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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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쯤 되니까, 그 나이의 특성 때문인지 키 크는 것이 잠시 멈추면서 오동통 해지는데, 조금 걱정을 하다가 자랑이네 학교에 가서 동갑내기 사내아이들이 모두 비슷한 상황인 것을 보고 나서는 안심을 했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자랑이가 밥을 먹는 모습에 변화를 보였어요. 아무 생각없이 '많이' 먹더라구요. 저녁 한끼에 밥을 세 공기를 먹고, 특히 고기를 '탐'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꼈지요. 매일의 식단에 저 나름대로 균형있게 준비를 한다고 5군의 음식들을 밥과 국, 반찬에 골고루 내곤 했는데, 고기와 밥에 열심을 내는 자랑이를 좀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어느날 수영을 하고 들어와서 옆으로 누워있는 자랑이의 뱃살이 추욱 쳐지는 것이 보인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걷고 뛰고 할때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이 둔하게 움직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건 아니야!' 하고 결심한 건 저였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모였을 때 '자랑이의 다이어트'를 선언했습니다. 자랑이도 동의를 했구요.
하루 세끼는 먹고 싶은 만큼 먹는다.
설탕이 첨가된 과자류의 간식은 최대한 먹지 않는다.
기름으로 튀긴 '칩'류의 과자도 끊는다.
햄버거는 먹지 않는다. 집에서도 요리하지 않는다.
생선등도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굽는다.
밥에 현미를 많이 섞는다.
간식은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으며, 정 배고프면 통밀빵에 치즈를 발라먹는 정도로 해결한다.
우유와 물은 언제든지 많이 먹을 수 있으나, 설탕이 첨가된 탄산음료와 주스류는 집에서 흔적을 없앤다. 천연 오렌지주스만 마신다.
버터나 마가린을 없애고, 올리브유와 식물성 기름을 음식에 사용한다.
그리고는 저도 바빠졌습니다. 편하게 과자봉지를 뜯어서 먹을 수 있었던 간식이 없어졌고, 싱싱한 야채를 사 들이고, 씻고 자르고 담아서 식사와 간식때마다 챙겨줘야 하니까요. 우유는 먹기 싫어하고 달콤한 주스를 찾으면, 얼려두었던 딸기와 바나나를 우유와 함께 꿀을 넣고 믹서기에 갈아서 밀크셰이크를 만들어 줍니다.(우리집공식 간식음료수). 식사때도 식판에다가 반찬을 담으니까, 무엇을 어느정도 먹는지 눈으로 볼 수 있어서 편하더군요.
식생활로 인해 아이의 정서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면 안 되기에,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기도 합니다.
'자랑아, 넌 뚱뚱한 거 절대 아니야. 이것봐, 우와! 이 탄탄한 근육! 이 배만 좀 들여 보내자. 당뇨병, 고혈압 걸리면 네가 너무 힘들어지거든. 지금 여기서 몸무게는 그대로 놔두고, 키만 쭈욱 자라게 한 번 노력해 보자. 엄마가 주는 거 열심히 먹고, 엄마가 금지한 거 안 먹으면 되는거야. 쉽지?' 또한 엄마가 금지하는 음식은 왜 안 좋은지를, 권장하는 음식은 왜 먹어야 하는지를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자세하게 설명 해 주고 있습니다.
항상 잘라놓는 오이와 당근, 샐러리는 언제라도 잘 먹어주니 고맙구요.. 남편이랑 제가 먹으려고 사다놓는 달고 영양가 없는 간식들도 줄이고, 먹고 싶어서 사다 놓은 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 놓았습니다. ㅡ.ㅡ
몸무게는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 달 사이에 키가 3-4센티미터 정도 자랐네요. 줄넘기를 시작한 덕에 뒤로 돌리기도 할 수 있다면서 열심히 연습을 했는데, 손잡이가 떨어졌다고 다시 시들.. 그 줄넘기 한국 갔을 때 사온건데, 그거 어디가야 살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