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큰애(8세)의 영어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큰애가 44개월부터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으니
만 3년 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가 직장을 다니고 둘째라는 복병이 있어
그 시간동안 충실한 엄마표 영어를 해오지는 못했습니다.
중간에 영어 휴지기도 있었고,
하루 10분 영어책 읽어주는것이 전부인 시기도 많았습니다.
사실 지금도 매일 매일 영어공부를 하지는 못합니다.
일주일에 3~4번, 한번에 20~30분, 가끔 필받으면 1시간..
뭐.. 요정도밖에 안됩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짱짱한 진행기에 비하면
영어공부에 투자하는 절대량이 너무나 적죠!!
(이렇게 적게 영어공부 하는 집도 있어요. ^^;;)
그래도 제 사정상 더 이상의 시간투자를 할 수 없고,
이것마저도 끈을 놓으면 아이 영어는 더더욱 실종상태로 빠져가기 때문에
정말 가늘고 가는 끈을 부여잡고
출근한 엄마 머리속만 복잡한 생활을 몇년째 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가 영어책을 혼자 읽기 시작한것은 만 1년 정도 됩니다.
작년 이맘때 <Mighty robot> 을 혼자 읽어서 감격했고,
올 3월부터는 집중듣기를 하루 20분 정도 해줘서 고마왔어요.(주 2~3회지만...)
그리고 마침내 7월에 챕터북을 듣더군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프래니>!!
한달가량 프래니 1권에서 7권까지 세바퀴 돌며 열심히 듣길래
속으로 뿌듯했습니다.
-와아~ 드디어 챕터북으로 진입하는구나!
그러나... 기쁨도 잠시..
매직트리하우스, 호리드 헨리, 잭 파일 등... 유사한 레벨의 책을 보여줬으나
아이는 다 싫다고 쳐다도 안보는 것입니다.
이게 남들이 말하는 '똥종이 알러지구나!' 싶어
칼라 그림이 들어가 있는 다른 책을 보여줬어요.
그게 바로 <제로니모>였습니다.
역시 열광을 하더군요. 그림에만요... ^^
그래도 책을 열심히 들여다보는게 기특해서
(사실 마이티로봇이나 프래니도 처음엔 그림만 열심히 보다 결국 읽은 거니까)
도서관에서 열심히 긁어와서 오디오 소리까지 들려줬는데...
아이가 마구 화를 내더군요.
"뭐야! 소리가 너무 빨라 못알아듣겠다구!!"
그래서 방향을 틀어 이것저것 시도해봤습니다.
그나마 반응이 괜챦았던 책들을 한번 소개해볼께요.
-와아~ 서론이 참 길었습니다. ^^
#1. 존 세스카, <Stinky cheese man and othe fairly stupid tales>

제가 전에 몇차례 소개해드렸죠? 전래 동화 패러디 책이랍니다.
죤 세스카는 미국에서 남자애들의 독서 운동을 위해 힘쓰는 작가랍니다.
그의 홈피에 가보시면 최근 남자애들이 게임과 비디오에 빠져 책을 멀리하는것을 우려하여
남자애들이 책을 좋아하도록 제안하는 글과 추천도서들이 소개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사람의 책은 보편적인 그램책에 비해 상당히 자극적이고 재밌답니다.
오디오 또한 책의 재미를 잘 살려서 배꼽을 쥘 정도로 잘 만들었답니다.
#2. William steigh, <Shrek> and other stories

이 책에는 슈렉, amazing bone, brave Irene, Kate and Caleb, Dr De Soto, spinky sulks 등
6가지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오디오랍니다.
배우들이 실감나게 읽어주는 오디오 덕분에 책의 어려운 어휘들을 술술 넘길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역시 슈렉을 제일 좋아하네요.
#3. Roald Dahl, 얇은 책들




큰애가 어릴적에 로알드달의 번역본을 여러권 읽어준적이 있습니다.
엽기적인 것을 좋아하는 큰애와 코드가 딱 맞는 작가라서
영어실력이 차오르면 원서로 꼭 읽혀보고 싶었습니다.
위의 책중 악어책은 얼핏 보면 글밥은 좀 되어 보이지만 반복되는 문구가 많아서
유치 연령에서도 충분히 재밌게 들을수 있답니다.
여우씨는 다소 버거웠지만 예전에 한글책 들은 기억을 되살리며 겨우 들었답니다.
#4. Black lagoon adventures


큰애가 그림책으로 나온 블랙라군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챕터북 블랙라군도 좋아할줄 알았습니다.
게다가 이 챕터북은 페이지수도 적고(60~70쪽)
한쪽당 글밥수가 적고 그림이 주가 되기 때문에
저희 아이처럼 똥종이 알러지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아주 제격입니다.
게다가 그림 사이사이에 재미난 읽을 거리들이 많아 마치 만화를 보는 느낌도 듭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오디오가 아직 제작이 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만약 쑥쑥에서 오디오 제작을 한다면 아마 불티나게 팔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
#5. Stink

2학년이지만 키가 112cm 밖에 안되는 작은 소년 스팅크의 이야기입니다.
위의 블랙 라군보다는 좀 더 글이 많지만, 이 책 또한 글자가 매우 크고 행간이 넓어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 눈의 피로가 적다는데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게다가 문장도 쉽고 유머와 위트가 섞여있고 말장난도 많이 나와
다른 챕터북을 피하던 아이들일지라도 재미나게 볼 것 같습니다.
오디오도 그럭저럭 괜챦아서 들을만 합니다.
-요 시리즈는 누나인 쥬디 무디 시리즈와 연계해서 보게 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6. There's a frog in my throat

예전에 대충맘님께서 자세하게 소개해주신 이디엄 그림책입니다.
아이랑 저랑 킬킬거리면서 신나게 보는 책이랍니다.
아직 이디엄 책이 없으신 분이라면 강추하는 책입니다.
(대충맘님의 글을 링크해드립니다)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EC_001&number=48113&page=1&sel=name&search=%B4%EB%C3%E6%B8%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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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책 소개를 마칩니다.
이제부터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스크롤 압박으로 피곤하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
다른 분들 진행기만 보면 우리 아이가 초라하다고 느끼시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제 아이가 제일 불성실하고 느린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진행기는 엑기스만 뽑아 놓은 결과물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진행기에는 차마 적지 못한 그 과정상의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한번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위의 5가지 책을 소개해 드렸지만
사실 저 책들을 한번이라도 듣게 하기까지 참 시간이 많이 걸렸고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로알드 달의 악어책은 아이가 처음에 보더니
"왜 이렇게 글이 많은거야?"하고 신경질을 내며 책을 던졌고,
스팅크 보게 하려고 그 책안에 만화를 보여주며 꼬시니까
"나 이런것 관심 없거덩??"하고 밀쳐내기도 했고,
슈렉을 사오니까 "왜 한글로 안사고 영어를 산거야?"하고 짜증을 내더군요.
-제 아들이 좀 성격이 나쁘긴 해요. ^^;;
하나도 거저 된 것은 없었습니다.
수차례 꼬시고 유인하고.. 또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어떤 날은 저 혼자 오디오를 틀고 책을 보며 굉장히 재밌는 척도 했고,
어떤 날은 아예 책장 깊숙히 저 책들을 넣어두며 '너무 일찍 샀구나'하고 한숨을 짓기도 했습니다.
비록 매일 2시간씩 영어 몰입을 하지는 못했지만,
비록 성실하게 스티커 붙이면서 100권 읽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엄마의 이런 꾸준한 노력이 쌓여서
아이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영어와 친해지며 앞으로 나아가주더군요.
제가 수차례 게시판에 적어
저희 아이가 얼마나 키우기 어려운 산만한 개구쟁이인지 잘 아실것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가운데 저희 아이같은 애를 두신 분들도 많으실겁니다.
남의 아이 진행기 보며 혈압 오르며 우울해하지 마시고,
자기 아이의 독특한 성향과 관심사를 잘 포착해서
포기하지 말고 꾸준하게 엄마표 영어를 계속 진행해가시면 좋겠습니다.
어제 아이랑 이디엄 그림책(#6번책) 을 같이 읽어봤는데,
아이가 너무너무 즐거워하며 그 책에 나오는 표현을 저한테 물어보며 수수께끼를 내더군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는 매일 규칙적으로 영어책 듣기, 매일 몇권씩 읽기등 겉으로 드러나는 양에 집착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영어책 단 한줄을 읽더라도 흥미를 느끼고 신이 나야 자기것이 되는구나!
물론 엄마가 온전히 손을 놔버릴수는 없겠지만,
좀 더 아이 주도적으로, 아이가 즐거워서 스스로 찾아 읽는 독서가 되어야
영어공부도 길게 가고 아울러 실력도 두터워진다는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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