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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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는 올해 돌아오는 5월 9일이 어머니날입니다. 아버지날은 6월에 있구요, 할머니날, 할아버지날도 있답니다. 어머니날은 일요일이구요, 그 날은, 아이들과 아빠가 엄마의 아침을 차려서 엄마가 늦잠을 자고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침대에서 아침을 먹도록 챙겨주기도 하구요, 어머니날에는 꽃이 아주 잘 팔립니다. 어머니날마다 파는 'Hanging Basket Sale'도 매년 쇼핑몰 주변에 있구요.
며칠 전에, 기쁨이랑 같이 장을 보러 갔다가, 매장에 어머니날 물건들이 많은 것을 보고는, 기쁨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그런데, 왜 어린이날은 없는건가요?"
"캐나다에서는 1년 내내 어린이날이란다. 한국에는 5월5일이 어린이날이고, 그날 어린이날 행사가 많이 있긴 하지만, 한국 어린이들이 얼마나 바쁘고 힘들게 공부하면서 사는지를 보고 나면, 너도 캐나다에 사는 것이 다행이고, 1년내내 어린이날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될걸."
좀 과장이 섞인 대답이었지만, 기쁨이는 제 말을 그냥 받아들이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 마음도, 지금 제 아이들을 한국의 치열한 교육현장에 데려다 놓으면, 견딜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구요.
그건 그렇고, 어제는 학교갖다 와서는 친구 제시카와 통화를 하더니, 기쁨이가 제시카와 쇼핑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가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뭘 살게 있다는거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부모없이 몰을 돌아다니는 것을 별로 안 좋아 합니다. 꼭 살게 있다면, 제가 같이 가거나, 제가 너무 바쁘거나 힘들면,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 이내에 꼭 필요한 것만 사 가지고 즉시 집으로 돌아올수 있도록 하곤 하지요.
어제도 여느때 처럼, 몰에 뭘 살게 있어서 가는 것이냐? 어느 상점에를 갈거냐? 몇시까지 돌아올거냐? 를 한꺼번에 물어보았습니다. 이곳저곳을 돌아보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을때까지 몰에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뭘 사려고 그러냐?는 질문에는 그냥..이라고 대답을 못하기에, 지나가는 말로 어머니날 선물 사려고? 하고 장난스럽게 물었더니, 눈을 크게 뜨고는 눈물을 그렁거리며 실망하는 그 모습이란.. 그 순간, 아차 했지만 이미 쏟아진 물..엄마는 좋은거 사줘. 싸구려는 싫어.그러고는 웃으면서 내 보냈습니다.
아이가 실제로 엄마의 선물을 사기 위해 친구와 비밀스럽게 만날만큼 컸다는 것, 제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엄마를 챙겨주는 모습이 제 가슴에 통증을 주기에 충분한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아~ 이제야 조금씩 더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내 부모님들이 나를, 당신들의 자식들을 향한 마음이 이런 것이구나 하구요. 부모는 선물을 바라는 것이 전혀 아닌데..그저 자식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것을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것 뿐인데..
그런 생각을 하는 오늘, 제 아버님과 어머님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