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패닉룸...2003/08/17 2003-12-19 23:47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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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영화...비디오로 영화를 보았다

남편의 배려로 가끔씩 상영관을 찾는 일은 있었어도
늦은 시간 방안에서(최근에 방으로 옮김,
거실이 좁아 설겆이라도 하면 비디오 소리가 안들린다고 해서..)
베개를 등에 붙이고 앉아 보는 비디오 영화는...
이곳으로 이사하고...는, 처음이다^^
이년이 넘었다..

요즘은 저녁으로 불룩해진 배를 위해
아이들과 밤산책을 나가곤 한다
오늘은 남편이 없어 두 아이 손을 잡고
동네를 돌다 우연히 들른 대형 비디오가게...
그 곳은 은창이때문에 들렀다가 회원이 된 곳으로
어찌어찌하여 연체를 하고 며칠 후 아침에야 겨우
비디오박스에 몰래? 비디오를 집어넣었던 곳이다

집에 있는 비디오도 잘 보여주지 않는 처지인데
비디오점에 있는 비디오테잎 중 아무래도 은창이의 눈을 끌어당기는 것은
디지몬 내지는 뭐 그 비스무리한 것들인지라
그렇게 연체를 한 후 더욱 피해 가던 곳을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은창이는 역시 디지몬류를 하나 꺼내 들고는
몇번이고 봐도 되는지 묻는다...
티비도 안보던 것이 그야말로 <환상적인> 디지몬을 보았으니
얼마나 감개가 무량할 것이며
얼마나 가슴이 벅찰 것인가...
그런 어린 마음에 적당한 제스처를 해주어야 했을텐데
나는 그저 무미건조하게....그래 하나 봐...
그것을 가슴에 꼭 안는 아이...

그리고 내 것으로 빌린 것은
바로 조디 포스터가 나오는 <패닉룸>이었다
비디오대여료는 800원인데 연체료가 1200원이었다 ㅠㅠ

누구에게나 왠지 매력적인(이유가 딱히 없어도 혹은 설명이 안되어도^^)
사물이나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그 사람, 특히 배우에 있어서 내게는 조디 포스터가 그러하다
뭐 그렇다고해서 그녀의 영화를 섭렵했느냐...
물론 아니다^^;;(아...그래서 이유가 없는 걸까?)

그녀의 영화 콘택트(?)였던가...
그 영화가 호평, 아니 호응을 별로 받지 못했을 때도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웃긴다, 나 자신도 안 보고서는..)

이 영화는 예전에 티비를 시청할 때
즐겨보던 모방송사의 비디오여행인가하는 프로에서 소개되어 알게 되었다
딸과 함께 패닉룸으로 피신?한 극한 상황이라는 설정이
또 내가 좋아하는 류다...

자, 이제 패닉룸이야기를 해보자..

바람난 남편과 막 이혼한 여자 맥은 딸과 함께 새로운 집을 찾게 된다
새로운 집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조건이고
더구나 <패닉룸>이라는 절대안전하다는 방까지 있으니
그것이 주는 안심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스멀거리는 불안을 감지하면서도
결국 이사를 결정한다

이사한 바로 그날...세명의 강도가 들어온다..
패닉룸을 바로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딸 사라와 함께 패닉룸에 숨어들은 맥은 <맥가이버>같은 기지를
순간순간 발휘하지만 매번 절정적인 순간에 좌절하고 만다
강도들도 바보는 아니었으니까..
더구나 강도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 패/닉/룸/ 안에 있으니...원.

강도들의 면면도 재미있다
전주인의 손자로 그 강도짓의 리더임을 자처하는 얼빵남,
목소리의 고저가 없는 복면남, 역시 그런 류는 소름이 끼치는데
결국 그 캐릭터대로 최후까지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아...불쌍한 패닉룸 메이커인 흑인남자...

사방이 강철로 되어있는 패닉룸은
밖에서는 절대로 열 수가 없다
하여 이 강도들 별별 방법을 다 써보지만
똑똑하고 씩씩한 두 여자를 어찌 하지는 못한다

밀고당기는 상황은
딸 사라의 호흡곤란증세(천식?당뇨?간질? 모르겟다)로 인해
위치이동이 이루어 진다
맥은 딸을 위한 주사를 위해 패닉룸을 나가고
강도 두사람(얼빵남은 가슴아프게도 소름남에게 희생됨)은
사라가 있는 패닉룸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패닉룸...
부동산 중개업자가 안전한 방이라 소개한 그 방..
누구나 설마하지만 그러면서도 꼭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방.
그런 방이 실제로 있다해도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그 자체가 안전하지는 못하며
아니 오히려 그 방 자체가 지극히 <불안전>한 그 자체일 수도 있다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어
아니 완전하다고 보여지는 게 더 무서워...
컴컴한 방에서 쪼그리고 앉아서는(누워서 보아지지 않았음)
아줌마는 생각했다..

호랑이에게 물러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는 옛말을
온몸으로 입증한 조디포스터의 가슴졸이는 액션?과 기지는
뭐 영화니까 그렇다 치자
어째튼지간에...여자건 남자건 똑똑(정신)하고 씩씩(육체)하고 볼 일이다
거기에 굳이 한가지를 더하자면 시끄럽지 말 것!
시끄러웠던 그 얼빵남의 죽음이 가르쳐 준 교훈이다.

눈여겨 보여지는 장면들은..
꼭 그렇지는 않겠지 싶으면서도 여전히..
외국영화를 보면서 느껴지는 건,
부녀지간이든(아이앰샘),모녀지간(패닉룸)
모자지간(제목기억안남,에이즈걸린 아들과 그 친구 이야기인데..)
부자지간(뭐가 있을까나...)에
참 인격적인 대화(관계)가 가능!!!!한 모습을 본다는 게
무지막지하기가 이를데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너무 생소하면서도
너무 간절해진다...

더우기 제 주변(여기 쑥쑥을 통해서 더욱..)에 실제로
이런 부모와 자녀간에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때로는 그것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가득이나 작고 초라하기 그지 없는 행색의 내가
부끄러움에 작고 작아져 <멋진 뼈다귀>의 그 여우마냥
생쥐구멍으로 달아나야 할 판이 될까봐....두렵고 떨린다(진심이다)

마지막으로...
늘 내가 궁금한 것 한가지..
정말 살려고 죽을둥살둥으로 뛰면 사자에게서 토끼는 살 수 있을까
정말 배고픔의 간절함이 덜하여 쫓는 사자는 토끼를 놓힐까..
이런 영화의 끝에 꼭 생각하는 것이다
과연 현실은 어떤지
현실의 저편에 있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진리는 무엇인지...
캬....
영화 한편보고 철학합니다 ㅋㅋ

(참고로 2008년 세계철학대회가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나 뭐라나...)

만약에...
내가 어울리지도 않은 단발머리에 네모진 뿔테 안경을 끼고
나타나는 일이 있다면...
조디 포스터가 그저 한 인간, 버려놨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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