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22 화요일(만8개월18일째)
퇴근한 아빠가 욕실로 들어간 뒤 샤워기의 물소리가 나니까
거실에서 놀던 강민이가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리더니
욕실 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전에 없던 반응이라서 ‘어쩌려나?’ 지켜보았더니
열심히 기어가서는 살짝 열린 욕실 문을 손으로 밀어서 문을 여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는데…아뿔사!
문이 열리면서 강민이의 몸이 욕실안으로 쓰러지고…
(욕실문을 열면 바로 옆에 변기가 반쯤 튀어나와 자리잡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변기를 피해서,
턱이 바닥에 닿기전에 강민이의 두손이 먼저 바닥에 닿아
다치는 불상사는 면했다
문이 미끄러지듯 열리면서 욕실안으로 쓰러진 아들을 보고 놀란 강민이 아빠와
그런 상황도 모르고 욕실안의 아빠를 발견하고는 좋아서 마냥 웃고 있는 강민이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화를 낼듯한 강민이 아빠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그 상황을 어떻게든 무마시켜 보려는 생각으로 씨~익 웃었더니
“웃지마! 지금 웃음이 나오냐? 생각할수록 섬뜩하구만!”
“…”
무슨 할말이 있으랴
내가 생각해도 섬뜩한 순간이었다
변기에 턱이나 이마가 부딪히기라도 했다면…에궁! 끔찍하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작은 일이 큰 불상사를 낳을 뻔했다
한참 기어다니는 아기에게 한순간의 방심도 금물이란걸 뼈저리게 느끼게 한 일이다
앞으로는 한번 더 생각하고 주의해야겠다
강민아 엄마의 덤벙거림을 용서해다고….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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