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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게 좋아하는 것의 힘

글쓴이 anthropo

등록일 2010-09-14 16:01

조회수 4,854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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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스타 K라는 쇼를 보신 적 있으세요 ? ㅎㅎ  영어게시판에서 왠 쇼 얘기랍니까.

전 실은 김탁구가 뭔지도 모르고, 9시 뉴스 안 본 지도 오래되었는데,

요 쇼는 제가 티비 앞에 풀어질 수 있는 금욜 밤을 정신 반짝 들게 해주더군요.

보시는 분들은, 꿈을 가진다는 거, 미친다는 게 어떤 것인지, 힘들게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꿈/욕망을 가지고 쇼 매니저들이 얼마나 잘 조작을 하고 있는지 등등 삶의 드라마를 보실 터인데... 각설하고,


경쟁자들의 노래를 들어보면, 특히 팝을 부르는 걸 들어보면 각자의 음악적인 세계와 관계없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그걸 얼마나 같게 혹은 다르게 부르고 싶어했는지를 알 수 있어요. 저도 해본 거라... ^^ 개 중엔 어린 친구들도 있고, 중학교 중퇴, 고교 중퇴자들도 있어요. 대학생이라 해도 형편이 안되어서 영어과외는 커녕 우리 아이들처럼 챕터북 집중듣기같은 게 세상에 존재한다는 거조차 모를 분들도 많죠.

그런데, 팝송 부를 때의 영어 발음은 원어민 뺨치는 친구들, 적지 않더군요.

제가 주목해서 본 사람은 김지수라는 늙스구레 21살 청년인데요, 이 친구가 Jason Mraz의 노래 하는 걸 들어보면 노래도 잘하지만, 발음이 캬~  한국인들이 쉽게 뭉개기 쉬운 w 발음 (won't) 하는 거나 hesitate 같은 단어에서 si 부분 약음이 되는 거까지 정확하게 발음하는데다,

I'm yours 란 노래에서 백인인 Mraz 가 일부러 레게스럽게 발음을 하는 부분이 있어요.(카리브 연안 혼혈인들이 내는 영어 발음^^) 그 감을 그대로 살려 발음하더군요.


그 친구 어머니가 영어를 잘했을까요, 영어책을 많이 봤을까요, 영어씨디가 집에 많았을까요?

그냥 그 노래를 맛깔나게 부르고 싶었을 거에요. 그래서 수도 없이 미친 듯이 들었을 거고, 미친 듯이 하루종일 불렀을 거 같아요.


발음만으로 영어가 자유로와지는 건 아니지만,

미쳐서, 좋아서, 몰입해서, 듣는 것의 힘은 그 모든 “~래서 안돼”를 우습게 만들어버립니다.

혹여라도, 엄마가 영어를 잘 못해서, 발음이 나빠서, 늦게 영어를 시작해서, 원어민 구경을 할 형편이 안되어서,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인터넷상의 많은 자료들, 도서관에 점점 많아지는 영어책과 음성자료들과 영상자료들)만 고민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뭘 미치게 좋아하는 것의 희열을 아시나요? 고생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게 되고,

잘 안되었다고 누굴 원망할 수도 없지요. 

미치게 좋아하도록 도와주는 거, 그냥 엄마라면 누구나 해볼만 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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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2010-09-20 23:11 

저희 아들도 "야구"에 너무 빠져서 전 걱정만 앞섰어요..

하루에 놀이터에서 공 20~30개를 던져주면 정말 팔이 너무 아파서 힘들어 했고 올여름엔 야구장에서 살았네요

만화,게임 채널보다 맨날 야구 채널만 고정해서 보고, 스케치북에 두산이니 한화니 팀이름과 선수이름,몇대몇으로 이겼는지 졌는지까지도 꽤차고 있고 선수이름과 등번호까지 정말 야구에 대해 모르는게 없어요..

 

정말 야구할때 눈에서 빛이 나는 아들을 보니 제가 어찌할 수가 없더라구요..

이런 행동이 즐기는거 맞죠?  ^.^  맨날 야구얘기만 하고 선수이름,등번호,경기횟수며 점수까지 모르는게 없는

아들을 보며 미치게 좋아하는 것의 힘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 마음이 계속 가야 하는데 공부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이라 참 어렵네요..

부모 역할하기 넘 힘들어서 휴가가 필요해요~~~좋은글에 주저리 해봤어요^.^

최하경 2010-09-17 12:07 
잘 담아갑니다.
타조알 2010-09-16 17:08 

예전엔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이 몇 가지 있었거든요.

거기 빠져 들 시간이 점점 부족해지면서 많이 슬프다가 이젠 아예 미련을 버리게 된 것 같아요.

세대간 손익의 제로섬 게임이란 말이 애 낳고 이렇게 절절하게 와닿을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그걸 너무도 현명하고 지혜롭게 조율해 가고 계신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나한테 할당된 일이 너무 많아~~~ 이럼서 투덜거리다가

anthropo님 뵈면 그거이 나의 역량 부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슬픈 이야기!!!

 

아이의 영어 진행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나중까지 미치도록 재미 있어서 마구 빠져 들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어린 나이에 좀 앞서가는 것이 절대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아 왔거든요. 결국 자기 힘으로 치고 올라 가게 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높은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해도 과정이 즐거웠다면 그걸로도 많은 것을 얻었다고 보거든요.

 

늘 생각할 거리를 주시네요.

행복한 가을 되시길 바래요.

 

anthropo 2010-09-16 17:55:30
아고, 제발 존경스러 마셔요. 이놈의 불나방 기질 땜에 내 인생이 아주 피곤해요. 현명하고 지혜롭게 조율... 이거 정말 아니에요 흑.
좀 쉽고(?) 화려해보이는 길로 갈 수도 있었는데, 내 좋은 거 하려니 가시밭길이네요.
근데, 전 자식들에게도, 가시밭길이어도 네게 의미있는 일을 하라고 조언할 거 같아서.. 딜레마입니다.

은지는 이미 재미있어서 빠져드는 경험을 했잖아요 ^^ 영어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그 힘을 잘 유지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겠지요. 저는 그것밖에 신경쓰는 게 없는, 실은 참 게으른 엄마입니다 ^^

추석지나면 계절이 성큼 바뀔 거 같아요. 타조알님도 멋진 가을 보내시구랴.

슈퍼스타 2010-09-16 09:31 

정말인지 나이 40이 다되어가는데 저는 미치도록 좋아하는게 없는거같아 우울해집니다

그런내모습을 울 딸이 닮을까봐 사실걱정도되고요..뭔가 미치도록 하고싶은 열정이 내게 필요한데...

그게 아직도 안되서 슬퍼요..흑흑 

그래도  내아이에겐 열정을심어줘야겠지요...

 

 

anthropo 2010-09-16 11:38:04
어른이 되면 뭐에 미쳐있는 것도 실은... 고달파요 ^^
성실하게 하루하루 뚜벅뚜벅 가는 것도 좋지요.
딸은 딸의 폭발력을 자기 안에 가지고 있을 거에요. 그게 제구실을 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으면 좋겠지요.
저도 늘 그 방식을 고민한답니다 ^^
슈퍼스타 2010-09-16 09:31 

정말인지 나이 40이 다되어가는데 저는 미치도록 좋아하는게 없는거같아 우울해집니다

그런내모습을 울 딸이 닮을까봐 사실걱정도되고요..뭔가 미치도록 하고싶은 열정이 내게 필요한데...

그게 아직도 안되서 슬퍼요..흑흑 

그래도  내아이에겐 열정을심어줘야겠지요...

 

 

야자나무 2010-09-16 08:54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이라...

나는 그런 것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anthropo 2010-09-16 11:40:48
이것저것 생각많고, 일이 많은 어른은 내가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지불식간에 덮고 살아가는 듯해요.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실은 그만큼 너무나 힘들기도 합니다 ^^ 애들은 아직 그걸 모르죠. 근디, 모를 때 그 맛을 알려줘야해요 ~ ^^
민이맘 2010-09-15 10:02 

아.. 제가 이래서 앤스로포님 글을 좋아해요.. 글이 올라올때마다 정신이 번쩍든답니다...

영어에대한 방법론만 연구하고 있을때...

본질적인 것을 딱 꼬집어주셔서 정신이 바짝 들어요.. 오늘도 좋은글 감사해요.~~

anthropo 2010-09-16 11:55:48
뭣에서든 배움을 얻을 수 있으면 삶이 풍요로와지는 듯해요.
저도 저 친구들 모습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어요.
함께 느낄 수 있는 분들이 계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
빨강머리앤 2010-09-15 09:43 

너무너무 좋아하면 못할게 없지요.

반대로 말하면 ..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엄마가 할 일 같아요.

맨날 애가 하기 싫어하는 것만 시킬 것이 아니라..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미치게 좋아하도록 도와주는 거..

그것이 끼고 앉아 가르치는 것보다 일만 배 효과 있다는 것!!!

저도 어떻게 하면 우리 큰 애가 수학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연구 연구~~~

엊그제는 8단을 춤 추면서 외우게 했어요. 깔깔 거리며 잘 하더라구요. 즐겁게..

공부를 엄마가 하지 않아도 공부할 수 있게 만드는 비법 중 비법이네요.

anthropo 2010-09-16 12:48:52
네.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것에 폭 빠져보는 경험은 살면서 좋은 저력으로 남는 듯 해요. 빨강머리앤님, 연구 많이 하시나보다... 춤추면서 구구단 ㅎㅎ 저희도 춤은 자주 춰요.
왜 엄마가 막춤을 출수록 아이들은 더 열광하는 걸까요.
엘로이스맘 2010-09-14 23:19 

어떻게 키우는것이 잘 하는건지 잘 모르는 엄마예요.

하지만 축구 할때만큼은 눈에서 빛이 나는거 같아요.

꿈이 수없이 바뀌었지만 지금은 축구선수라네요.

올초 2학년이 되면서 학교가는걸 더 즐거워 하는데

이유인 즉슨 반에 축구를 엄청 잘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 주변으로 많은 아이들이 몰렸고

또 그 아이들이 모여 매일 축구도 하는거예요.

그 속에서 환한 울 아들이 보이지않겠어요.

여기에 불을 댕긴건 월드컵때 경기장 가서 다 같이 응원해 보고 열광수준이 되었지요

미쳤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정말 즐긴다는것은 알것 같아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anthropo 2010-09-16 12:55:51
운동하면서 빛나는 아이들, 전 넘 이쁘고 멋지던데요.
저희 큰 애가 음악줄넘기를 몇 년 했었는데, 첨에 몸치이던 녀석이 조교노릇 비슷하게 하게 되면서 했던 말이 기억나요, "엄마, 이제 땀흘리는 게 좋아, 땀의 의미를 알았어!" ㅋㅋㅋ
축구에 푹 빠져하다보면, 축구선수가 수학자가 되기도 하고 진짜 지성이가 되기도 하고... 설사 그저 제풀에 그만두게 된다 해도, 한 번 좋아서 푹 빠져서 하다가 얻는 것은 그 어떤 것에도 비할 바가 아니라 생각해요.
엘로이스맘님이 아들 엄마셨네요 ^^ 반갑습니다 !
주울 2010-09-14 18:22 

하니비님이 미치게 노는것도 미치는거에 들어간다고 쓰신순간  제가 무릎을 딱 쳤어요...글쿠나..

그것이 아이의 비밀이구나 하고 알았어요 ..

너는  왜 뭘해도 심드렁이냐  묻지 마시고  애 얼굴을 보면 알거같아요   엄청 즐거워 하는게  하나라도 있는지

만약에 없다면  부모잘못입니다

몰입할대상을 빼앗긴아이는 첨에는 약하게라도 반항하지요  다음엔  무기력합니다  아무거에도 열의와 욕심이 없구  엄마가 무서우면  겉으로는 나무랄때가 없이  하는척하긴해요  그다음엔  아이성격이 공격적이 됩니다

별거아닌일에도 벌컥하게 되고  때로는 친구괴롭히는걸로  대신 스트레스를 풀기도 해요..어른이 안볼때 잔인한행동을 하기도 하고요...

왜 애가 그럴까  할때면  이미 늦어요    즐거운꺼리를 애들한테 돌려주면 어떨까.....요

엘로이스맘 2010-09-14 23:22:46
몰입할 대상이 빼앗긴 아이...
생각만 해도 무섭네요.
내 아이는 아니겠지 하지만
혹시나 내가 그런 아이로 만들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맘이 문득 드네요.
전 만날 반성할 일만 있는걸까요?....^^
홍이엄마 2010-09-15 10:44:24
몰입할 대상을 빼앗긴 아이...
우리 딸 홍이가 아닌가 싶어 눈물이 핑도네요.
몰입할 대상을 빼앗고 있는 엄마는 아닌지.
아이가 미치게좋아하는 게 있는데 제가 늘 "그것만 안해주면 안되겠니?"하는 얼굴하고 있거든요.
할 일 많은 아이가 그거 하는 시간에라도 좀 쉬었으면 해서요..
그거 안하고 책 좀 더 읽었으면 하기도 하고 그것만 안해주면 시간을 훨씬 더 잘 써먹을 것 같기도 하고, 대놓고 말리진 못해도 항상 제일 나중일로 미루게 하고 마땅찮은 표정이 될 때가 많아요.
반성합니다.

"미쳐야 미친다"는 읽다 만 책 제목도 생각나네요
anthropo 2010-09-16 13:07:36
주울님, 홍이엄마님, 방가~
애들은 아직 덜 굳은 도자기 같아서 어느 한가지에 몰입하고 정신을 뺏긴다해도 그게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닌 듯해요. 그게 모양이 자꾸 바뀌더라구요. 그런데 어쨌건 지좋은 거 실컷 해보는 경험과, 거기서 내 삶의 주도권을 맛보는 거, 언제든 필요하다고 생각되네요. 이것저것 뭐든지 완벽하게 해내지 않아도 되는 어린시절이 최적기 아니겠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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