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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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밤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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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영맘 등록일 2003-04-03 12:48 조회수 2,132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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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님의 글입니다.
> 어~, 오늘이 만우절이던가? 인터넷에 들어와 보기 전까지는 그 사실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하긴 내가 만우절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언제던가 싶다.(거짓말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보다는 4월 1일이 내게는 또다른 의미로 시작되었다. 이른바 등교 전쟁!! 그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가지고 수업을 하는지라 아이의 공부에 대해서도 바짝 신경을 써야 하게 생겼다. 한동안 잘 나가던 아영이의 학습 그래프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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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마다 반복되는 등교전쟁~(이라크전 때문에 '전쟁'이라는 말 쓰기 싫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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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영이가 오늘부터 8시 40분까지 등교하게 된 것이다. 9시까지 등교하던 것에 비해 달랑 20분 당겨진 등교시간이건만 기상시간은 30분 이상 당겨졌다. 아침 7시에 텔레비젼이 켜지도록 타이머를 맞춰 놓고 잤던지라 그 시간이 되자 TV가 요란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즉시 부엌으로 돌진하지 못하고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리는 나... 조디 포스터와 리차드 기어가 나오는 '써머스비"라는 영화 프로그램에 눈이 가서 10여분을 보고 앉았다가 아쉬움 마음으로 TV를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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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지 몸이 말을 안 듣는다. 감기기가 있는 남편의 엄청난 코고는 소리에 깊이 잠들지 못한데다가 아영이가 새벽에 우리 방으로 건너와 말을 시키는 바람에 한 번 깨고... 건너방에서 자다가 나쁜 꿈을 꿨는지 급작스럽게 울음을 터트리며 '예쁜이(집에서 키우는 햄스터) 도망갔다~ 엉엉"를 연발하는 둘째 녀석을 달래느라 또 한 번 잠을 깨고... 잠 좀 편하게 자 봤으면... 늘 얕은 잠을 자 왔어도 낮잠은 안 자던 나인데 나이 드니까 전에 없이 낮에 잠이 쏟아져서 비몽사몽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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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탱이'라는 별명 답게 엉덩이부터 들어올리며 겨우 일어난 아영이는 1분마다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가며 세수하고, 밥 먹고, 옷을 갈아 입는다. 자기 닮아서 느림보인 딸을 보고 남편은 누굴 닮았냐고 툴툴 거린다..^^; 그 큰 TV 소리와 휴대폰 알람 소리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은 애 아빠나 큰 애나 똑같다. 저희 아빠가 먼저 나가고 난 후에 머리 땋아 주고, 코트 입히고, 가방 매주어 보내고 나니 8시 20분경...
> 이제 둘째 녀석 준비시킬 차례.. 이렇게 아침마다 전쟁을 치러야 할 생각을 하니 꿈만 갔다. 다가고 나면 집안 청소 하기.. 끝내고 나면 10시는 기본이다. 그래도 12시까지는 나만의 시간이 생겨서 그 시간에 열심히 컴퓨터를 사용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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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제 공부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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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창낭창 놀기만 하던 아이에게 올 초부터 X탄 학습지(국어, 수학, 한자)를 사서 하루에 세 장씩 풀도록 하고 있다. 그 중에서 한자는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 날마다 하는 편이지만 수학과 특히 국어는 영 내켜하지 않는다. 아이의 학습을 독려하기 위해 저번 달에 만든 것이 공부한 장 수를 해당하는 날자의 그래프 눈금만큼 색칠하는 것이었다. (과목별로 칸을 다르게 색칠하니까 그 날에는 어떤 과목을 얼마나 했는지 알 수 있음)
> 처음에는 세 칸 정도를 겨우 채우더니 날이 지날 수록 그래프를 더 길게 만들고 싶은 욕심에 각 과목을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 대체로 6칸은 메꾸고 간혹 하루 빠지는 날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틀 사흘정도 12칸을 칠하면서 피크를 이루더니 주말을 기해 연 속 이틀을 놀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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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최근에는 한자에 대한 관심이 영어로 옮아갔다. 얼마 전에 경매 사이트에서 let's go 1 학생용 책과 테이프가 경매로 떳길래 마지막 순간에 7,900원에 입찰 했더니 정말 나에게 낙찰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 책을 아이의 첫 코스북으로 정하고 일단 테이프부터 들려 주었다. 교재를 보니 인사말과 간단한 질문과 답에 관한 것이서 크게 어렵지 않아 한다. 두 녀석(동생 5살)을 앉혀 놓고 책을 펼쳐 놓고 질문하면 둘 다 그럭저럭 대답을 하는 편이다. 그치만 왠지~ 관사 부분의 발음은 빠진 듯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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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용 책만 하기에는 밋밋해서 일주일 전에 워크북도 사서 주었더니 재미있다면 열심히 하고 있다. 문제는 쓰기보다 색칠하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 흑백 처리된 그림들을 모두 칼라화 하기로 작정했는지 그림들을 아주 열심히 색칠하느라 정작 쓰는 것은 뒷전이다. ^^ ; 실은 흐린 글씨를 따라 쓰는 부분이 있었는데 나는 우리 애가 그림만 보고 그걸 혼자 쓴 줄 알고-아니 이 녀석이 이 단어를 어떻게 알고 썼지?- 어디서 보고 한거냐고 한참을 찾는 헤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어쨋든 재미있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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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무질서하게 흘러가는 오후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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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영이는 요즘 특정한 책(맹꽁이 서당, 스쿨버스 등)에 빠져서 늘 그 책들만 보고 있다. 나는 나대로 낮에는 비몽 사몽에 잡다한 집안일(확실한 핑계거리~)하느라 그녀석만 앉혀 놓고 책을 읽어줄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아영이는 주로 화장실에 앉아서가 아니면 밥을 먹을 때 책을 봐서 나를 열받게 하고 한다. 왜 하필이면 꼭 밥 먹을 때 책을 보냐고!!
> 겨우 점심 먹여서 일단 할당된 공부하라고 앉혀 놓으면 한 두장은 열심히 하는 기색이다가 금방 싫증을 낸다. 2시 반경에는 이번 달에 등록한 태권도 학원에 보내야 한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작은 녀석은 3시 좀 넘어서 온다. 언니가 없으니 심심해 하는 작은 녀석에게 책 한 두권(한글)을 읽어 준다. 녀석은 비디오를 좋아하는지라 요주의 대상이다. 비디오가 고장 나가는 중이라 고쳐야 하나 말아야 하는 고민중이다. 요즘 도라도라의 영어..를 재미있어 해서 녹화를 할까말까 생각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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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시 넘어서 오는 큰 녀석이 오면 둘이 좀 놀라고 한다. 그 때부터 열심히 우리 방을 어질르는 녀석들.. 장난감, 색종이 자른 거, 색연필 기타 등등... 두어시간 뒤에 보면 난장판이 따로 없다. 나는 컴퓨터를 하기도 하고, 책을 보기도 하고, 같이 놀기도 하고, 책도 읽어 주고, 잠깐 졸기도 하고, 목욕시키기도 하고... 그럭저럭 하루는 손살같이 흘러 가서 금방 저녁시간이 되고 만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지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규칙적인 생활!... 시간표대로 딱딱 지켜가면서 지내진 못해도 하루에 할 일 몇가지는 꼭 지키는 습관을 들여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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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영어책 읽어 주기는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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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에 결심하기로는 하루에 한 권이라도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려고 했지만 그게 잘 지켜지질 않는다. 막상 읽어주는 날에는 아이들이 그림보면서 해대는 질문때문에 더 골치가 아프다. 내 딴에는 아이 질문에 영어로 한두마디 주저리 주저리 대답할려고 열심히 이 문장 저 문장 짜 맞추다가 결국 대부분은 우리말로 해결하게 되고 만다.
> 어제는 winne the winter"를 읽어주는데, 이 책의 그림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살펴 볼 거리가 너무 많아서 한 두문장 읽어 나가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왜 위니가 화가 났느냐, 왜 바깥 쪽에는 눈이 내리느냐 는 등등의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책을 읽기가 마구 마구 싫어진다. 그렇다고 성질 낼 수도 없는 노릇. 에구 오늘 다 읽지 못하면 내일 읽어주지 뭐~ 하는 심정으로 느긋하게 그림을 보게 내버려 둔다. 둘째의 '에브라 카다브라'(으잉? 어째 좀 요상한 발음인디? 그게 아니여~~)를 끝으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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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시간이라 오디오 테이프를 틀려고 하니 늘 그렇듯 주문들이 제 각각이다. 작은 녀석은 월리, 큰 녀석은 피아노 음악... 과감히 무시하고 조금 아까 읽어준 위니 오디오테이프를 틀고 아이들 옆에 누웠다. 애들보다 내가 더 열심히 듣는 듯... 아까 읽어준 글을 생각하면서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스스르 잠이 온다. 좀 있다 일어나 보니 애들도 잠이 들었다. 오늘은 일찍 재우기(9시 반경)에 성공했다~~ 싶더니 결국 아영이가 새벽에 건너 와서 날 깨운 것이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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