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은 약간 경우가 다르지만 우리 아인 28개월때 한달간 수업을 해봤답니다. 저는 직장맘이고 해서 일주일에 한시간이라도 선생님이 와서 집중적으로 영어놀이를 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지요. 빙뱅붐 등 가지고 있는 교재를 활용한 수업을 받아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아무래도 1주일에 20분은 그냥 왔다가면 끝인 것 같고 그래서 1시간 수업인 cls에 상담을 청해봤지요.
처음부터 제 의도를 얘기하고, 특별히 영어를 가르쳐주지 않아도 좋다, 다만 영어노래를 해주고 자연스레 영어를 접하는 환경만 구성해주면 좋겠다, 아이가 일주일에 한시간씩 한다고 해서 실력이 늘면 얼마나 늘겠느냐, 부담 갖지 말고 그냥 아이와 놀아준다고 생각하고 봐주면 좋겠다라고 제 뜻을 전했었습니다. 또 우리 아이가 저나 가족, 가까운 사람들과 있으면 상당히 활발한데 아기나라 선생님 등 선생님이나 낯선 사람이 오면 얘길 잘 안하는 성격이거든요. 조용히 수업에 집중은 잘 하지만 대답도 적극적으로 안하고 그래요, 그래서 선생님은 얘가 이걸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답답해 하실 때도 있지만 엄마인 저는 선생님 가신 후론 선생님과 함께 했던 내용들을 저와 큰 소리로 얘기하곤 하는 아이를 봐온터라 아이가 즉각 반응을 안보여도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하던대로 하셨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를 드렸었지요. 상담하신 직원 분도 제 얘기에 공감한다며 좋은 선생님을 찾아봐주겠다고 했습니다.
근데 막상 수업을 시작하고 난 후 제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cls는 유아 대상 교육 경험이 별로 없는 곳입니다. 상담 선생님도 그런 얘길 하긴 하더군요. (물론 그러면서도 개인차가 있으니 유아도 시켜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수업을 권하긴 합니다.) 당연히 선생님들도 유아를 접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 분들이지요. 유아들의 특성을 잘 모르는 것은 물론 유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잘 모르더군요. 또 제가 특별히 공부 안해도 좋다, 그냥 자연스레 놀아달라고 부탁했음에도 경험이 별로 없는 선생님은 본사에서 가르쳐준대로 수업하고 28개월 아이에게는 어려운 워크북을 무리하게 나가려고 하더군요. 40분쯤 지나 아이가 지루해하고 딴 데 시선을 돌리면 어쩔줄 몰라 당황해하기 일쑤구요.
물론 저희 집에 온 선생님이 유난히 경험이 없어 그랬을수도 있지만, 상담 선생님 얘기에 의하면 그 선생님이 뛰어난 교사 축에 속한다 그러네요. 물론 저한테만 그런 식으로 얘기했을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렇다면 신뢰할 수 없는 회사고, 또 진짜 실력이 좋은 축에 속하는 선생님이라면 다른 선생님은 안봐도 실력이 뻔하겠더라구요. 솔직히 얘기하면 그 선생님 영어 실력이 참 형편없었거든요. 수업과 관련 안된 영어문장은 완전 엉터리였고(물론 수업과 관련되지 않은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지만요), 약간 거슬리긴 했지만 그래도 28개월짜리 아이 가르치는데 얼마나 훌륭한 영어실력 가진 사람을 원하겠느냐 싶어 그냥 넘어갔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후회한 건 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거금 30만원을 들여 교재를 구입하면서도 교재를 한번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고 샀습니다. 그냥, 아이에게 영어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것에만 급급해 교재를 들여놨는데, 이 교재라는 게 30만원 값어치를 하기에는 너무 조잡해보였구요, 교재보다 선생님 수업이 중심이니 대수겠거니 생각하면서도 약간 불안한 마음에 cls 사이트를 자세히 둘러봤는데, 주로 서울 변두리 지역 중심으로만 지사가 있더군요. 저 또한 변두리 지역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런 말 하기는 좀 뭐하지만, 어쨋던 상담 선생님 얘기처럼 강남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뭐, 그런 식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수업비도 비싸요. 월 10만원이거든요. 20분 수업에 4만원 정도 하니 1시간이면 10만원이 맞다 싶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유아들은 40분 이상 집중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1시간 수업이라는 게 오히려 안좋을 수도 있겠네요.
어쨋든 수업 시작 한달만에 그만뒀답니다. 이후 이전처럼 제가 동화책 읽어주고 함께 노래불러주고 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당분간 수업시킬 생각이 없네요.
물론 제 얘길 일반화시키는 건 무리일 것 같습니다. 또 5세라면 이제 어느정도 인지능력이 되는 나이니 수업을 시키셔도 무방할 것 같구요, 하지만 cls는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네요. 5살도 유아이긴 마찬가지인데, 제가 보기엔 cls는 유아보다는 초등학교 이후 아이들에 포커스가 맞춰진 듯 싶구요, 교재도 유아용보다 2단계째인 (제목이 뭔지 잊어버렸음) 교재가 더 잘 팔리는 것 같더라구요. 5세는 당연히 1단계 교재를 해야 하거든요. 또 굳이 비싼 수업료 내가며 1시간짜리 시키는 것도 내키지 않는 요소네요. 같은 돈을 내고 차라리 30분씩 두번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어쨋든 5세면 일단 시작한 후엔 믿고 오래 지속해야 할텐데 여러가지 많이 알아보시고 잘 비교분석 한 후에 선택하세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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