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시고 답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답글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답을 달지 못하고 이렇게 한꺼번에 씁니다.
정빈이는 지금 아빠와 받아쓰기 연습 중입니다.
오늘은 무슨 일인지 정빈이가 받아쓰겠다고 했는데, 오!!! 이런.
"아버지 무슨 발음이 그래요? 어떻게 쓰라는 거예요?"
저희 집 남자 경상도 토박이니 그 발음이 끝내줍니다.
경제과 출신인데 '경제' 발음을 못하고 늘 "갱제"라 합니다.
문제가 된 발음은 바로 이것입니다.
"5번, 우리 슨생님"
남편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하고 몇 번이나 똑같이 반복을 하는 겁니다.
"우리 슨생님이라니까, 우리 슨생님. 니 슨생님 몬쓰나?"
급기야 제가 끼어들어 "선생님"이라고 해야한다고 하자 남편 왈
"경상도 아가 경상도 말을 알아 들어야제. 슨생님케도 알아서 슨생님이라고
쓸 줄 알아야 할꺼 아이가."
남편은 끝끝내 슨생님을 외쳐댔답니다.
남 편 - "10번, 바른 자세."
정빈 - 안에 세에요 밖에 새에요?"
남편 - 시험인데 그런 거 물으면 되나? 몬갈켜준다. 근데 밖에 새는 훨훨 날라댕기는 새밖에 없따.
정빈 - 아아~~~~, 그럼 안에 세네. 그런데 왜 가르쳐줘요? 시험이라 못가르쳐준다면서요?
남편 - 갈키조도(모르시는 분을 위하여 '가르켜줘도') 난리고.
이러니 받아쓰기가 제대로 될리가 있겠습니까?
이 글 쓰는 사이 둘의 받아쓰기 연습은 끝이나고 침대로 갔습니다.
자느냐고요? 글쎄요?
둘이서 만화 짱뚱이를 서너권씩 읽을 겁니다.
요즘 남편과 정빈이가 함께 가장 열광하고 있는 책이 짱뚱이 시리즈인데
남편이 조금 더 좋아합니다.
정빈이가 일명 저희 집 짱뚱이거든요.
남편은 나중에 정빈이를 모델로 하여 짱뚱이와 비슷한 만화책을 내고 싶다고 합니다.
조그만 일에도
"적어 놓자 적어 놔. 그래야 나중에 쓸거 아이가. 머리 나빠 다 잊어뿌고 후회하지 말고 얼른 적어 놓자."
남편 나이에 조금 늦은 아이이다 보니 정빈이가 하는 행동들이 남편에게는
그저 대견하고 이쁘기만 한가 봅니다.
정빈이는 정말 많이 건강해졌고 엄청난 개구장이랍니다.
둘이 킬킬대며 웃는 소리가 엄청 커지고 있습니다. 남편의 웃음소리가 더 크답니다. 10번도 더 본 책을 보며 저렇게 웃을 수 있는 걸 보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