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이파리에 작은 초록빛 카멜레온이 앉아 있었습니다.
카멜레온은 갈색 나뭇가지로 옮겨 가더니, 갈색이 되었습니다.
빨간 꽃 위에서 쉬고 있을 때에는, 빨간 빛깔이 되었습니다.
노란 모래 위를 천천히 걸어갈 때에는 노란 빛깔이 되었습니다.
잘 살펴보지 않으면, 카멜레온이 있는 것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보통 때, 카멜레온은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 날에는 윤기가 도는 초록빛을 띱니다.
하지만 기분 나쁜 날도 있게 마련이지요.
그런 날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빛깔을 하고 있습니다.
배가 고파도 카멜레온은 먹이를 찾으러 가지 않아도 됩니다.
가만히 앉아서 먹이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위로, 아래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양쪽 눈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가----아, 파리다!
카멜레온은 끈적거리는 긴 혀를 쑥 내밉니다.
파리는 눈 깜짝할 사이에 뱃속으로,
카멜레온은 이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재미있는 일도 없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멜레온은 언덕 위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동물원이 보였어요. 아름다운 동물들을 이렇게
많이 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나는 얼마나 작고, 어리석고, 겁쟁이인가!
흰곰같이 되면 좋겠다. 그러면 크고 멋있을 텐테....''
그렇게 생각했을 때,
카멜레온의 모습은 흰곰처럼 커지고, 하얗게 되었습니다.
"플라밍고는 아름답구나, 저렇게 되면 좋겠다."
곧 카멜레온에게는 플라밍고와 똑같은,
아름다운 분홍빛 날개와 긴 다리가 생겨났습니다.
"여우같이 되면,
날씬해질 텐데...."
눈 깜짝할 사이에, 카멜레온에게는
빨갛고 탐스러운 여우 꼬리가
생겼습니다.
"물고기같이 되면, 헤엄칠 수 있을 텐데..."
"사슴같이 되면, 무척 빨리 달릴 수 있을 텐데..."
"기린같이 되면, 아주 먼 곳에 있는 것도
보게 될 텐데..."
"거북같이 되면, 걱정이 없겠다.
위험이 닥쳐올 때에는, 등딱지 속으로
숨어 버리면 되니까...."
"코끼리같이 되면, 힘으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거야."
"바다표범같이 되면, 멋진 재주를 부릴 수 있을 텐데...
이런 곳에 있지 않고, 서커스단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몰라."
마침 그 때, 사람이 두 명 지나갔습니다.
''저 사람들처럼...'' 하고 생각했을 때,
카멜레온은 파리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카멜레온은 배가 몹시 고팠습니다.
그러나 온몸에 여러가지가 너무 많이 붙어 있어서,
혀를 쓸 수가 없었습니다. 파리를 잡을 수가 없었어요.
''아, 본디의 내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그렇게 생각했을 때, 카멜레온은
본디의 모습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다시 내 모습으로 돌아왔다! 만세!"
..... 그리고 카멜레온은 파리를 잡았습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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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카멜레온 한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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