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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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큰아이 이야기입니다.
늘 걱정인 아이었어요. 엄마가 아프고 맘은 바쁜데 여전히 느린 아이.. 확확 끌어주고 싶은데
잘 안따라와주는 아이, 하나 가르쳐 주면 딱 그거 하나만 아는 아이입니다. 융통성 정말 없고
판단력 흐리고 사고력도 많이 떨어지고.... 하나 가르쳐 주면 둘 셋을 아는 제 동생과 늘 엄마
마음속에서 비교당하던 불쌍한 우리 첫째 이야기입니다. 자발적으로 책읽기 정말 싫어하고
세상에서 유일하게 관심 있는 분야는 거창하게 말해서 바다와 민물의 생태계이고 찌질하게
말해서는 지느러미와 꼬리 달린 것들은 환장하게 좋아하고, 관련책 자발적으로 찾아보고
한국의 민물고기 수백종을 달달 외울정도의 관심을 가진 아이이죠.
이녀석이 교내 영어발표회 본선에 나가게 되었답니다.
주제도 뭐 거창한 내용도 아니고 지가 2학년때 재미지게 읽었던 매직트리하우스에 대한 것이었어요.
어느날 이놈이 저녁 식탁에서 얘길 하네요.
" 엄마, 오늘 영어발표회 본선에 나간 애들 영어샘이 영어로 인터뷰를 했는데? 나는...
니 꿈이 뭐냐고 묻는데 그 해양학자란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그냥 어부라 그랬어! "
푸하하하!!!! 제 몸 아프고 나서 그렇게 큰 소리로 웃어보긴 첨이었어요. 그냥 배를 잡고
한참동안 웃었습니다. 지녀석도 낄낄거리고 웃고, 온 가족이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그렇게 마구마구 웃다보니 눈물이 나네요. ' 아가, 됐다, 이제 됬어, 엄마 니 걱정 안할란다.
그 정도 순발력이면 된거야!! 세상은 그런 순발력을 갖고 살아나가면 돼! '
방학식날 이 녀석이 고학년 다 제치고 최우수상을 받아 왔더군요.
정말 예뻤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느리다고, 사고력 약하다고 온갖구박 하고 심하게 한 것
진심으로 미안했습니다.
요즘은 잠자리에서 잠들락 말락할 때 귀에 대고 속삭여 줍니다. 최고의 세뇌 방법이죠 .
" 아가 사랑해, 우리 아들 최고야, 난 니가 정말 자랑스러워! "
그동안 구박한거 이녀석이 다 잊어줄때까지 열심히 세뇌시키려구요!!!
준준맘 
카멜레온 워크시트 13권
해양학자 대신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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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귀여워요.
저같아도 웃다가 눈물날 것 같아 너무 공감되네요.
욕심 많은 엄마라면 '뭐야, fisher 라고 했단 말야? 한심한 놈아~!' 라고 쥐어박았을지도 모르는데
코멘트가 너무 훌륭하십니다.
좋은 엄마, 멋진 아들에게 힘차게 박수쳐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