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알죠... 제가 지금 하는 고생은 사실 고생도 아니라는 거... 다들 겪는 일이라는 것두요...
하지만, 어제는 유난히 싱숭생숭하더군요. 가을이라 그런가...
막 혼자 울다가 그래, 이 참에 신랑한테 전화해서 막 해대는거야... 결심하고 핸드폰 번호를 꾹꾹 눌렀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남편의 경쾌한 목소리... 아마, 밖에서 친구 만나나 보더라구요. 울먹울먹 몇 마디하다가 결국 "잘 놀아..."그러고 끊었다는 거 아닙니다... 이런 바보...
이 슬럼프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나 잠시 생각하다 쑥쑥에 들어가서 넋두리하면 풀릴 것 같아 얼른 접속했지요... 역시 효과만점이었습니다. 제 신세한탄 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많이 풀렸는데, 많은 동지들의 격려글을 보니 이제 날아갈 것 같습니다.
(참, 한 가지 밝힐 것은 우리 시부모님들 무지 좋은 분들이시라는 것... 문제는 동네 어른들이지...^^)
하지만, 씁쓸한 감도 없지 않네요...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서로 도닥여주며 주부의 문제를 끌어가야 하는지... 우리 다음 세대, 다다음 세대에는 뭔가 해결책이 나오기라도 할른지...
아직 제게 딸은 없지만, 다음 세대의 우리 딸들을 위해 제가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제가 지금 하는 일 잘 수행하는 것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아들 잘 키우는 것... 최소한 마누라한테 밥 얻어먹는 거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주는 밥 고맙게 먹으며 설겆이는 하겠노라고 덤빌 줄 아는 남자로 키우고 싶습니다.
요즘 이런 목표 하에 남편도 슬슬 세뇌시키고 있지요. 난 아들 그렇게 키울거다... 윤형이 장가갈 때 즘에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어머니가 욕먹는다(이건 농담이고...), 중요한 건 당신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거다..., 윤형이가 조금씩 심부름도 할 나이가 되면 당신이랑 같이 설겆이도 꼬박 꼬박 시키고 할거다...
물론 100% 실천될지는 미지수지만, 노력하려고 합니다.
사실, 전업주부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넋두리를 하다가도 그래도 전업주부보다는 고생이 덜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두번 학교 나오는 거, 물론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긴 하지만, 육아 스트레스에서는 분명히 해방되는 것 같거든요. 또 공부한다는 핑계로 집안 일에 요령도 피울 수 있구요...
하지만, 전업주부는 그것도 용납되기 힘들잖아요. 그야말로 살림과 육아에 헌신해야 하고, 그게 또 당연한 것 처럼들 생각하고... 프로주부, 프로주부 하지만, 현실적으로 프로로 인정해준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또, 살림이란 게, 제대로 하려고 들면 끝도 보이지 않는 것 아닙니까?
괜히 흥분되네요...
위로해주신 많은 엄마들 정말 감사합니다.
서로 서로 위로를 해야지요... 아직은 우리 심정 알아주는 사회가 아니니...
그래요...
저만 하는 고생 아니니까... 최소한 천만명을 족히 될 우리 주부들이 다 감내하는 일이니까... 기왕 겪어야 하는 거 힘내야겠습니다. 우리 윤형이 재롱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니...
그래도, 고민은 할랍니다. 우리 딸들, 손녀들이 우리보다는 좀 더 편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우리 아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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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감사합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주부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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