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참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딸아이도 1월생으로 이번에 취학통지서가 나왔습니다. 제가 이곳을 알게 되면서 이곳 어머님들께 가장 궁금했던게 뭐였을까요?? 네... 유아영어 전문 사이트인 이곳에서 맨 처음 제 질문은 영어도 아니요 한글도 아니요 바로 1월생인 제 딸아이의 입학시기에 관한 질문이였습니다. 그만큼 큰 고민거리였지요. 그때 어느분이 답글을 주셨는데 아주 단호하게 말씀하셨던걸로 기억합니다. 1월생인 아이는 취학연령 나이인 7세가 법정나이이므로 당연히 취학통지서가 나오면 보내야 한다는 내용이었지요. 그때는 그래야지... 했었습니다. 그리고 유치원 1년을 다니고 6살이 되던 작년초에 또 한번 흔들렸습니다. 5세때 6세반을 보내놓으니 체구도 작아보이고 뭐든지 따라가는게 같은반 아이들보다 늦다보면 그런 고민에서 자유로울 엄마가 어디 있을까요?? 1년을 지켜보면서 "믿는만큼 자란다는 아이" 란 말이 그 아이가 내 아이였을때는 예외일수 밖에 없구나라는걸 뼈저리게 느껴야 했습니다. 결국 근 1년동안 나를 괴롭혔던 문제의 끝을 보게 되었습니다. 취학통지서가 나오면 유예를 시키기로 하고 다시 6세반에 다녔지요. 그러지말고 7세반을 다녀보고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7세반 1년을 더 다니는게 낫지 않냐는 주위분들도 계셨지만, 더 이상은 흔들리지 말자 스스로 다짐했기 때문에 제 생각대로 했습니다. 처음 5살때 유치원을 보낼때는 7세때 학교를 보낼 마음이었는데 (솔직히 그때만해도 별 고민 없이 보냈네요) 결과적으로 유치원을 3년간 다니게 된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위에 1,2월생 아이를 둔 부모들 보면 4살이 되면 서서히 고민을 하기 시작 해서 유치원 들어가는 나이가 되기 이전에 취학여부를 결정을 하라고 말해줍니다. 유치원에 들어가면 이미 늦습니다. 제 아이처럼 3년을 다니게 될수도 있으니까요. 몬테소리 교육과정이 최소3년 이라고는 하지만 늘 새로운것을 탐닉하는 아이들에게 같은 유치원 3년과정은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올해 새로운 시설로 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든 새로운 환경에서 1년을 다닐수 있게되어 그나마 덜 미안합니다. 2년동안 걸어다녔는데 올해는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되었구요. 그리고 올해 얼마전에 취학통지서가 나왔습니다. 이미 받아보신분들은 느끼셨겠지만, 가슴이 많이 설레었습니다. 보내지 않을거면서도 말이지요. 그런데 입학유예라는게 부모의 의지만 있으면 받아들여지는 것이라 이제껏 알고 있었는데 아이가 다니게될 학교에 문의해 보니 별 이상없는 아이들은 무조건 입학을 하라는 겁니다. 전화 받으신 선생님의 목소리가 너무도 단호하여 한동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었습니다. 유치원 원장님께 전화를 걸어 조언을 듣고 저는 지금 교장선생님을 만나 나의뜻을 어떻게 전달할까 연습중입니다. 21일날이 예비소집일인데 그때 다녀와서 결과는 이곳 게시판에 올려 드리겠습니다. 저는 11월24일생 아들도 있습니다. 누나를 유예를 시킬경우 동생과 연년생이 되고 유치원을 1년을 더 다녀야 하니 그 비용도 만만치 않고 암튼 여러가지 부담요인이 있지만 다 관두고 아이 하나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여지껏 학원 문턱에도 안가보고 학습지도 전혀 안하고있고 오로지 유치원 한군데만 최고인양 다녔던 아이랍니다. 이번달에 아이가 너무졸라 미술학원에 다니는게 전부인 아이지요. 굳이 선행학습을 시킬 마음은 없지만, 그래서 더더욱 몸도 마음도 여유로울때 선생님께서 주시는 지식과 지혜를 별 어려움없이 자기것으로 받아들일수 있을때 그때 보내고 싶습니다. 1. 2년정도면 별 무리없이 따라갈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그 1,2년 동안 아이가 받게될지도 모를 열등의식과 좌절은 쉽게 치유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처를 조절할만한 능력이 부족한 시기이기 때문지요.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는 왜 그렇게 부정적인 면만 보느냐고 반박하실분도 계실겁니다. 네... 그래도 그럴수밖에 없는게 부모 마음입니다. 아예 법적인 장치가 없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무슨 고민이겠습니까만, 길이 있다지 않습니까. 아이의 발달 상황을 보고 썩 내키지 않으면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법이 있다는데 고민 한번 안하고 선뜻 보낼 부모가 몇이나 될까요?? 언제부터 생긴 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윗분 말씀데로 아예 1월생부터 12월생을 한 학년으로 정한다면 머리쥐어 뜯어가며 고민할 필요가 없을텐데 말이지요. 말씀 드렸다시피 11월생 아들도 있기때문에 제 말에 돌을 던지실분은 없으시겠지요?? 유예를 시킬려고보니 주위에서 별의별 말을 다 듣습니다. 물론 절친한 사이인 분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그저 얼굴만 아는 정도의 사람들이 하는 말입니다. "지금도 잘하는데 얼마나 더 시켜서 보낼려고 그러느냐" "선생님들이 신경도 안써준다더라" 참 가슴아픈 말입니다. 이 말이 뭘 뜻하겠습니까?? 최대한 늦춰 그만큼 공부많이 시켜 아이 1등한번 시켜 보겠다는 "1등 지상주의 엄마" 그런 엄마라는 말이잖아요 제가요. 아무리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설명을 해 줘도 곡해해서 들으시는 분들이 많았기때문에 아예 대답도 안합니다. 지금은. 그래서 요즘엔 아주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1년이라는 여유가 더 생겼고 빡빡한 일정에 아이를 얽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많은 위안을 줍니다. 위층에 살았던 아이보고 우리집에 놀러 오라고 했더니 시간이 없어서 못온답니다. 주말만 빼고 매일 저녁7시에 집에 들어 온다네요. 이제 초등학교2학년 올라가는 아이가 엄마도 집에 계시는데 왜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리도 많은지. 요즘 아이들보면 참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내년이면 우리 아이도 그러겠지요. 세상에 등떠밀려 그렇게 쉴새없이 집밖을 맴돌아야하는 처지에 놓여있을 아이가 그저 안쓰럽기만 합니다. 고민했던 처음이나 유예를 결정한 지금이나 제 생각은 오직 하나입니다. "아이의 행복" 2003. 2.13. 지후니맘
| 취학통지서를 받고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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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후니맘 등록일 2003-02-13 16:00 조회수 3,088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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