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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쓴 맛

글쓴이 callihj

등록일 2015-07-19 00:08

조회수 3,054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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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죠! 담양댁 칼리입니다.^^

전 동물 키우기를 잘 못하는, 그리고 좋아하지 않는(정확하게는 싫어하는) 아줌마예요. 아이 둘 키우기만으로 충분히 힘든데다가 실은 동물을 봐도 별 감흥이 없어요. 뭐 막 귀엽다거나 이쁘다거나 이런 걸 못 느낀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생명존중을 가르치고자 올해 학교에 닭장과 토끼장을 마련했어요. 유정란을 부화기에 넣어서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아이들이 일일이 볼 수 있도록 교무실 복도, 유치원, 1학년 교실 등에 두었답니다. 갓 나온 병아리들은 각 교실에 몇 마리씩 두고 아이들이 직접 물과 모이를 주고 기르도록 하기도 하고요. 어느 정도 크면 닭장으로 이사를 가게 되지요. 닭이 낳은 달걀은 차곡차곡 모아서 유치원 간식으로 맛있게 냠냠!

생명탄생의 순간을 눈으로 직접 보고, 그 신비함을 느껴본 아이라면 생명을 정말 소중하게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토끼의 경우, 새끼를 낳으면 1달 정도 학교에서 기르다가 학생들에게 분양을 하기로 결정을 했어요. 분양을 원하는 어린이들은 분양 신청권을 작성하여 응모 후 추첨을 통해 당첨되면 분양을 받게 되는 거예요. 저희 집 가연이와 지훈이도 각각 응모해 놓고서 추첨일 당일까지 얼마나 기도했는지 몰라요. “오늘 토끼 추첨하는 날이에요.” 이러면서 분양당일 아침, 지훈이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등교를 했지요.

 

중간놀이 시간, 전교생이 강당에 모이고 추첨이 시작됩니다. 선생님께서 맨 처음 당첨자를 추첨하고 추첨된 사람이 그 다음사람을 추첨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대요.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강당이 떠나갈 만큼 아이들이 소리 지르며 좋아하고 안타까워하고... 모든 추첨이 끝나고... 결국 지훈이는 당첨되지 않았어요. 꼭 당첨될거라 믿었는데, 그렇지 못해 너무 분하기도 섭섭하기도 했나 봐요. 그래서 울음이 툭 터졌나 봐요.

 

강당안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는데도, 눈물인지 세숫물인지 자꾸만 흘러내려요. 인생의 쓴맛을 미리 맛보며 이렇게 토끼 1차분양은 끝이 났답니다.

지훈이 이야기를 교장선생님께서 카스에 올려놓으셨더라구요. 그 글을 읽자마자 아.. 지훈이구나 바로 알았다지요. 아.. 글을 읽는 엄마의 마음이란... ㅠㅠ

 

그리고 1달 뒤 2차분양..

드디어 지훈이가 당첨이 되었고, 동물을 무지 싫어하는 엄마이지만 교장샘의 카스를 읽은 후라서.. 기쁜 마음으로 토끼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어요.

벌써 저희 집으로 입양온 지 한 달이 되어가네요. 어찌나 잘 먹어대는지 이틀이 멀다하고 토끼밥을 하러 다녀야하고, 또 어찌나 잘 싸는지 날마다 청소를 해야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만족하며 잘 키우고 있답니다.

 

 

 

저희집 토끼 구경한번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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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헵번HB 2015-07-21 11:46 

따님 사진보니, 칼리님 얼굴과 겹치네요~^^ 카톡사진이 더 그러던데.

글을 보니 참 따스한 학교 같아요~

이렇게 실천으로 생명존중하는 학교도 드물죠~

지훈이 소원이 이루어졌네요~

저는 동물과 곤충이라면 무지 싫어하고 무서워하는데 그나마 귀여운 토끼는 괜찮을듯해요~

얼마나 아이들이 좋아할까요~~~

글에 주인공 지훈이 사진이 없네요~

지금은 괜찮죠?~

10월에 뵙겠지만, 쑥쑥통해서 자주 뵈어요^^

그리고 얼굴상처는 알로에 껍질벗겨 슬라이스해서 붙여주면 잘 나아요~

잘때 붙여주고 며칠해주시면 금방 나을거에요.

지호도 얼굴 상처심했을때 약 안바르고 알로에로 나았거든요~

callihj 2015-07-22 09:30:26
헵번님~ 팁 감사해요~ 알로에 구하러 떠나야겠어요^^
아이들과 방학은 뚝딱 지나갈 듯 한데..
원서모임에 헵번님과 예린이가 없으면 섭섭할듯요.ㅜ
10월에 만나서 회포 풀기로 약속하고요~~
쑥에서 자주자주 뵙고 소식전하게요~ 같은 북클럽도 몇개 있으니깐요!!
오로라공쥬 2015-07-21 09:14 

지훈이 1차분양 실패 부분 읽는데 저도 눈물이.....제가 좀 주책맞아요.^^;

2차 분양 성공 지훈이에게 축하한다고 전해주시고,

어머님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저두 집에서 동물 키우는거 느무느무 싫어하거든요.ㅋㅋㅋㅋ

그래도 어째요. 아이를 위해서라면~~~~.^^

callihj 2015-07-22 09:25:59
네~ 우짤수 없이 제가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했답니다
전 너무 조흔 엄마인거 같아요~~ ㅎㅎㅎ 혼자 막 스스로 칭찬함시롱^^
오공주님. 저도 교장샘 카스읽다가 눈물이 쭈르륵...
그래도 우리 주책이라 생각말고 소녀감성이다 소녀감성이다... 세뇌시키게요~~
샬럿 2015-07-20 09:43 

가연이 얼굴에서 칼리님 모습이 보이네~~~

토끼 이쁜데요?

우리 둘째도 토끼 넘넘 좋아하는데 보면 키우자하겄네요.ㅎ

언제까지 키워야할라나?..

예쁜 교장선생님의 마음으로 지훈이가 토기를 키우게 되었네요.

집안에 또 다른 생명체가 하나 있는게 분위기가 많이 다르더라구요.

우리는 기껏 열대어 몇마리지만..ㅎ

잘 키워주세용^^*

참,지훈이 얼굴은 좀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callihj 2015-07-20 21:55:42
맞아요~ 집에 생명체가 있으니까 다르더라고요.
토끼랑 둘이 있는데 제가 막 토끼한테 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는 저를 보면서도 웃겨가지고.. ㅎㅎ
지훈이 얼굴은 피부과 다니면서 치료는 하고 있는데. 어찌될런지.. 열심히 하는데까지 해봐야죠~
저 샬럿님 만나게 되어서 넘넘 좋은거 알죠? ^^
koneko 2015-07-19 21:46 
소통하려는 교장선생님의 마음이 참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토낀가....소리없이...설거지할 때 옆에 온데요. 밥주는 주인을 알아보고 발옆에 살포시 앉아 있는데요.
한번 풀어놔 보세요....^^
토끼로 온가족이 행복해지겠어요.
사진에 토끼가 한마리가 아니라 두마리처럼 보이네요. 따님과 토끼가 닮았어요. ^^
callihj 2015-07-20 21:28:44
토끼는 한마리랍니다~~ ^^ 뽀샤시를 했더니 두마리처럼 보였나봐요~
토끼장 옆을 지날때마다 어찌나 온몸으로 표현을 해대는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가장 큰 수확이여요~~
초록사과 2015-07-19 13:38 
선풍기 바람 차지하는 귀한 토순이? 토돌이에게 이런 사연이 숨어 있었군요.~~
두번째 당첨 되어서 더 귀하고 예쁘게 여겨졌을듯하네요.
교장샘과 카스라니 신비롭게 느껴져요 ^^
callihj 2015-07-20 21:26:40
교장선생님 카스 통해서 학교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아요.
어떤 한 상황을 보면서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도 해보시고
교육자 입장에서 반성도 하시고~
여러 느낄거리들을 적어주셔서.. 항상 감사해하지요^^
관심과여유 2015-07-19 13:27 
아궁~ 넘 이쁜 토끼네요.
저희도 애완동물 애호가가 집에 한 명있어서
계속 뭘 키우자고 합니다. ㅎㅎ
하지만, 스스로 책임있게 키울 수 있을 때 키우자며 아이를 설득하고 있지요. ^^
지훈이~ 1차의 상처로 오히려 더 큰 기쁨을 느꼈을 듯 하네요.

이건 다른 얘기인데...
인생의 쓴 맛... 그러면서 아이나 엄마나 마음이 단단해지겠지요.
어제 집 근처 공원에 갔는데,
모르는 애들(1학년)이 작은 연못에서 잠자리채로 뭔가를 잡길래 봤더니 아주 작은 물고기를 잡고 있더라구요.
저희집 아이도 그걸 한 번만 만져보고 싶어서 부탁을 했지만..
"넌, 절대 안돼!" 이러면서 계속 기분 나쁜 얘기를 좀 했어요.
애는 좀 울먹이고..그래도 엄마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그냥 그 자리를 떠났지요.
그러다가 다른 공원 길에서 그 애들을 또 만났는데.. 아까 그 물고기는 송사리라며,
저한테 "나이가 그렇게 됐는데, 그것도 몰라요?" 그러는데...
어른한테 말투가 왜 그러냐~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라고 했지만,
다른 말은 더 못 했네요. ㅠㅠ
그 말투... 그 눈빛!!!
우찌 1학년이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을까~~~?? 놀랐네요.

이러면서 어른인 저도 마음이 강해지는 걸까요?
그냥 칼리님 이야기에 딴소리 좀 했네요. -.-;;
초록사과 2015-07-19 13:35:04
관여님^^;; .. 졸지에 송사리도 모르는 아즘마 되셨군요.
학교에서
스타벅 커피컵 비슷한거 들고 있던 아즘마한테 어떤 당돌한 초2학년 여자애가 눈 똑비로 뜨고 이거 스타벅 짝통이죠.. .
당한 그 아즘마가 버벅.. 아니야 좀 비슷한 로고야 라고 했다네요.
어디서나 어른 빰치는 애들이 있어서 허당 엄마들도 단단해지는 연습을 해야 할듯하네요 ^^
관심과여유 2015-07-19 16:51:41
네.. 초록사과님~
계속 비꼬고 놀리고... 거만한 말투가 귀에 거슬렸는데..
마지막 한방에 제가 훅~ 갔네요. ㅠㅠ
callihj 2015-07-20 21:24:39
허거걱.... 관여님 이야기에..
저 같았으면 아무말도 못하고 못들은 척 그냥 서둘러 자리를 떴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씁쓸한 이야기예요..ㅜㅜ
초록사과님 말씀처럼 단단해지도록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느낌!
상황설정 해놓고서 실전처럼 연습해야겠어요
홍박샘 2015-07-19 11:08 

내 기억에 국민학교 가기 전 우리 집에 토끼 두 마리 키웠어요.

토끼는 정말 조용하다는 게 장점이죠.

 

둘째 통곡(?)하는 모습을 교장샘이 보셨군요.

생명존중 알게 해주시려는 그 분 정말 따스하고 좋은 교장샘이네요.

아직 우리 사회에 대두분의 선생님들은 훌륭하세요. 그렇죠?

callihj 2015-07-20 21:22:48
맞아요~ 정말 조용해서 있는지 없는지 소리로는 알기어려워요~ㅇ
겨울에 눈이오면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한두시간 눈놀이를 하게도 하고
유치원아이들을 썰매에 태우고 다니시는 교장샘이세요~
좋은 선생님 만나는 것도 아이들 복인것 같아요~
홍박샘님 만나게 된것도 제 복이고요~~~ ㅎㅎ
밤톨즈 2015-07-19 09:16 

어릴때 토끼두세마리를 화단에서 키웠었죠 많이 먹고 토끼냄새가 많이 났었고 전동물을 별로 안좋아해서 좀 신기하다정도였어요 동생은 많이 좋아했었네요 엄마가 힘들어해서 서너달뒤 딴집으로 분양했었죠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거에요^^
callihj 2015-07-19 11:08:22
밤톨즈님. 맞아요~ 저도 어렸을 적 느꼈던 감정들이 지금까지 남아있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많이 보고 즐기고 느끼게 해줘야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점점 커갈수록 냄새도..더 나는 것 같고~
아마 갈길이 멀겠지만 잘 기르도록 할께요^^
혜정 2015-07-19 02:28 

선풍기를 독차지 하고있을만큼 귀하게 대접받으니 털이 저리 반들반들. 아이와 토끼. 정말 예쁩니다~^^
callihj 2015-07-19 11:04:46
요즘 날이 더우면 축~ 늘어져있는걸..
얘들아빠가 고이 집안으로 모셔다가 선풍기를 독차지 시켜주더라구요~~ ㅎㅎ
저보다도 더 귀히 여기는것 같아 가끔은.... ㅜ
감사미샘 2015-07-19 01:31 

너무 예뻐요 지훈이가 1차 눈물흘린뒤 집에 오게된터라 더더 마음이 갈거같아요 칼리님은 좀 힘드시겠지만 아이들이 교장샘과 엄마의바람대로 생명을 아끼고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교감을 얻게될거라면 너무 귀한 손님이 온거네요
callihj 2015-07-19 11:03:07
네. 지훈이 성격을 아는터라 소리도 못내고 어떻게 얼마나 울었을지 딱 감이 오더라구요.
토끼받아들고 집에 들어오던 표정을 잊을수가 없네요~
학교갈때마다 한번씩 안아주고 가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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