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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수다의 힘

글쓴이 지나샘

등록일 2014-09-15 09:07

조회수 2,59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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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프랑스문학이다 보니 ‘프랑스문학 특강’이라는 수업을 맡게 되는 학기가 있다.  보통 학생들에게 방법론을 설명하고 나면 작품 분석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작품들의 줄거리는 잘 알고 있으나 정작 작품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명작들 -그것이 한국문학이건 외국문학이건 간에-의 줄거리 요약과 주제 등만 참고서에 나온 대로 열심히 외웠던 것이다.

 

학생들의 책읽기는 초등학교에서 멈춘 것 같았다.  아이들의 탓만도 아닌 것이 중학교만 들어가도 책 읽을 시간이 없다.  뿐만 아니라 배우던 피아노, 태권도 등 취미활동도 하나씩 그만두고 모든 것을 대학 들어간 이 후로 미루는 것이 당연시 된다.  오로지 학과 공부에만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참 감성이 풍부할 나이에 무조건 외우는, 이러한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은 문학수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문학이 무엇인가?  1+1=2의 공식을 벗어나야 하는, ‘밑줄 친 부분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르시오’ 하는 식의 교육을 해서는 안 되는 분야가 아닌가.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시험에 ‘위 글의 엄마는 어떤 분이신가?’ 라는 문제가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정답은 ‘고마운 분’이었지만 딸아이는 ‘무서운 분’을 골라 틀렸다고 툴툴거렸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엄마를 생각하고 적은 답이었을 것을 상상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었다.

 

그런데 이런 유의 문제에 과연 정답이 있기는 한 것일까 생각해 본다.  문학은 읽는 이의 관점에 따라 해석과 이해의 여지가 있는 주관적인 학문이며 또 당연히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책도 읽는 사람의 나이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읽혀진다.  늘 듣던 유행가 가사가 어느 순간 갑자기 가슴에 사무치게 와 닿았던 경험을 누구나 해 보았으리라.

 

이렇게 답을 예문 중에서 고르는 일에 익숙한 학생들은 문제를 논하라는 식의 수업에 익숙하지 않다.  그나마 논술시험 준비과정 중 닦은 실력으로 어느 정도 틀을 갖추기는 했으나 거기에도 무슨 규격이 있는 것처럼 천편일률적인 답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범답안 쓰기 훈련을 받은 후유증이리라.  물론 지금과 같은 입시제도 하에서 책을 읽고 취미생활을 꾸준히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창의성을 키워야한다고 말로만 외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주어진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찾아본다면 부모와의 대화를 권하고 싶다 . 영화나 좋아하는 TV 드라마를 보면서도 단순히 재미있다, 이야기가 막장이다가 아닌, 어느 부분에서 왜 그렇게 느꼈는가를 같이 이야기해보고, 또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질문들을 하면서 생각지 못했던 아이의 기발하고 다양한 답을 이끌어내는 대화를 짬짬이 시도해 보면 어떨까.  대화가 꼭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억지로 ‘교육적’ 정답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접고 엄마와 나누는 가벼운 수다처럼 시작하면 족할 것이고, 그 내용이 다양하고 깊어지려면 엄마가 신문과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다양한 상식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의 대답에 ‘정말 그렇네, 네 생각이 참 신선하다’, ‘그래 맞아, 바로 보았어!’ 같은 적당한 칭찬 추임새를 넣어 주면서 사이사이 엄마의 지식을 슬쩍 가미해보자.  수다가 이어질 뿐 아니라 어느새 아이 생각 속에 이런저런 정보가 들어차게 된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작가 파스칼 메르씨에는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로 표현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고.   확신하건대. 부모와 대화를 하는 중에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그것을 조리 있게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가게 될 것이다.   자녀와의 공감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보너스일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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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여유 2014-09-16 07:38 

창의적 수다..

하루종일 쫑알쫑알 말 많은 아들 보면서..

'왜 이리 시끄러운지..' 라고만 생각을 했어요.

좀 무던하고 점잖은 아이를 원하는 건.. 제가 아직 철이 덜 든 탓인가봐요. ㅎㅎ

말이 많아도 내 아이이고... 말이 적어도 내 아이인 것을요.. ^^

 

그리고.. 저도 정리가 안 되고, 풀리지 않던 내용이 말을 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답을 찾아가듯이 풀릴 때가 많았었는데...

아이의 수다를 추임새 넣어가면서 엄마와의 즐거운 수다시간으로 만들어봐야겠어요.

 

요즘 문득 드는 생각은..

이렇게 아이가 엄마에게 수다 떨 시간도 얼마남지않은 것 같다.. 입니다. ㅎㅎ ^^

지나world 2014-09-16 10:56:47
말이 많은 아들을 둔건 행운인거지요^^ 무던하고 점잖은건 요즘 코드가 아닙니다~~~ㅎㅎ
즐거은 파워 수다 많이 나누세요! 나중에 엄마는 몰라도 돼 그러면 섭섭하실거잖아요. 😄
emgreen 2014-09-15 13:27 
아이와 수다떠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책에 관해서는 안했는데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일상의 수다와는 다른 얘기를 할듯하지ㅏㄴ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직업특성상 아이혼자 먹는경우가 많아 아이와 얼굴보며 밥먹는 기회도 없다보니 어느날엔가는 엄마랑 저녁먹는지도 오래됐네 해서 마음이 짠 했네요..
지나world 2014-09-15 13:54:50
처음부터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의도를 갖지말고 자연스럽게 시작하세요.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표현이 꼭 예절교육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아이와 교감할 수있는 좋은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아이 혼자 밥먹는 경우가 많다니 엄마 마음이 짠한건 당연하지만 지나치게 미안해할 필요는 없을거같아요. 열심히 사는 엄마의 본을 보여주시는 것이니 자랑스러운 엄마인거지요.
홍박샘 2014-09-15 09:49 
문학중심접근법(Literature Based Approach)이라는 언어지도에서 
중시하는 독해지도 중에 Think Aloud라는 전략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두서 없이 말로 옮기게 합니다.
먼저 교사가 그런 시범을 보이면서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차츰 학생들이 두려움 없이 자기 생각을 "마구' 펼치게 하는 것이죠.
희한한 건 말을 하다 보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이런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에 글쓰기에 돌입하게 하는 아주 매력적인 방법이지요.
한국의 어느 교실에서 이런 수업이 이루어지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ㅠㅠ
지나world 2014-09-15 13:55:51
한국 교실에서 한다면 초등교실에서는 충분히 가능할텐데.... 선생님들의 의지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학생 수의 제한을 받겠지만 요즘엔 많이 줄었지요?
Think Aloud, 제 수업에 어떻게 적용할 지 고민해봐야겠어요. 요즘엔 시키지않으면 발표를 잘 안하려해서...
오로라공쥬 2014-09-15 09:38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로 표현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정말 정곡을 찌르는 말이네요. 말로 표현하다보면 내가 사실은 모르고 있구나하고 느낄때가 많거든요.

어릴 때 책을 읽고나면 그게 어떤 내용인지 또는 독후감을 쓰라는 지시에

오히려 책 읽기가 재미없게 느껴진적이 있어서 아이에게 그런 활동을 거의 시키지 않았어요.

하지만 가끔은 아이에게 슬쩍 물어봤는데 "에이, 몰라....."하는 대답을 듣고는

제가 오히려 좌절을 해서 물어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어느 순간 책을 들고와선 이 부분이 재밌다고 읽어주거나

그것에 대한 생각을 묻지도 않았는데 말하는 것을 보고는

아이의 머리가 많이 여물었구나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나중엔 너무 말이 많아서 가서 아빠한테 얘기해주라고 돌려보내기도 하구요.^^;

 

할 말이 있어야 입을 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다양하게 책을 읽고, 경험하고, 느끼고, 실천하도록 지켜봐줘야겠더라구요.

말이 없는 남편이 우주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어찌나 수다스러운지 아이와 똑같더라구요.

책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태양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를 스스로 계산하고는 설명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열심히 하라고 토닥여 주었어요.

태양이 지구를 도는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도는 거라는 지동설에

너무 머리가 굳어져서 결국은 태양도 우리 은하를 중심으로 돌고 있고,

우리 은하도 결국은 우주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에게 차분히 설명해 주는 남편을 보면서

아이는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는 지식을 쌓아가고 있더라구요.

우리 모두는 대기에 싸여서 함께 우주여행을 하고 있다는 말에는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아이가 커서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빠의 저 정성이 분명 아이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고,

곧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염원대로

참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바래봅니다.

지나world 2014-09-15 14:02:54
오로라공쥬님 댁은 아빠도 열심이시군요. 아이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부모님인데 두분 모습이 정말 보기좋고 바람직합니다.^^
독후감은 저도 정말 쓰기 싫어했어요. 뭐든 시키면 하기 싫어하는 성격이었거든요.
오로라공쥬님 아들은 아직 어리니 칭찬 맞장구가 아주 잘 먹힐거예요. 화이팅!
선율새나맘 2014-09-15 09:23 

창의적 수다라는 표현이 참~~새롭습니당^^ 아직은 책을 열씨미 읽는 초등아들이지만 정말 아이와의 대화거 필요하다는 걸 엄청느낍니당~~ 지나쌤말처럼 후룩~~읽어버리는 아들의 읽기습관이 걱정되거든요 줄거리는 알지만 한번 더 생각하는 건 힘들어하는... 오늘 저녁에는 아들이 읽은 책내용으로 수다좀 떨어봐야겠어요^^
지나world 2014-09-15 14:09:20
엄마의 고단수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너무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접근은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까요. 초등생이니 아들을 많이 추켜세우며 이야기를 이어가 보세요. '대단하네, 울 아들. 엄마도 그건 생각 못했는걸'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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