야. 호~" 합니다. 자기손 자기가 호~불지요.
손이 작고 얇아서 그런지 상처도 없고 뼈도 괜찮고 이젠 붓기도 가라앉아 다행이지만 얼마나 아찔했는지... 그 몇초가 몇시간 되는것 같았습니다.
지금이야 그 때 자기가 할 줄 아는 영어 오직 하나 "온노~"하며 울던게 웃기지만 그 순간엔 전에 백화점에서 에스컬레이터에 손가락 낀 아이 생각도 나고, 손이 으스러지는거 아닌가... 별 생각이 다 나면서 눈 앞이 깜깜했다니까요
어쨌든 애들 건강하게, 안전하게 잘 키우는게 무엇보다도 우선 아니겠어요?
잘 키워보자구요.
그리고 그런 엘리베이터 탈 때 조심하세요.
저처럼 가슴아프시지 마시구요.
| 엘리베이터에 손 낀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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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오리궁둥이 등록일 2002-09-13 14:42 조회수 2,8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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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손 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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