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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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시 짓는다는 소식에 많은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갔다가, 학교를 다 지었다는 소식에 또 많은 학생들이 기쁨이와 자랑이가 다니는 이 학교로 모여들고 있다.
올해는 교장선생님도 교감선생님도 모두 바뀌고, 두 선생님은 정년퇴직을 하시고,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새로 온 선생님 외에 또 몇 명의 선생님들이 새로 오셨다.
첫 날은 30분 수업(?)이라서 자랑이네 교실에 들어가서 앉아 있었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몇은 서먹한 듯 조용히 앉아 있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기 시작하던 나머지 아이들은 금새 신나게 떠들기 시작한다. 그 중에서도 제일 말이 많고 액션이 크고 목소리도 큰 아이가 있었는데...내 아들, 자랑이이다.
개학하기 일 주일 전만 해도, 아파트 내에서 제일 친하게 지내던 알디라는 친구가 코퀴틀람으로 이사를 간다며, 울고불고..우리도 코퀴틀람으로 이사 가자고 하던 녀석이, 개학 하루 전에 같은 반 친구인 파이야즈, 리스, 알렉스와 같이 수영장에 가서 신나게 놀고 오더니 이사 가자는 말도, 눈물도 쏘옥 들어갔다.
출석체크를 하고, 임시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방학 때 있었던 이야기를 할 사람에게 말 할 기회를 주고,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두어 가지 게임을 하고 끝냈다. 아이들이 제일 먼저하겠다고 한 게임은 (이름은 잊었다), 스폰지 공을 하나 주고, 아이들이 공을 패스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게임이지만, 그 게임의 주요 규칙이 '침묵'이다. 웃음소리도 내면 안 되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 게임은 선생님들이 좋아할만한 게임이지만, 아이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조용히 노는 게임이이라고 선생님이 다가와서는 속삭였다. '아이들이 불평없이 지칠 줄 모르고 재미있게 하는 게임이 저 게임입니다.'
오늘은 개학 둘째날. 이번 한 주간은 선생님과 전교 학생들이 두루 섞여서 서로를 알아가는 기간이다. 그래서 수업은 없고 도시락만 가져가서 전 학생들이 각 다른 학년 학생들과 섞여서 한 조가 되어서 학교 안을 돌아다니며 게임도 하고 활동도 한다.
금요일날 자신들의 선생님이 정해진다고 한다.
어제는 집에 돌아와서, 자랑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듣기'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작년에는 선생님이 워낙 기술이 좋으셔서, 자랑이를 예뻐하시면서도 떠들 틈을 안 주시면서 빈틈이 없으셨지만..올해는 어떨까 조금 걱정이 된다.
자랑이는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머리속에 알고 있는 모든..모오든 이야기를 입 속으로 내어서 이야기 하기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그 통제력을 자주 잃는다. 남편과 나는 아이에게 말을 아끼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하려고 노력하지만...일단 친구들과 만나기만 하면 부모와 했던 훈련과 약속이 힘없이 무너져 버리고 만다.
작년에 선생님께서 아이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 말씀 해 주셨고, 나도 그 학급에 자주 나가 본 결과 자랑이만 말이 많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4학년 쯤 되면, 친구들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좀 진지하게 '생각'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엄마로서의 바램이다. 올해는 내가 학교에 많이 나가 보지 않더라도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쁨이는 올해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은 친구인 찬미와 함께 등하교를 하겠다고 한다. 어제도 오늘도 내가 깨워 줬지만,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지런히 등교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4학년, 6학년. 이제 고학년이 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잘 알아서 성실하게 학습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매일을 보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