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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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다가오면 엄마들은 아이들 공부계획을 짜느라 분주한데,저는 제 시간표짜느라 분주합니다.
어제부터 시간표짜기 작전에 돌입...
10년전 부터 일을 하면서 고비고비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그래도 스트레스 없이 일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생각입니다.
딱 오년전 이맘때는 입시생 학부모동에 중3 아이 뒷바라지를 위해 일을 그만두어야 할까요? 질문을 올렸죠.
중학생 아이를 둔 엄마이기에 학부모동 분들은 대선배님들 이셨고 그때의 조언들은 제 인생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아이는 민사고를 준비중이었고 엄마 뒷바라지가 많이 필요하던 시기였습니다.
경시대회며 매달 토플시험 각종인증시험등 따라다녀야 할 일도 많았지만 도저히 불가능했지요.
어려운 시험 함께 따라가서 응원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고 싶었지만...
물론 원망도 많이 받았습니다.그 아이는 벌써 대학교 2학년이 되었죠.
아이 뒷바라지에 올인할 것인가? 아니면 내 일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가? 갈등이 많았습니다.
그때 선배님들은 절대 제 일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고 일을 줄이라고 조언하셨습니다.
그러나 '파트타임잡' 이라해도 내 맘대로 일을 늘이거나 줄인다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벌다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이구요.
지금 또 심한 갈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조언을 구한지 딱 5년이 지나고 오늘 그때 처럼 또 고민을 합니다.
5년 터울인 둘째가 중3이고 중요하다면 중요한 여름방학을 맞이하는데,엄마는 어느때보다 바빠질 예감 때문입니다.
아이는 형과 마찬가지로 독학 스타일이어서 혼자 도서관에서 여름방학을 보낼 예정이라고 하지만 큰애때의 시행착오를 깨닫고 작은 아이에게는 공부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고 싶다는 심정이 간절합니다.물론 말만 적극적 개입이지 삼일을 넘기지 못할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일주일 40시간 수업을 하며 버틸 수 있을지..잘 못하면 주말까지 해서 최대 46시간까지 해야 합니다.
학기중에는 일주일 25시간 방학중에는 일주일 32시간까지 해 보았는데, 지난 겨울방학 32시간하면서 오십견이 시작되어3,4월 거의 초죽음 상태로 지내다가 물리치료받고 운동하면서 완전히 컨디션은 회복된 상태입니다.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워지면서 일에 대한 욕심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하네요.
실은 학기중에 시간이 많이 남아 혼자 쉬면 잡념도 많이 들고,돌아다니면 체력소모가 많아 돌아다니는 것도 삼가합니다.그러면서 정보의 세계에 빠져들다보니 영혼이 황폐해져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젠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컴퓨터를 끄고 지내기로 했습니다.
혼자 집에 있으면 ...별 특별한 일도 없이 시간을 보냅니다.그러나 무리한 일은 조금 겁납니다.
정말 전업주부 과로사라고 하는데,무슨 일을 그렇게 많이 하시는지 때로는 궁금합니다.
'무재주 상팔자'라는 어른들 말씀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기왕에 시작한 운동 확실히 해서 강한 체력으로 바꾸고 싶었는데,방학되면 운동도 못하고
종종걸음으로 하루를 살아야 하며 휴가는 갈 수 있을지...
작년처럼 호텔 패키지 휴가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3박 4일 호텔에서 해 주는 밥 먹고 운동,수영하고 뒹굴뒹굴 가족들 각자 알아서 노는 휴가...
끼니 걱정 안해도 된다는 점이 좋았고 아침에 강남 교보문고에 걸어내려가 그날 읽을 책을 고르고 걸어올라와 책을 읽고 아무 생각없이 빈둥빈둥 노는 휴가...휴가중에 최고의 휴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올해가 앞으로 3년간의 마지막 휴가가 되겠지요.
다시 태어난다면 일주일 6시간에서 최대 9시간 강의하는 대학교수가 되고싶습니다.
누구는 일주일 40시간 일하고 누구는 일주일 9시간 ...
그러나 이렇게 단순비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겠지요.
방학이 길고 길지만 노는 거이 노는 것이 아니라는 대학교수...
맨날 논다고 하면
걸어다니면서도 연구를 한다고 하소연합니다.
작은 아이는 혼자 도서관에서 열공할 것이며 도시락 배달만 하면 되고
큰아이는 어제 7학기 졸업을 목표로 한 계절학기가 시작되었고 남편은 연구실에서...
모두 제자리에서 각자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은 텅 빌 것 같습니다.
몇년전만 해도 방학만 되면 시끌벅적하고 하루 세끼 상차림에 지쳐버릴 것 같았는데...
방학중에 만날 아이들이 무척 기대됩니다.
부모의 특별한 교육관으로 간디학교(지리산에 있는 대안학교)로 중학교를 진학한 아이를 다시 만나고
말로만 듣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율고 학생들의 영어실력도 무척 궁금합니다.디베이트가 많은 자율고
고교영어교육을 입시에 적용시켰을 때..그 과정과 결과도 궁금합니다.
오늘부터 서점에 나가 책을 고르고 골라야 할 것 같습니다.스토리도 없는 수천지문을 읽을 생각을 하면
벌써 머리가 지끈거리네요.여름철 극기훈련용으로는 딱!입니다.
요즘 인터넷을 끊고 대신 20년간 보지 못했던 TV를 머리 식힐 겸 가끔 보는데...
지나간 '인간극장'시리즈를 즐겨 봅니다.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립니다.
줄라이스 
그동안 전 이게시판의 글들을 읽는 것이 시간낭비 에너지낭비 체력낭비라 생각하면서 애써 있지도 않은 나의 교육철학 운운하며 아이를 내맘대로 놔두리하지 않으며... 혜성처럼 하나비님 칼럼을 읽게 되었구, 아직초등저학년 아이둘을 키우지만,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현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틀을 이 글을 통해 조금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생깁니다. 저두 한국에서 아이를 교육한지 겨우 1년이 채 안되가서, 이리저리로 좌충우돌 시행착오 겪고 있는 중이지만, 님의 둘째처럼 중학교는 기필코 현 교육테두리 안의 학교체제에서 벗어나는 대안을 찾으리라는 일념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