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님글을 잘 읽었어요. 아이의 교육과정이나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이미 정답도 알고 계신 것 같구여.
저도 '해석을 해줘선 안된다' 쪽으로 한 표 던지겠습니다.
이에 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볼까 합니다.
저희 아들녀석은 현재 29개월+10일 입니다. ^^ 제가 민규에게 영어를 접하게 한 방식이 바비님 옆집 아주머니와 거의 같네요. 저 역시 민규한테 영어로 말하면 영어로만 철저히 말하고 중국어로 말할때는 중국어로만, 우리말로 할때는 우리말만 철저히 해 왔습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적어 그 시간만큼은 영어, 중국어 위주로 대화를 나눴습니다만, 워낙 한국어에 노출된 시간이 양적으로 많아서인지 우리말을 가장 잘 인식하긴 해요. 해서 때론, 특히 민규가 모를 단어가 많이 나오는 영어그림책을 읽어줄 땐 바비맘님같은 유혹을 느끼곤 해요. 만일 민규가 우리말이 무척 빨라, 우리말로 못하는 말이 없을 정도로 잘 구사하는 아이였다면 그런 유혹을 뿌리치기가 더 힘들었겠져? ㅎㅎ 다행히 민규는 우리말이 좀 늦어서 저는 별다른 고민없이, '철저하게 영어로만' 이란 방침을 고수할 수 있었습죠. 이런면에선 애가 말이 늦은게 오히려 得이 된다니까요.. *^^*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영어그림책을 읽고 혹은 영어로 말하고 한국어로 해석을 해주면 아이의 이해력, 상상력, 아이가 문장과 문장의 단어와 단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엄마의 '해석'에 익숙해져 있던 아이는,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 가운데 자신이 모르는 단어나 문장이 등장하게 되면, 매우 '수동적'으로 사고할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엄마가 알아서 해석해 주겠지.. ' 그것이 무슨 뜻일까 능동적으로 뇌세포를 움직이며, 앞뒤문맥을 연결해보며, 엄마의 표정과 억양으로 그 뜻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엄마가 단한번도 해석을 해주지 않은 경우, 아이는 모르는 단어나 표현이 나오면 '무슨뜻일까?' 능동적으로 사고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뇌세포의 운동이 빨라지겠져. 온갖 수단을 동원해 그 뜻을 대충이나마 이해합니다. 그 수단에는 엄마의 표정, 억양, 좀 전에 엄마가 읽어줬던 내가 아는 단어 'wood''apple''hot' 'sad' 등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때 영어선생님이 이런 말씀 많이 하셨드랬습니다.
긴~ 독해문장 해석할 때, 절대로 사전 찾아보지 말라고.
뜻 모르는 단어가 나올때마다 사전을 찾아보는 것처럼 나쁜 습관이 없다고 하셨슴다. 모르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쏟아져 나와도 끝까지 훑어봐서 전체적인 문장 흐름과 주제를 꿰뚫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말씀이 생각나네요. *^^*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아보는 것.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나, 혹은 아는 문장인데도 엄마가 '해석'해 주는 것.
둘다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그쳐.
다행히 바비님은 아이의 반응을 잘 파악하고 계시고 또 어떻게 적절히 흥미를 유발시키는지도 잘 아시는 분인 것 같아요. 제 글이 도움이 됐길 바래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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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와의 간단한 대화와 노래를 MP3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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