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phonics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는군요.
답변들어갑니다. 준비하시고~ 갑니다~~
(연구원이라는 사람이 쓴 글치고는 약간 과격하군요.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온다고 생각하실런지도...)
파닉스와 전체적 교수법
아이들에게 문자를 가르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한글을 예로 들어보자. 첫째 방법에서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 한 글자
한 글자가 어떤 소리에 대응하는지를 가르친다.
"<ㄱ>은 [그~], <ㅏ>는 [아~] "와 같이 시작하여, 특정 모음에 대해 자음만
바꿔주는 "가나다라...", 자음을 고정시키고 모음만 바꿔주는 "가갸거겨..."
등의 연습을 시키게 된다.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별것 아닌
이 방법이 바로 영미 사회에서 파닉스라 불리는 방법이다. 이에 반해,
다른 방법에서는 한글 자모 낱글자에 대한 관심을 꺼버리고,
단어나 문자을 소리내서 읽는 훈련에 중점을 둔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주로하는 "영희야 이리 와!" , "바둑아 놀자!"와 같은
따라 읽기 연습이 이에 속한다. 이 방법은 단어나 문장 전체를 한꺼번에 읽는
연습을 주로 하는 까닭에 전 체 적 (언어)교 수 법 (Whole Language Method)
이라 불리곤 한다.
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파닉스가 되었건 전체적 교수법이 되었건 그 방법
자체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서도 자국의 아이들에게 글씨를 처음 가르칠 때 이 두 가지 방법을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해 왔다.
부분에서 전체로 나아가는 파닉스에서는 "(gg~)는 [그~],
<gr~>은 [그르~]"와 같이 글자와 소리의 연결을 가르친다.
반대로 전체적 교수법에서는 "<run>은 [런~], <grow>는 [그로우~]"와 같은
식의 따라 읽기 훈련에 중점을 두게 된다.
결국 파닉스는 머리가 아주 비상한 서구의 학자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서
알아낸 위대한 학문적 성과가 아니며, 그저 아이들에게 글씨를 가르칠 때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방법을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좀더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아울러 파닉스는 서구 사회에서조차도 어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교수법이 아니며, 전체적 교수법과 끊임없는 경쟁 관계에 놓여 그 효율성을
점검 받고 있는 교수법 중 하나라는 점이다.
파닉스의 목표
미국의 경우 한때는 전체적 교수법이 압도적이었으나, 어느 순간 부분을
강조하는 파닉스가 보급되는가 싶더니, 다시 전체적 교수법이 우의를
점하다가, 요즘들어 또 변변치 못한 아이들의 문맹퇴치를 위해 파닉스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파닉스와 전체적 교수법의 싸움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정말 "며느리도 모란다",
이처럼 미국에서도 파닉스는 효과적인 문자 교수법으로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파닉스는 모국어인 영어를 어려움 없이 구사하는 아이들에게
그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가르치자는 아주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한국어가 유창한 한국 아이들에게는 한글 문자를 가르칠 수 있고,
영어가 유창한 미국 아이들에게는 영어 파닉스로 영어 읽는 법을 가르칠
수 있다.
유감스러운 일이라면, 파닉스가 흔히 한국 학부모들에게 알려진 것처럼
단숨에 영어를 깨우치게 하는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라는 점이다.
파닉스의 목표는 모국어의 문자 교육이며, 문자 교육이외의 다른 목표로
파닉스를 사용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못 된다.
전종섭
서울대 영어영문과 석사
미국 Brandeis University 박사 수료
현재 Volen Center 언어 인지과학 언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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