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약속대로 미니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미니북 만들기는 흔히 쓰기 활동으로만 인식되기 쉽지만, 아이들의 모든 영어 학습 활동이 그렇듯이, 이것 역시 사실상 쓰기를 비롯해 말하기, 듣기, 읽기 등 모든 영역을 두루 포괄합니다. 아이들에게 자기 것을 만든다는 확실한 성취감을 주기 때문에 그 효과 역시 탁월하죠. 단, 활동을 하는 동안 아이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 됩니다. 미니북 만들기 활동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어른이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할 만하다 싶으면 자신들이 알아서 한다고 도움을 거절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아이들 성격에 따라 모든 길을 다 제시해 주어야 덤비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어떤 친구들은 완전히 백지 상태의 미니북을 던져 주어 자기 마음대로 꾸며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들도 있지요. 어느 편이 학습에 더 낫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얼핏 전자의 아이들이 후자의 경우보다 창의력이나 의욕이 떨어져 보여 걱정할 수도 있지만, 교사가 이끌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데에는 전자의 아이들이 오히려 더 적합할 수 있으니까요. 요는 아이들의 성격을 최대한 존중해 주고, 아이들이 현재 이러한 활동에 갖는 두려움이나 어색함이 없어질 때까지는 엄마가 어떤 부담감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미니북의 여러 형태들
먼저 미니북의 형태를 살펴볼게요.
1) 접는 책(Fold-up Book)
접는 책은 종이 한 장으로 뚝딱 만드는 전통적인 형태의 미니북입니다. 아래와 같이 해보세요.
1.

2.

3.

4.

접는 책의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전 그냥 이렇게 합니다. A4 용지 두장 정도 겹쳐 접어서 찍어 만드는 책이지요. ^^스테플러로 꽝꽝 찍는 과정 자체를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자기들이 해보겠다는 걸 안전사고방지차원에서 막느라 애 많이 썼습니다. 집에서 아이와 둘이 하실 때는 혼자 해볼 수 있게 도와주실 수 있어 좋을 겁니다.
2) 아코디언 책(Accordian Book)
아코디언 책은 모양새로 보아서는 아주 어린 친구에게만 어울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용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오히려 이야기의 연속성이나 문제 해결 과정을 드러내는 등 고차원적인 면을 건드릴 수도 있습니다.
3) 계단식 책(Step Book)
계단식 책은 반복적인 문장패턴을 강조하여, 이제 읽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나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좋은 형식입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 각 문장 읽기의 결정적 단서가 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시면 그 이유를 아시겠죠? 책을 덮은 채로 아이가 읽어보고,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춰 보아 그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까지 가면 성공입니다.
1.
2.
4) 양면 책(Upside-down Book)
대조적인 이야기가 전개될 때 쓸 수 있는 형식입니다. Between the Lions의 에피소드 중 <The Lucky Duck / The Yucky Duck>의 형식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같은 패턴의 이야기로 한 쪽 면에서는 운 좋은 오리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쪽 면에서는 운 나쁜 오리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3. 미니북을 만드는 과정, 이렇게 달라요
1) 본격적인 미니북을 만들기 전에
아주 어린 친구들 수업할 때 많이 사용했던 방법인데요, 책을 읽은 후 아이들에게 책의 내용과 관련한 주제를 던져주고 그 이미지를 그리게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그린 이미지의 내용을 발표하게 한 후 제가 아래에 그 내용을 짧은 문장으로 함축해 영문을 적어주는 형식이지요. 대신, 적어줄 때 하나하나 또박또박 읽으며 아이가 제가 쓰는 과정을 집중해서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혹은 조금 더 큰 아이들의 경우에는 미리 제가 제시한 문장 패턴에 아이가 단어가 첨가해 문장을 완성하도록 하고, 그 이미지를 그리게 하기도 합니다. 아래 제시된 것은 <Go Away, Big Green Monster>를 읽은 후의 활동 예입니다. A4 한 장 중 텍스트를 제외한 윗부분에 이미지를 그리는 활동입니다.
(big과 little만 적절히 넣으면 되는 문장들입니다)
*** A ________________ monster lives in a ________________ mountain.
The monster has two _______________.
One is _____________. The other is _____________.
The monster is so happy with them.

아래 그림은 <Piggies>를 읽고 아이들에게 제시한 과제입니다. ‘This little pig is'까지는 윤곽을 따라 아이들이 쓰게 하고, 그 다음에는 이 책에 제시되었던 여러 가지 형용사의 이미지를 그리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 ’dirty'라는 형용사를 쓰고 싶으면, ‘This little pig is'까지 따라 쓴 다음 더러운 돼지의 얼굴을 그리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했던 활동입니다. 역시 A4 한 장으로 해결한 활동입니다.
*** 아직 제가 뽀샵~에 익숙치 않아서... ㅠ.ㅠ 내용은 'This little pig is .'입니다.

2) sight words를 통문자로 인식하기 - 아직 혼자 쓰기 어려운 아이
미니북, 어찌보면 별 거 아니에요. 1)에서 그린 한 장 한 장의 이미지가 일관된 내용으로 여러 장 모이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책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미니북 만들기에서 한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어요. 아이가 직접 쓰게 만드는 것인데요, 아직 혼자 쓰기를 버거워하는 아이들에게는 무리해서 펜을 잡게 하지 마세요. 모든 아이들이 열광하는 스티커 붙이기로 한동안 아이들의 두려움을 잠재워 주세요. 스티커 붙이기를 한 참 했다 싶으면, 윤곽선을 따라 쓰게 하세요. 굳이 워드로 윤곽선만 남기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먼저 빈칸을 채울 단어를 엄마가 노란 색연필로 살짝 써주고, 그 위를 진한 색연필로 아이가 따라 쓰게 하세요. 스티커 붙이기 할 때 저는 이 스티커를 주로 씁니다. 제가 발견한 것 중에는 예뻤는데, 더 좋은 것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이 스티커 위에 유성펜으로 해당 단어를 꾹꾹 눌러 써 줍니다.
3) 문장 패턴 따라하기 - 단어에서 문장으로
자, 혼자 쓰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 졌다면, 미니북 한 권에서 단어 쓰기에서 문장 쓰기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때도 역시 반복적인 문장 패턴은 필수이겠죠. 간단한 예로, ‘I like ____' 패턴의 문장을 쓸 경우, ’____ like apples,' ‘I _____ bananas,' '____ ______ grapes,' '____ ______ ________' 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보통 미니북에서 아이들이 직접 쓸 수 있는 페이지 수가 5~6 쪽 정도 인 것을 감안해서 적절히 배분해 주시면 됩니다.
4. 그리고, 우리 아이만의 울트라 럭셔리 북~! ^^
처음 아이들 수업 시작했을 때 정말 재료값 아끼지 않고 썼어요. 아이들에게 기왕 만들어 줄 거, 튼튼하게 해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구요. 아시다시피, 종이값도 조금만 좋은 것 쓰면 장난 아니잖아요. 많게는 수십 명 아이들의 재료값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일일이 재료값을 받은 것도 아니고... 결국 파산상태에 직면해 그냥 A4 용지로 돌렸습니다....ㅠ.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혹은 억울한 것은, 아이들은 좋은 재료 썼다고 해서 더 아끼는 것은 아니더라는 거죠. 오히려 제 눈에는 구질구질해 보이는 A4용지로 만든 얄팍한 미니북을 애지중지 몇 주 동안이나 손에 들고 수업받으러 오는 아이들을 많이 봤어요. 이래저래 어른들만 욕심이 많은가 봅니다. ^^그렇더라도, 집에서 아이와 할 때는 한 번쯤 공들여 만들어보세요. 제가 수업시간에 했던 가장 럭셔리 버전은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집에서 아이와 할 때는 좀 더 여유있게, 더 예쁘게 만들 수 있겠죠?(오옷... 무려 한 장에 600원이나 하는 종이를 썼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별 다를 것도 없네요... 이렇다니까요....ㅠ.ㅠ)


쑥쑥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