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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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계시판에 올리신 글을 보았지만, 바쁨을 핑계로 그냥 지나쳤는데, 이곳에서
같은 분의 글을 다시 보며 답답한 마음에 한줄 적습니다.
울아이 반 6명밖에 안되서 그런지 서열 싸뭄도 만만치가 않은가봐요 그아이들이 월등히 똑똑하다보니 우리 아이가 좀 치이는것 같기도 하고(6명주의5등이래요 자기들 말로)
라는 님의 말이 너무 충격적이군요.
아직 일곱살 아이들이, 그것도 고작 6명인 반에서 벌써부터 등수를 나누고 서열을
짓는다니...
아니, 백명중 1등과 100등의 차이도 아니고 고작 여섯명중에서 1등과 6등의 차이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것도 아직 그 앞날이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 아무도 알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7살짜리 아이들 사이에서...
그래서 그냥 웃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이말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무서운
내용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아이들이 7살에 벌써 이렇듯 성적으로 사람의 등급을 메기고, 서열을 정한다면
앞으로 이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어떤 생각, 어떤 가치기준으로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할지 눈에 선하고, 따라서 섬칫하기조차 합니다.
지금, 고민중인 맘님의 아이는 어쩌면 벌써부터 마음속 깊은 내면에 '나는 6명중
5등인, 5등급의 인생이야'라는 생각을 갖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자신보다 공부잘하는 사람, 혹은 고작 영어 한마디 더 잘하는 사람앞에서
무의식적으로 열등의식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르는 것이죠.
물론 다른분의 말씀처럼 오히려 이 기회에 좀더 열심히 받쳐주고 관심을 기울여
아이가 실력(?)을 쌓으면 성취감도 느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이런 저의 우려는 싹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문제, 아니 더 중요하게 남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고민맘님의 아이뿐 아니라 그 반에 있는 아이 6명은 점점 성장하며 더욱더 경쟁과
서열의 구조속으로 자신들을 몰아가며 인간 자체의 존엄성보다는 표면에 드러난
학벌이나 성적으로 자신과 모든이들을 재단하게 되겠지요.
우리 사회의, 이 시대의 왜곡된 비인간적, 이기적 의식들이 중고생은 커녕, 취학전
7살 아이들의 순수성마저 좀먹어 들어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픕니다.
아이들은 거울입니다.
이 여섯명의 아이들은 분명 우리 사회의 병폐를, 어른들의 잘못된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요.
보다 직접적으론 이 아이들이 몸담고 있는 그 유치원의 경영마인드와, 교사들의
교육관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고 봅니다.
7살 아이라면 집에 와서 "엄마, 나는 우리반 6명중에서 5등이예요..." 가 아니라
"엄마, 나는 누구가 좋아요. 왜냐하면 노래를 잘하거든요. 누구는 자기의 물건을
잘 나누어 줘요, 정말 착해요. 나도 누구처럼 인라인 스케이트를 잘 타면 좋겠어요. 오늘 우리반 아이들이 모두 힘을 합해서 연극을 했는데, 선생님께 잘한다고
칭찬 들었어요..."
와 같은 긍정적이고 아이다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나긴 인생을 이제 막 시작하는 7살짜리 아이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민중인 맘님의 글입니다.
> 울 아이가 영어유치원 다닌지가 2년이 다되어갑니다만 지금은 취학반이구요 작년엔 그렇게 영어에 대해서 어려워 않더니 7세가 되서는 곧잘 어렵단 말도하구요 울아이 반 6명밖에 안되서 그런지 서열 싸뭄도 만만치가 않은가봐요 그아이들이 월등히 똑똑하다보니 우리 아이가 좀 치이는것 같기도 하고(6명주의5등이래요 자기들 말로)어휴 고민입니다 현명하신 맘님들!!그냥 보통 유치원으로 옮겨야 될까요?괜히 스트래스 싸이고 기 죽을봐에 차라리 평범한 유치원에서 월등히 대접받는건 어떤지 조언 바랍니다
| 6명중 5등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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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정희 등록일 2003-06-08 11:31 조회수 2,797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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