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돌아가기...2003/11/06 2003-12-20 00:34
1504
http://www.suksuk.co.kr/momboard/BFA_044/76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쑥쑥닷컴 - 파일 다운로드

파일을 다운로드 합니다.

댓글 남기기
지난 주 월요일에 이사를 했으니 대충? 짐정리도 되었을 법한데
여전히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요일 오전부터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겨 사실 그 날 무슨 정신으로
이사를 했는지 모릅니다
은창이는 친구네 부탁을 해서 집에서 누리지 못하는 호강을 누렸지만
(그 집 엄마의 정성스런 간식과 저녁..그리고 친구와의 원없는 놀이...)
은송이는 오전에 모임을 하고 오후 이사로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지치기도 하고
우락부락한 아저씨들이 번쩍번쩍 짐을 옮기는 장면이 낯설고
아직 새 집에 대한 아무런 감정이 없기에
잠깐 들르신 친정아버지께 맡기고 은행에 간 사이에
옷에다 오줌을 싸고 눈은 졸음이 가득하면서도 엄마만 찾느랴 자지도 못하다가
돌아온 엄마 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잠이 들었더랬습니다

새로운 집에서의 첫날....
남편이 일이 있어 저녁에 나가 들어오지 못했던 그날밤...
가뜩이나 낡은 집인데 갑자기 비오고 바람 부는데
저는 정말이지 집이 날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넓은 방의 한쪽 구석에서 셋이 옹기종기 붙어서 자는데
한밤중에 내리는 비와 천둥, 번개에 잠이 깼습니다
커튼도 없는 창문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휘잉~~하면서 내뿜는 바람과 천둥소리..
우....정말 무서운 밤이었습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은창이는 새로운 노선에서
유치원 버스를 타고 등원하지 못했습니다
화요일은 버스 서는 곳을 모르니 아예 택시를 타고 유치원에 가서
문의를 했기에 못탔습니다
수요일은 아침부터 바쁜 일이 있어 이리저리 뛰는 바람에
결국 예전에 타던 장소로 가서야 탈 수가 있었지요
목요일은 하도 꾸무적거리길래 옐로우카드 후의 레드카드 받고
과감히 유치원 결석시켰습니다
(꾸물대서 늦으면 앞으로는 절~~대 택시 타고 가지 않겠다고 다짐을 받았습니다)
금요일은...익숙하지 않은 승차시간에 결국 버스를 놓치고
결국 제 잘못으로 그리 된 것이니...택시 타고 유치원 갔습니다

그동안 좁은 집을 핑계로 박스채 보관해 놓았던 책들을 정리한답시고
하루에도 열두번은 더 책꽂이를 이리저리로 옮기다보니
남는건 거친 손과 그 거친 손의 상처 뿐이더군요
(그래도 결국은 풀었던 상자로 도로 들어간 책들이 있는데
그 책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죠...)

정신없는 가운데 왜 밥에 대한 애착은 강한지
그나마 제일 먼저 자리잡은 부엌에서 압력솥에 밥은 잘도 해먹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밥만 열심히 하면 뭐하냐고
반찬은 삼일내내 똑같다고 해서
제 사나운 눈초리를 받아야 했지요^^;;
(김치/깻잎짱아지/김구이+삼일내내 김치찌개..)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토요일에는 난데없는 사고로 그렇지 않아도 정신없는데
아주 벼랑으로 제 정신이 몰리더군요^^;;
주말에 은창이 실내화도 못 빨아 이번 월요일 아침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방에 넣었죠
보름단위로 체크하는 바른생활계획표라는 게 있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니 그것도 못 갖고 갔죠..
유치원 주간계획서가 분실되어서 본의 아니게 맨날 유치원에 전화하는
열성엄마 되었더랬죠...
(그래도 여전히 준비물은 못 챙겨보냈으니
아마 유치원에서는 그랬을 겁니다 전화는 뭐하러 하나...)
남편은 옷갈아 입으려다 입을 게 마땅치 않아 도로 입고 출근하고...
(왜 그렇게 이불 빨래만 일주일 내내 돌려댔는지...원...)
급기야 어제는 그토록 악착같이 해대었던 밥^^을 하려고 보니 쌀도 똑 떨어지고..
그런 가운데 이번에 구입한 런투리드 분류작업한다고 펼쳐서는 내리 두시간동안
남편이랑 마주 앉아서 색색의 포스트잍에 번호 부여하고는 다시 셀로판테잎으로
붙이는 것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신이 나서 자장면을 입에 가득 넣고는 헤헤거리고..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참 어렵고 힘이 드네요
아직도 둘러보면 <정리>를 외쳐대는 것들이 수북합니다
정리된 것들과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공존하는 이 집에서
나 자신은 과연 어느 쪽인지 생각해 봅니다

오늘은 부엌에서 신을 슬리퍼 두 켤레를 사왔습니다
구옥이라 가스비가 엄청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부엌에는 불을 넣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티비에서 나오는 넓은 집에서처럼
우리 집은 부엌에서 실내화를 신기로 했습니다^^
할인매장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서서히 바뀌고 있는지라
폭신폭신한 이 남색의 실내화 머리에는 커다란 별이 박혀 있네요...

또 아주 오랜만에 도서관에도 갔습니다
낮에 아는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전에 제가 대충 읽었던 책을 읽고 도전을 받았다는 이야기에
늦은 시간(오후 5시)임에도 부랴부랴 유모차 밀고 다녀왔습니다
그토록 기대했던 이사 후 첫 도서관 나들이는 이렇게 얼떨결에 이루어졌습니다

겨울용 실내화와 도서관 나들이로...
드디어 일상에 진입한 느낌입니다

가을이 더 멀리 달아나기 전에
놀이터에서 더 많이 놀고
아이들 사진도 찍어주고
책도 좀더 보고
신앙생활도 더 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