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 글/그림 | 문학동네
이 책은 이사 오기 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입니다
우스꽝스런 그림에 손이 갔던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실제 우리네 이야기임을 틀림없게 느끼게 하는 내용과
그 내용을 담고 있는 바로 그 재미있는 그림입니다
이 책의 나오는 누나와 아이는 엄마와 함께 은행에 갔다가
엄마를 잃어버립니다
엄마가 있을 때는 그저 오고가는 사람들이었지만
엄마가 없는 자리에서의 사람들은 너무 많고 너무 바쁘고 너무 낯설기만 합니다
그래도 우리의 누나 아이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동생이 곁에 있기 때문이지요^^
엄마와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 누나는
동네 가게 앞에서 주저앉는 동생에게
엄마와 똑같은 멘트로 동생을 나무라고
나름대로 씩씩하고 의젓하게 집까지 옵니다
아이들이 없어져서 당황한 엄마와의 조우,
엄마의 전화를 받고 내달려온 아빠,
그리하여 맛난 저녁식사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내용이지만
보는 내내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양옆에 잠자리핀을 꽂고 바지를 엄마는
예쁘게 앞치마를 두른 새롬이의 엄마(모출판사의 읽기용 책^^)처럼 교과적이지 않아
그것이 놀랍기도 하거니와 좀 지나니 더욱 정겹게 느껴지는
바로 옆집 아줌마...아니 바로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잠자리핀대신 이마를 훌렁 넘기는 머리띠를 합니다^^;;)
아이를 찾고 놀란 가슴을 옆집에서 다독이는 엄마가
약간 다리를 벌린채 털썩 주저앉아 커피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더없이 실제적이며
그 옆집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아이들 장난감의 위치나 정도는
그 속에 살지 않았던 사람만이 아는 현장감이 묻어납니다..
또 제가 너무나 애절하게 좋아하는 포대기를 한 아줌마의 모습도 나옵니다
(이 이유 하나로 <우리 몸의 구멍>의 마지막 장면을 더욱 아끼는 아줌마입니다^^;;)
또 동생이 징징거렸던 동네가게에 비치된 초코파이와 맥심커피(그렇게 기억하는데..)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확실히 내용을 승한 그림입니다^^
그림은 마치 초등학생이 그린 듯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이 책의 작자인 이정희님(우와 우리에겐 동명이인의 다이어리필자님이 계시죠^^)은
제대로 그림을 배우신 분이셔서 처음에 제가 가졌던 생각
(글을 쓰는 작가가 자기글에 맞는 그림을 그렸구나 하는...)을 조용히 물리치셨습니다^^;;
더욱이 이 그림책은 몇년전 국내 일러스트레이션에서 대상을 받은 굉장한 책이니
저의 무지한 안목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ㅠㅠ
그런 엉뚱스런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저 아무렇게나 그려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본과 실력이 바탕이 된 작가가
아이들 눈높이나 혹은 아이들의 눈높이를 알려주기 위한 배려고 안내임을 깨달았답니다..
여하튼 상당히 재미도 있고 유쾌한 책입니다..
(그 누나 아이의 쫙 펼쳐진 치마를 좀 보세요^^)

어제부터 이상금님의 <그림책으로 보고 크는 아이들>을 읽고 있습니다
무릎에 아이을 앉혀 책을 읽어주는 엄마라면 한번쯤 꼭 읽어볼만 합니다
그 책에서 말하고 있는 좋은 책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림책에 대해 언급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좋은 그림책의 큰 가닥은 상통한다
첫째, 아무 조건없이 부담없는 즐거움을 주는 그림책이 좋다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이나 선택하는 사람이나 독자인 어린이가 얼마나 즐거워할까를 가장 중요시해야 한다 아무리 내용과 그림이 좋더라도 어린이가 즐겁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허사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공부에 도움이 된다거나 글자 익히기에 도움이 된다거나 하는 관점으로 그림책을 보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을 먼저 보았던 것은 아닌데 얼마 전에 은창이를 위한 어린이성경을 사면서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종류가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류의 그림과 확실히 아이들이 좋아할 류의 그림이 있는 두가지로 압축되어 고민하다가 결국 읽을(아직은 듣는 우리 은창이^^)아이가 좋아해야 될 것 같아 후자를 선택했는데 성공이었습니다 요즘 밤다다 그 책을 보고 듣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둘째, 어린이에게 친숙한 주인공이 있어야 한다
친숙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린이는 동물주인공을 좋아하는데 어른 세계보다 동물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 더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그림에 생동감이 있어야 한다.
넷째, 정확해야 한다.
모든 내용은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하며 정확해야 한다 어린이는 어른들이 미처 보지 못한 세부의 표현까지 자세히 보기 때문이다 버튼의 <작은 집 이야기>속표지에는 작은 집 주변의 변화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그려 놓았다 작은 집의 앞길에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 탈것들이 그려져 있는데 그중에 한 자동차의 타이어가 펑크 나 있었다 정말 작은 그림이고 수없이 많은 자동차가 그려져 있는데도 버튼의 아들은 "이 차 펑크 났어"하고 금방 지적했다고 한다
어느 유치원교사는 손끝이 두루뭉실하게 그려진 그림을 보고 아이들이 "왜 손에 장갑을 끼었어요?"라고 물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섯째, 성실해야 한다
어린이를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그림책 만들깅의 일관된 정신이어야 한다.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제본할때의 풀칠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여섯째, 아름다워야 한다
울긋불긋 색깔이 요란한 것은 아름다움의 반대가 될 수 있다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는 흑백그림이다 <앤디와 사자>는 갈색과 흑색뿐이며 <아기 오리들한테 길을 비켜주세요>도 흑백이다 어떤 면에서 좋은 그림책은 색의 사용을 극도로 제한하고 힜다 그림책은 총체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 형태,크기,촉감도 매우 중요하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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