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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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ESL 학교에 다닐 때, 가르치던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To speak one word, you need to listen to or read the same word at least 700 times." 놀랍지 않나요? 우리가 boy나 girl, house등과 같은 단어를 잘 아는 이유는 많이 듣고 읽고..즉, 다들 말씀 하시는 input이 많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단어가 짧아서가 아니구요. 제가 짧은 단어 몇개 써 볼게요. 아시는 단어가 몇개나 되는지 세어 보세요.
*cowl
*veer
*nob
*gouge
*orb
저는 몇개 아냐구요? 당연히 하나도 모르죠. ^^*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단어들은 늘상 많이 써 왔기 때문에 잘 아는 것이죠. 우리 애들이 제법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단어가 뭔지 아세요? 영어사전에서 제일 긴 영어단어랍니다.
*pneumono*ultramicoscopic*silico*volcano*coniosis
(읽기 쉬우시라고 제가 몇 등분 했습니다.)
무슨 병명인데요, 제 아이들이 아빠한테 이 단어를 배운 후 너무 신기해서, 매일 합창하면서 연습하더니, 굉장한 속도로 말해버립니다. 그리고 스펠링까지 외웠습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언어는 계속적으로 듣고 읽고 말하면서 발전하는 거죠. 제가 너무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제 아이들한테 한국말을 가르치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제가 많이 얘기해 준 단어일수록 아이들이 쉽게 말을 합니다. 저도 모르게 자주 아이들에게 한국말 하면서 영어를 섞어서 쓰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의 한국말 실력이 향상이 안 되더군요. 예를 들어서, 애들이 맨날 다쳐서 오면, '저런 손에 cut이 생겼구나' '다리의 wound에 scar이 생기지 않아야 할텐데..' 뭐 이런 식으로요. 아이들이 상처라는 말을 이해 못할까봐 염려해서 나름대로 해석을 해 주었던 건데, 제 잘못이었어요. 제가 몇 번 '상처'라고 말을 한 후로, 아이들은 그 말을 이야기 합니다. '엄마, 제 손에 상처 때문에 쓰라려요'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될수 있는대로 한국말만을 해 주려고 애를 씁니다. 한국말 동화책은 아이들을 양쪽에 끼고 그림을 보면서 가끔 제가 읽어줍니다. 아이들이 영어책은 혼자서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글 책은 제가 읽어주는 것을 아주 많이 즐깁니다. 한글 동화 실력은 초등학교 1학년 정도 수준인 것 같습니다(제 아이들은 각각 3학년 5학년이구요). 둘 다요. 제 남편은 아이가 한국말을 잘 하거나, 뜻밖의 어려운 한글 단어를 얘기할 경우, 자신의 지갑을 다 털어서 가진 돈을 다 용돈으로 주어 버리곤 합니다. 아이들한테는 정말 신나는 surprise이지요. 그러고 나면 한동안 열심히 더 한국말을 해서, 실력이 쑥쑥 올라갑니다. 그야말로 쑥쑥!
그래서, 언어를 가르치려면 강요보다는 환경을 제공해 주고, 흥미를 유발 시켜주고, 상(상이란 주로 말로 해주는 칭찬이지요)을 준다. 이 세가지가 성공적인 언어 교육법이라는 것을 제 나름대로 터득하고 있습니다. '집토끼표 한글 공부법'이라고나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