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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맘이 아니어도...

글쓴이 지나샘

등록일 2014-11-17 08:53

조회수 2,807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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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가져가지 않은 아이를 학교로 데리러 갈까 말까를 고민했던 예전 일이 생각난다. 우산 가져다주는 일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너무 과보호를 하며 키우는 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아이는 비를 맞으며 뛰어 오던지 아니면 친구랑 같이 우산을 쓰고 오던지 무슨 수를 낼 것인데 행여 비 맞을까 걱정하는 것이 엄마 마음인가 보다.

 

일하는 엄마들은 이런 순간 아이한테 미안함이 더 클 것이다. 까짓 비 한번 맞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나 우산을 들고 학교에 온 다른 엄마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 친구들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보면서 부러움과 섭섭함을 동시에 느꼈을 아이 마음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데리러 갈 수 없다는 미안함이 엄마가 뭐든지 다 해줘서 아이가 너무 의존적이 되면 어쩌지 하는 우려를 훌쩍 넘어설 수밖에 없다.

 

“엄마는 나를 맨날 맡겼잖아!” 강의 시간을 아이 하교시간과 겹치지 않게 하려 애쓰느라 썼지만 내 딸아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이다. 집에 와 보니 엄마가 없어서 쓸쓸했다는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엄마가 있었던 시간들은 잊어버린다. 하긴 운동회나 학예발표회에 엄마가 오기를 눈 빠지게 기다렸는데 내 차례 다 지나서야 겨우 도착한, 아니 오늘도 역시 오지 못한 엄마에 대한 서운함을 어찌 기억에서 지울 수 있을 것인가.

 

아이가 많아야 셋, 보통 하나나 둘이다 보니 부모의 관심은 온통 아이들에 가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누가 구남매의 일곱째인데 부모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집을 나갔다가 힘들고 배가 고파 할 수없이 사흘 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식구들이 자기 가출한 줄도 모르더라는 이야기를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요즘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이제 먹이고 입힐 걱정이 우선이던 시대는 지난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하는 미안함을 절대로 물질이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이런 현실은 우리만 겪는 것이 아니어서 세계 여러 유명 브랜드들의 ‘마더 앤 차일드 (mother & child)’ 제품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워킹맘들의 보상 심리를 충족시켜 주고 또 어릴 적부터 브랜드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라 고정 고객이 될 것이라는 예상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고가의 물품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채워주려니 기대하면 안 된다. 그냥 솔직히 엄마의 빈자리, 모자람을 인정하고 아이들의 이해를 구하는 게 더 바람직한 해결 방법일 듯하다. 물론 아이가 너무 어리면 엄마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할 수 있지만 그래도 시간을 두고 사정을 잘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 것이고 또한 엄마 자신이 아이들 앞에서 당당해질 필요도 있다. 사실 아이들은 집에 있는 엄마를 부러워하지만 동시에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가지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는 일이므로 평소 자신이 처한 상황의 장점을 주로 아이들에게 강조하면 어떨까.

 

우리가 모두 슈퍼맘이 될 수도, 아니 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애나 어른이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하는 법, 종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행복을 누리는 엄마이건, 여러 가지 사유로 일을 해야 하는 엄마이건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본받으며 커 줄 것이라 믿는다. 언제가 되었든 아이를 향한 엄마의 진심은 결국엔 통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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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여유 2014-11-26 07:40 

저도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일을 다시 시작할 생각은 못 하고 있는데..

작년엔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참... 힘들더라구요.

모든 직장맘들... 정말 존경합니다.

그리미 2014-11-17 22:48 

거의 전업주부로 살아서 수퍼맘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이 살았어요. 일을 했어도 프리랜서라서 아이랑 같이 있을 수 있었고, 일을 줄이면 충분히 전업주부처럼 살 수 있는 일이었기에.

그래서 직장 생활하면서 아이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피부로 느낄 수는 없었지요.

근데 최근 일을 시작하니 정말 직장맘으로 일하면서 아이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뼈저리게 느꼈답니다. 수퍼맘이 되려다간 정말 너무 힘든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적당히 할 수 없는 일은 내려놓고... 그래야 엄마도 숨쉬며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땅의 모든 직장맘들, 지금도 너무 멋지고 멋집니다. 고작 3개월 밖에 안 해 봤지만 직장맘들의 노고가 절절히 와 닿네요.

지나world 2014-11-18 17:01:06
다시 일을하시게 된것을 축하드립니다! 복직하기가 쉽지않아 경단녀라는 표현이 생길 정도인데 대단하세요.
엄마의 당당한 모습에서 아이들도 배우는게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엄마 힘내세요!" 노래가 새로 나올까요?^^
그리미 2014-11-19 00:57:04
헉, 그것만은 제발~~~ ㅋㅋ 엄마 힘 안내고 시퍼요~~~~
지나샘님은 지혜롭게 육아를 잘 해 오신 것 같아요. 대부분 그런 분들이 직장 생활하면서도 아이들을 잘 키우시더라구요. 해 줄 수 있는 것과 해 줄 수 없는 것을 구분히 놓고 아이에게도 납득을 시켜 아이가 자율적으로 하게 하더라구요. 아이도 자립심이 키워져 학교생활이든 일상생활에서든 정말 똑소리나게 하는 아이들을 많이 봤어요. 저처럼 전업맘 아이들이 좀 더 자립심이 떨어지는 듯, 늘 끼고 있으니...
혜정 2014-11-17 15:41 

아이가 더 어릴땐 슈퍼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고나서는 조금씩 그 마음이 작아지는 듯 합니다.

슬슬 내가 슈퍼맘이 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아이가 단단해 지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의 생활을 즐기면서 앞으로 나가는것.

그게 둘다 윈윈하는 길인듯해요.

아직은 엄마냄새 찾아서 부비적 거리는 저학년이라 많이 안아주고 많이 비벼주지만, 이 기쁨도 언젠가는 슬슬 사라지겠지요...

아이가 멀어지고 싶어할때 멀어지고 싶어하는 만큼 거리를 떼어주는것. 그리고 지켜봐주는것. 그게 진정한 슈퍼맘이 되는 길이라 믿고 오늘도 화이팅!

지나world 2014-11-17 18:12:20
전 모든 분야에 70점이라고 생각하며 삽니다. 엄마로서도 70점, 아내 그리고 주부로서도 70점. 선생으로서는 좀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까요? ㅎㅎ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은 합니다. 딸한테 물어보고 싶네요, 엄마 몇점이냐고.
혜정 2014-11-18 04:40:38
맞아요~^^ 백점맞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걸...이미 알아버린것 같아서...ㅎㅎ 저도 열심히는 하려고해요^^ 울딸은 아직 어려서 엄마 몇점이냐고 하면 아마도 아직은..백점!!!이라고 ^^
벨벳 2014-11-17 15:26 

가까운 동생이 일을 시작하려는데 아이들때문에 많이 고민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어요.

지나샘님의 글을 그 동생에게 보여주고 싶네요.

울집 딸랑구는 제가 키웠을때(만3세까지)는 다 잊고 할머니가 자기를 키워줬다고 합니다.

그럴때마다 서운함이 올라오지만 사실이니 뭐라 표현도 못하겠더라구요.^^

지금은 일을 줄여서 아이가 집에 있는 시간에는 꼭 같이 붙어서 지내는데 지내보니 장단점이 있더라구요.

함께 있는 시간이 작을때에는 마치 연애하는 기분이였는데 지금은 결혼생활하는것 같다고나 할까요?ㅋㅋ

언제나 좋은글 감사해요~^^*

 

지나world 2014-11-17 18:08:44
연애와 결혼 차이, ㅎㅎㅎㅎㅎ 재미있어요.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하는 것이 우리 삶인듯 해요. 할머니가 키워주실수 있었던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그거 아세요? 아이들이 할머니랑 잘 놀다가도 엄마가 돌아오면 엄마한테 쏙 가버려서 할머니들을 섭섭하게 한다는 거. 그래서 키운 공은 없다는 말이 나왔나요? 저도 열살까지 외할머니가 키워주셨는데 그 고마움을 어릴 땐 잘 몰랐어요. 이제사 새록새록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벨벳님 딸은 그런 사랑 속에서 잘 자라고 있는 겁니다.^^
twom 2014-11-17 14:33 

작은아이유치원에서 작은규모로 인라인수업 참관이 있었어요..끝나고 아이들과 엄마들이 따뜻함 차를 마시고 있는데 엄마가 오지않은 한아이가 인라인 가방을 메고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다른아이들은 엄마가 인라인가방을 매고 뜨거운 코코아를 불어주고 있었거든요..아차!어른들의 이기심이 그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을지..너무 마음이 아팠답니다. 그날 간 엄마들도 오지 못한 엄마들도 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차이가 없을텐데요..
지나world 2014-11-17 18:02:13
어떡해요, 저도 가슴이 먹먹하네요. 아이가 얼마나 섭섭했을까요.... 그 서운한 마음이 풀리려면 그 아이 엄마의 또 다른 노력이 필요했겠지요. 하지만 아이한테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같은 마음을 갖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어쩌면 인생공부인지 모릅니다. 어린 마음에 힘들겠지만.... 쉽지않은 문제이긴 합니다. 휴...
빠띠 2014-11-17 12:16 

저희 친정엄마도 늘 일을 하셨어요.

지금 이 나이에 떠올려 보아도 잘 해주신 것보다 서운했던 기억들이 더 많아요.ㅜㅠ

엄마가 잘 챙겨주는 아이들이 부러웠구요.

하지만 지금은 이해가 되는 그런 기억들...열심히 사신 당신의 마음도 아팠겠구나

 

가끔 제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어요.

잘 해 준 것보다 서운한 것만 기억하고 나중에 이야기하면 얼마나 서운할까?

하지만 아이들 앞에 최선을 다해 사는 것만은 자신이 있네요

하나하나 다 챙겨주는 게 사랑이 아니라 이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는게 중요하고

매일 함께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 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믿으며 오늘도 열심히 삽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려요.

날씨가 쌀쌀하네요 건강 챙기셔요~

감기 조심하셔요~~

 

 

홍박샘 2014-11-17 15:14:37
아, 좋은 글은 쑥쑥의 명인도 불러내는군요.
안녕하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지나world 2014-11-17 17:55:03
맞아요 하나하나 다 챙겨주는 게 사랑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을 아이가 제대로 느끼는 게 중요하지요. 정말이지 함께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런 믿음으로 열심히 사시는 빠띠님의 자녀들은 엄마의 이런 마음을 다 알것입니다. 염려마시길!!!!
서정시인 2014-11-17 09:55 

일은 했지만 파트 타임으로 했던것이라서 대부분 중요한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냈는데도

고 잠깐 동안의 엄마의 소홀함, 빈자리도 한동안 아이의 서운함으로 자리잡았던것 같습니다.

지나샘이 언급하신 것 처럼 많은 시간을 엄마와 함께 했음에도

그것보다는 없어서 서운했던 몇번의 일만 기억하니 참 억울하더라구요~ ㅎㅎ

 

많은 것을 주고 있다고 하지만 엄마의 마음은 늘 미안하고 아쉽고 더 주고픈 맘인데

받는 아이들은 마냥 부족하게 느끼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주었을때 오는 폐해도 걱정이 되구요...

아이도 엄마에게도 적당한 분량!   숙제입니다...

 

좋은 글에 감사드려요~

 

 

지나world 2014-11-17 17:51:26
아 글쎄 아이들은 엄마가 있었던 건 잊어버리고 엄마 없어 서운했던 것만 기억한다니까요. 그래도 관심과 사랑이라는 바탕이 있는 한 아이들은 걱정없습니다.^^
반갑다영어야 2014-11-17 09:47 

제가 너무 이기적인 엄마일까요?

작은 애 낳고 1년 쉰거 빼고는 계속 일을 해왔었는데요.

진짜 하루종일 직장에 메여있는 일을 한 건 아니라서 그런건지... 제가 이기적이서 그런건지...

저는 제가 일을 하는 것 때문에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 듯 하네요. 욱하는 성질 때문에 미안하지..ㅎㅎ

항상 아이에게 엄마도 꿈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단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의 삶만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하는 엄마니까 네가 못 누리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너도 감수해야 한단다..

나중에 네가 결혼하고 나면 아내에게 여자니까 당연히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요구하지 마라...

ㅋㅋ 얘기가 그리로까지 흘러갔네요

아무튼... 저는 이런 글 읽으면 제 자신이 가끔 싫어지기도 한답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요...

수퍼맘이 될 필요는 없다... 이 말은 참으로 감동적으로 들립니다 ㅎㅎ

저는 정말 부족한 게 너무 많은 엄마라서요...

 

 

 

지나world 2014-11-17 17:48:07
반갑다영어야님 아들 멋진 엄마 밑에 잘 크고 있네요! 앞으로는 함께 가는 사회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물론 각자의 역할이 있는것이지만 점점 더 서로 돕고 역할을 분담하는 세상을 살아가게 될것이니까요.
자신의 꿈과 열정을 실현하며 같이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하고 바랍니다.
커피한잔콜 2014-11-17 09:08 

일하는 엄마로서 오늘 지나샘님 글은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일 시작한지 일년 반이 지나가는데 아직도 아이들은 엄마 집에 있으면 안 되냐는 말을 하고

저 또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을때 제가 함께 하지 못함을 원망하네요.

저부터 당당해져야 할텐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니...

제 사정이 학교나 유치원 행사에 잠깐이라도 참석을 못해서 더 그렇겠지요.

일요일 하루 외에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적어서 안타깝지만 오늘부터는 미안한 마음 지우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야겠어요.

글 정말 감사합니다...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지나world 2014-11-17 17:41:53
엄마 혼자 일과 육아, 살림 이 모든것을 감당하기는 만만치 않지요. 그걸 너무도 잘 알기에 제가 언젠가 칼럼에서 제 딸아이의 아이들을 키워주겠노라고 그래서 딸의 육아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러나 너무 미안해 하지는 마세요. 일하면서도 얼마든지 아이들 잘 키워낸 분들 주위에 많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은 그런 엄마에게서 '열심'이라는 메세지를 읽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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