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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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맘님.
추석 잘 보내셨어요?
서울에 돌아와 정신 좀 차리고 쑥쑥에 등교했더니...에구...갑자기 제 이름이 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민규맘님의 걱정...저라고 안해봤다면 거짓말이겠죠.
남의 집은 고사하고 당장 우리 집 안에서도 수성이 아닌 미술도구들도 있는 터에 그것들로 마구 낙서를 한다면 아이에게 어떤 기준으로 대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답니다.
그런데...저희집의 경우 아직까지 집 안팎에서 대형사고는 없었습니다.
7살 큰아이야 물론이고 이제 34개월 된 둘째도 예상밖으로 이 시스템에 적응을 하더군요.^^
저는 일단 아이들에게(우선은 대화가 되고 이해력이 뒷바침 되는 큰애에게) '수성 개념 이해시키기'를 시도했습니다.
직접 수성도구로 그리고 써본 후에 물걸레로 닦아도 보게하고 옷에 묻힌 후 물에 문질러 지워보게 해서 '수성의 위력(?)'을 실험하게 했습니다.
그런 후에 '수성이 아닌 경우'도 마찬가지로 실험을 해보고 그 차이를 이야기 나눴습니다.
문제는 작은아이인데요.....처음 그 수성도구를 접할때가 민규맘님의 아이와 비슷한 월령이었으니 제 누나에게 했듯이 '실험과 대화'는 무리였습니다.
해서 일단은 수성이 아닌 도구를 모조리 시야에서 치웠구요, 다른 집에 갔을 때는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되도록 미술도구에 눈돌릴 틈을 안주었습니다.
지금은 34개월이 되었는데요...아직도 '수성'개념을 이해시키기엔 무리지만 적어도 '이것과 저것' '요놈과 조놈'이 다르다는 정도는 가능하니 낙서가 허용되는 수성제품을 보여주며 이 모양의 제품만 낙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주었습니다.(제가 쓰고 있는 크레욜라 제품은 굵기와 포장이 조금 구별하기 쉬워서인지 아이도 구별하더군요.)
암튼 아직 자세한 이유야 모르는 눈치지만 다만 엄마가 그 물건으로 낙서할땐 인심이 후하더라....정도는 아는듯 합니다.
조금 더 크면 제 누나에게 그랬듯이 대화로 풀어갈 수 있겠지요.
음...부족하나마 이걸로 걱정거리를 조금 더실 수 있음 좋겠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금기'란 상대적인 규범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물론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할 윤리야 있지만 낙서가 그렇게까지 무거운 잣대로 다루어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어느나라에 가면 집 안에서 구두를 신ㄴ는것이 금기이지만 어느곳에 가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고 하듯이요....
낙서도 예전에는 무조건적으로 금기시 되고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되었지만 현대에 들어서서는 그 자체를 하나의 미술활동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힙합문화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피티(Graffiti)라는 별개의 이름으로 불리워지기도 하고 또 앤디 워홀과 아울러 현대 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물론 그에 대한 평가는 여러가지겠지만요) '바스키아'역시 낙서를 미술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ㅎㅎ 제가 아이들 낙서에 너무 거창한 의미를 부여했을까요?
민규맘님의 글입니다.
> 을 읽고서 참...저런 엄마가 되고푸다란 생각 했던 터였습니다.
> (참고로 원이맘님이 말하는 금지된 장난 중 하나는 '바닥에 그려보는 낙서'입니다. '낙서의 묘미는 허락 받지 못한 곳에 할 때 비로소 그 쾌감과 재미가 극치에 달하는 일'이라면서 '수성 크레욜라'를 끊임없이 갖다 대주면서(?) 아이들에게 낙서의 묘미를 맘껏 망끽하도록 해주는 엄마. 멋지다...(뿡뿡이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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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터에 출장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 기내에서 예쁜 수성크레용을 발견했습니다. 약 30개정도 다양하고 예쁜 색깔이 가지런히 모여있는 크레용이었어요. 원이맘의 '금지된 장난'을 떠올리며 민규를 위해 사가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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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금지된 낙서를 당장 실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막상 마루바닥에 수성크레용을 펼쳐?놓고 넓디넓은 바닥을 도화지삼아 마음껏 '낙서'를 하게 하자니 이런 고민이 들었습니다. 민규가 '낙서'를 금지된 행위가 아닌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위로 인식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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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에서 그렇게 바닥에, 냉장고 위에, TV에 '수성'크레용을 가지고 마구 낙서를 하는 건 OK! 좋습니다. 그런데...친구집에 가서 남의 집에 가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낙서를 하게 되면 어쩌져? 또 애들은 한번 '허용'해 준 행동에 대해서는 기억 무쟈게 잘 하잖아요. 그렇다고 26개월 된 녀석한테 '이건 수성크레용이기 때문에 이렇게 바닥에 마음껏 그림을 그려도 되지만, 수성이 아닌 크레용을 가지고 그것도 친구집에 가서 마구 그리면 안된다..' 설명을 하면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싶기도 해요. (사실 그렇게 말하면서 조심스레 바닥에 크레용을 펼쳐놓고 놀렸(?)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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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규야, 안돼지.. 나즈막이 저지했을 때, 엄마말 무시(?)하고 신나게 금지된 장난을 하면, 될 수 있는대로 실컷 즐기도록 제가 허용하는 금지된 장난이 몇가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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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 휴지 뜯어서 변기에 놓기
> - 크리넥스 화장지 뜯기 (뜯어놓은 화장지는 따로 모아둠)
> - 빨간 색연필 껍질벗기기
> - TV 껐다가 다시 켜기
> - 오디오 볼륨, 전원 껐다가 켜기
> - 밥 가지고 장난하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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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행동들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건지 좀 헷갈립니다.
> 정도의 차이에 따라 엄마의 처신이 달라지겠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못하는 행동도 많잖아요. 내 자식이 마음껏 즐기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 너무 마냥 허용만 하는 건 아닌지.. 또 다른 집에 가서 그런 '사회적으로는 금지된, 그러나 집에서 엄마는 허용하는 장난'을 하면 26개월 된 꼬마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현명한 엄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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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수성크레용을 마룻바닥에 마음껏 활용하기가 망설여지는 민규맘의 고민..
> 원이맘님을 포함한 쑥쑥선배님들이 해결해 주실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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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 수성크레용..하나하나 색깔도 너무 예쁘고, 도화지에 그리고나서 붓에 물을 뭍혀 문지르면 정말 예쁜 수채화가 돼요! 마루바닥이나 가구에 그려도 물걸레로 힘없이 한번 문지르니까 정말 정말 신기하게 쌰~악 지워 지더라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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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서..금기..그래피티..바스키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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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원이맘 등록일 2002-09-25 18:29 조회수 1,6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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