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영어캠프 보낼까 말까

△ 영어표현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주는 영어캠프는 부모나 아이가 그 필요성을 공감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겨울방학 영어캠프 행사 장면.(한겨레 자료사진)
덩달아 갔다간 허탕, 아이의욕 솟아야 알차
“아이 영어캠프 보낼까, 말까.”
여름방학이 두달 정도 남았지만, 방학 때 영어캠프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바쁘다. “캠프가 효과가 있을까” “참가비가 부담이 되는데…” 하는 고민을 해본다.
‘옆집에 누가 가는데, 우리 애라고 안보낼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영어캠프 정보를 모아보기도 한다.
요즘은 방학을 이용해 국내에서 열리는 영어캠프도 많다. 해외 캠프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지만,
값이 비싸고 어느 정도 기본실력이 있어야 효과가 있다는 점을 학부모들이 알게 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해외 단기연수보다는 ‘무난한’ 국내 캠프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영어캠프가 무난하다고 하지만, 뚜렷한 목적없이 ‘남이 하니까’ 식으로 보냈다가는 오히려
자신감 상실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국내 영어캠프라 해도 대개 2~4주 정도
떨어져 생활하고 상당한 비용을 내야 하는 만큼, 부모나 아이가 영어캠프에 참가할 만한 분명한 목표를
공유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엄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완기 서울교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영어캠프의 상당수는 교육적 목적보다 이윤추구에 치우쳐 있어 강사의 질, 시설, 교육프로그램의 내용 등이
애초 선전과는 달리 부실한 경우가 많다”며 “자녀가 한달 정도 생활할 공간인 만큼 프로그램에 관한
여러 사항을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난한’ 국내캠프 선호 추세
단기간 실력향상 기대는 무리
영어 자신감 생긴다면 충분
목표 분명하게 세우고
프로그램 꼼꼼히 확인해야
영어캠프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보면, 20~30% 정도는 이미 캠프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다.
학부모 황윤숙(36·서울 성북동)씨는 지난 여름·겨울방학 때 국내 영어캠프에 참가했던 초등학교 4학년 딸을
올 여름에도 보낼 예정이다. 그는 “처음에는 비용 때문에 망설였는데, 아이가 다녀오더니 성격도 밝아지고
영어실력도 늘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의 의욕과 프로그램의 질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무리하게’ 참가했다가
중도에 그만두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캠프코리아의 오재욱 팀장은 “학생들의 마음상태가 가장 중요하다”며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아이와 겁먹고 오는 아이는 캠프생활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캠프는 부적응 아이들을 상담하는 전문 상담교사까지 두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영어캠프에 보내면서 “갔다 오면 영어가 크게 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기대감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이다. 서수현 공주교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언어는 거듭된 습관과 반복에 의해 체득되는데, 한달만에 영어능력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아이들에게 영어표현에 대해 자신감을 주고, 동기부여를 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간절히 원하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부모가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영어캠프는 대개 대학교, 언론사, 국·내외 관련업체 등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서로 손을 잡고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영어캠프만 10여개에 이른다.
김종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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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영어캠프는 로또복권?
싼값·양질 기대에 신청자 몰려
소수만 참여가능 아쉬움 남겨
7월21일부터 3주 동안 초등 3학년~중학생 대상의 여름방학 영어캠프를 계획하고 있는 경기도청은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1300여명 모집에 이미 1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도청쪽은 추첨으로 최종 참가자를 선발할 예정이지만, “이렇게 지원자가 많으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올 여름방학이 4회째인 서울시교육청의 영어캠프도 모집정원(200명)에 비해 치열한
경쟁률 탓에 많은 학부모들은 그런게 있었는지조차 ‘실감’하지 못한채 마감이 끝났다.
이처럼 교육청, 도청 등 공공기관이 실시하는 영어캠프에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무엇보다
일반 사설캠프의 3분의1 수준인 50만~60만원(3~4주)의 저렴한 참가비 덕분이다.
이들 기관은 참가자 1인당 100만원 가까운 자체 예산을 지원해 참가비를 크게 낮췄다.
여기에 주최쪽이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캠프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아 다른 여러 기관에서까지 자료요청을 하고 있다”며
“영어에 몰리는 사교육비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원자중 극소수만 참가하게 되는 탓에 실제 사교육비 흡수 효과는 거의 없이 오히려 ‘영어캠프 붐’만
조장하는 꼴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50만~60만원의 참가비조차 저소득층한테는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킨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황진우 전교조 초등위원회 사무국장은 “참가자 1인당 100만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현 교육여건에서 지나친 특혜”라며 “참가자 폭을 대폭 늘리고, 저소득층 자녀에게 우선권을 주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태 기자
출처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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