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감명깊게 읽었습니다..제가 쑥쑥을 늘 찾는 이유는바로 윤형맘님이 쓰신 이런 글들이 좋아서 입니다..초보엄마이다 보니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참 많이 헤맷습니다..어쩔땐 울아기는 저의 실험대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둘째는 좀 재대로 키울 수 있을 런지..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 한 두번 뵌 분이에요. 30대 후반 쯤 되었을까요? 아마, 내외분이 동갑이라고 하신 것 같습니다.
>
> 조그만 동네 목공소를 하시는 분들이에요.
>
> 배경이 흥미롭습니다. 아저씨는 화학을 전공해 연구소에서 몇 년 몸 담으셨던 분이구요, 아줌마는 수학을 전공해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셨답니다. 지금은 두 분다 전직을 버리고 작은 목공소를 꾸리고 계시지요.
>
> 인상은 또 얼마나 좋으신지 몰라요. 왜, 유난히 해맑고 천진해 보이는 분들 있잖아요. 특히 웃을 때... 그 분들이 그러시더군요. 그 분들 얼굴을 보다 보면, 왜 대도시 생활을 접고 중소도시, 그것도 변두리 마을에 작은 목공소를 차리게 되었을지, 짐작이 갑디다.
>
> 두 분이 또 기가 막히게 닮은 점이 있는데요. 바로 아이들 교육에 관한 생각이죠. 조기교육이라는 말이 참 그분들 앞에서는 무색할 정도입니다.
>
> 기억나는 대로 아저씨 음성을 옮겨볼게요.(천사같이 해맑은 얼굴을 한번 상상해보세요)
>
> "우리 애들요? 하나는 6학년 머시매, 작은 놈은 4학년 머시매(대충 이 정도 나이였다고 들은 것 같네요)에요.
>
> 우리 애들은 글자 하나 안 가르치고 학교 보냈어요. 가더만 매냥 받아쓰기는 빵점만 맞구...흐흐흐... 좀 있으니까 한 40점은 받더만...
>
> 지금은, 반장도 하고 할 거 다해요.
>
> 공부하란 말은 절대로 안 했어요. 으이그... 그 지겨운 걸 뭐하러 자꾸 하라고 해요? 흐흐흐...
>
> 숙제도 하란 말 안 했어요.
>
> 아, 지가 생각해봐서 다음 날 몸으로 떼울 수 있겠다 싶으면 실컷 놀다가 학교가서 몸으로 떼우면 되는 거고... 흐흐흐... 안 그래요? 또, 지가 생각해봐서 죽어도 해야 되는 거다 싶은 거면 밤새서라도 할 것이고... 흐흐흐... 지가 알아서 하는 거지..."
>
> 그 때 전 결혼 날짜를 받아둔 예비 신부였지요. 그 아저씨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
> 아줌마도 뭐 똑같은 생각이신 것 같았아요.
>
> 재미있는 건, 그런 생각이 소신이다 뭐다 하는 얘기 자체도 그 분들에게는 사치스러워 보였다는 점입니다.
>
> 사실, 전 소신이 이렇네 저렇네 얘기하면서도, 뒷구멍으로는 쓸 돈 다쓰죠... 히히히...
>
> 그 분들처럼 아이를 키우는 것이 물론 교육적인 면에서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다행히 아이들이 또 부모님 닮아서 착하다 보니, 그렇게 잘 자랄 수 있었던 것이겠구요...
>
> 부러웠던 건요...
>
> 일단, 부부가 그렇게 똑같은 생각으로 아이들을 대할 수 있다는 거...
>
> 그리고, 어쨌든 그런 부모 밑에 자란 그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글자 하나는 모르더라도, 참 밝고 자유스러울 것 같다는 느낌이었죠.
>
> 마지막으로, 그런 자신들의 생각을 기냥 실천할 수 있는 꾸밈없는 그 분들의 마음이었어요.
>
> 눈, 코, 입 운운하다 보니, 요즘 그 분들 생각이 절로 납니다.
>
> 제가 정말 윤형이를 자유롭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도 하게 되구요.
>
>
쑥쑥몰
> 
최신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