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우에게 엄마표일본어를 하면서 느낀 게 많다.
나의 일본어실력이 자라고 자연스러워지는 것, 아이가 알아듣고 말하기 시작하는 것은 이제 새로운 일도 아니다.
게으른 내가 끊임없이 아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채찍같은 존재, 제2외국어, 일본어다.
어설픈 실력이 늘면서 보이는 일본이라는 새로운 세계, 우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생각들.....
생각이 넓어지고 관대해지고 설마 이나이에 창의성이 생길 것 같은 다양성을 펼쳐 보여준다.
일본어를 공부한다니까 신랑은 일본어로 된 각종 전문서적부터 사다 나른다.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새들과 풀들에 대한 책들이 우리나라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영어자료는 브리태니커랑 인터넷자료를 보면 되니까...라는데 원서구입하는 데 완전 신난 것 같다.
언어는 도구지 목적이 아니다. 모두가 그렇게 말하지만 속마음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이 시대에 언어 하나만 잘하면 대접받으니까. 그래서 '회화'실력, 그러니까 발음이나 액센트 등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그토록 민감하고 예민해지는지 모른다. 물론 이왕하는 거 정확하게 하면 좋지만 그렇게 해서 원어민처럼 말하게 되면?
머리와 생각이 텅 빈 원어민들을 보라. 우리나라 회화학원에서 선생이랍시고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밤에는 건전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원어민도 있지 않은가.
요즈음 영어보다는 우리말로 엄마와 감정을 교류하고 대화를 하면서 먼저 한국말의 토대와 정서적 안정을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정말 맞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서 무엇을 하든지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일이다. 이건 가족간의 친밀하고 자유스러운 대화와 여유를 통해 길러진다.
이때는 여러 육아 다큐나 육아서적을 읽고 받아들여서 우리 아이에게 감정 코치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렸을 때 자랐던 것처럼 나도 내 아이를 기른다면 뭐가 달라지겠는가? 엄마아빠가 솔선수범해서 자기자신을 닦고 그렇게 해서 편안하고 든든한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가 질문을 한다면 무시하지 않고 같이 아주 자세한 부분까지 탐구해 나간다거나, 평소 어떤 주제로 토론할 때 아이를 참여시키고 존중해준다거나 하는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
이때 제2, 제3외국어는 아주 훌륭한 도구가 된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언어가 하나 늘면 또 하나의 다른 세상이 열리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에는 학문을 위한 자료가 별로 없다. 서점마다 신간으로 넘쳐나지만 정작 필요한 책들은 별로 없다. 그럴 때 아이들은 궁금한 것들, 새로운 것들에 대한 정보를 예를 들어, 야후에서 찾거나 미국 원서를 보고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렇게 해서 끝까지 질문에 대한 답을 파헤쳐 나갈 수 있다면 아이가 느끼는 성취감은 남다를 것이고 그 아이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영어를 가른친다. 들.
나도 가르칠 것이다. 영어를 위한 영어가 아니라 학문을 위한 영어로. 새로운 앎을 위한 언어로.
그런데 나는 일본어부터 가르친다. 어차피 중국어와 영어도 가르칠 건데 그 순서야 어떠랴. 솔직히 남들 따라하기 싫어서 그랬다.
그리고 남편 말마따나 일본은 섬세하고 꼼꼼한 나라다. 그래서 책도, 사전도 잘 만든다. 뭔가 찾아보고 싶을 때는 일본어로 된 책을 봐도 충분하다. 실제로 맞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에는 '번역국'이 있다고 한다. 지식의 발전을 위해 밑천이 궁색한 채로 허접한 논문이니 뭐니 뭔가 만들어내기보다는 한동안 외국 선진국의 책을 많이 번역해서 '풍부한 앎'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야 뭐가 나와도 나오지 않겠는가.
그래서인가 우리나라는 일본을 우리와 동급으로 생각하며 반무시하지만 일본에는 노벨문학수상자도 나오고 물리학상수상자도 나오고 그런다.
물론 세계의 공통언어와 문화!가 다 미국화되긴 했다. 그런데 한 문화 일색인건 너무 재미없잖은가! 그런데다 부작용도 많다. 패스트푸드 음식문화, 과학주의, 서구의학 등.. 이젠 미국사람이 동양것, 새로운 것을 찾는 시대가 왔는데 우리만 거꾸로 일색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만 한다.
동양은 자기들의 좋은 것들을 다 버리고 서양만 쫓아가려고 해서 자기들의 건강한 식탁대신 성인병요소 천지인 패스트푸드를 택했고, 과학과 이성주의 때문에 자신들의 문화를 버렸고, 마찬가지로 자연에서 치료방법을 찾기보다는 알약에 의존하게 되었다.
하여튼 영어일색으로 가는 것도 무리이고(다양성과 독창성 부재), 중국어나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그들의 문화와 정신을 가르치지 않는 거야 말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5천년 빛났던 중국의 문화를 만만히 볼 게 아니다. 그들이 지녔던 유교문화와 효 사상에 대해 오히려 서구인들이 주목하고 있고, 그것이 자신들의 이성주의를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는 세계의 흐름을 보라.
그들이 남긴 많은 책에는 오늘날 보았을 때 새롭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문화와 진실은 시대를 초월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중국어와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그냥 '한자'를 많이 알아서 자격증을 따거나 빨리 언어를 유창하게 말하기를 바라기보다, 지금까지 그 문화를 담아내었던 한자의 역사와 그 속에 녹아든 생각들 사상들을 곱씹어보면서 천천히 가고싶다. 가고싶다, 그런 생각을 하게 했다. 내가 은우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면서는.
은우가 일본어를 접한지 15개월쯤 되었다. 15개월부터 시작했으니까 꽤 했나. 어차피 내가 하는 말은 간단하고 반복적인 내용이니 다 알아듣고, 간혹 말도 한다. 그러니 나도 욕심을 좀 부릴때가 되었나. 중국어를 하고 싶다. 어서 한자를 알아서 중국의 문헌들을 읽어보고 싶다. 해서 조금씩 외우려고 한당. 2011년부터는 은우에게 중국어도 들이밀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있다.
여러가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구하고 싶은데, 시골구석에 있다보니 참 힘들다.
쑥쑥이 많이 도움이 된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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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제2외국어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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