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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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든 아빠든, 부모중 하나는 영어를 아이보다 잘 해야하고, 영어권의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아이가 영어를 제대로 배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라고 다 같은 영어가 아니니까요.
쑥쑥을 통해서 얻는 정보를 가지고 가르치시는 부모님들이라면 그런 염려는 안해도 될것 같지만, 다른 멀티미디어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전하지 못한 서양의 문화, 한국문화를 존중하지 못하게 하는 언어등으로 아이의 올바른 영어교육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엄마가 영어를 모르면, 아이들이 인터넷이나, 텔레비젼, 그리고 영어잡지나 엄선되지 않은 영어로 된 책 등에서 아이들의 정서를 불건전하게 만드는 것을 선별해 내는 능력을 가질 수가 없게 됩니다. 특히 텔레비젼 쇼나 영화등에는 수많은 과장된 언어와, 외곡된 언어, 그리고 영화나 책 자체의 특성을 두드러지게 해야 하기 때문에 쓰는 비정상적인 장면이나 그림, 그리고 문화의 조각들이 우리 엄마들의 피나는 노력을 짧은 시간내에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영어를 배우려면 영어를 많이 접하게 해 주는 것이 상책이라는 '일념'으로 오로지 영어라면 뭐든지 접해도 되는 것처럼 착각을 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시는 듯해서,걱정스러운 마음에 한 말씀을 올립니다.
제가 사는 곳의 학교로 유학을 오거나, 이민을 처음 온 한국의 아이들 중에는 한국에서 영어를 좀 하고 오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배운 영어들이 그런류인 경우가 가끔 있어서, 무척 강하고 부정적인 영어를 쓰는 적이 종종 있어서, 이곳에 기존해 있는 어른이나 아이들에게 거부감을 주기도 합니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이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영어정보를 몸에 입고 영어권의 나라에 첫발을 디디는 아이들의 첫 인상은 그 아이의 언어로 반영이 되는데, 그 언어로 인해 아이의 올바른 인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처음에 이곳 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를 만드는데 좀 장벽이 되는 수가 있습니다.
조용히 해 달라는 말도, 'Can you please be quiet?'라고 말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인데, 'Shut up!'이라고 말 하면서,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같은 도도한 표정을 짓습니다. 물론 무척 친하고 가까운 사이에서는 별로 불편한 말이 물론 아닙니다.
이 예는 좀 극단적인 예이고, 모든 아이들이 그런것은 물론 아니며, 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아이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 아이들만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곳 제가 사는 곳의 아이들은 무척 온순하고 예의 바르고 명랑하면서도 상대방을 마음 상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을 늘 합니다. 한 번도, 주먹이 오가거나 울고 소리지르면서 싸우는 것을 솔직이 본 적이 없습니다. 지역적 특성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보는 이곳의 풍경이니까요.
몇 년 전에, 제 아이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6-7학년 아이들 중, 한국서 온 아이들이, 1년 후배를 군기를 잡는다고, 학교에서 후배들을 줄 세워 놓고 뭔가를 했다고 합니다. 한국서는 이상할 게 없는 거지요. 나이를 중요시 하고, 나이로 존경을 받는게 우리네 문화니까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것이 통하지 않습니다. 'Bullying'이라는 딱지를 붙이고는, 정학을 당하고, 한번 학교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제가 오늘 얘기 하려는게 불링에 관한 얘기가 아닌데, 조금 빗나가네요. 어쨌든, 문화가 다르다는 겁니다. 언어는 문화이구요.
해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실 때, 부모님들도 같이 배우세요, 한 단계 높게 같이 공부하시구요, 좋은 영어를 가르쳐 주세요.
사실 저는, 소극적인 면으로 아이들을 보호했습니다. 텔레비젼이 영어를 많이 가르쳐 준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어린이 채널의 프로그램을 별 생각 없이 보여준다고 한 것이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비현실(또는 현실의 일부)'을 가르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영어를 아이들에게 가르칠만한 능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었지만, 좋은 방법이 아니어서 수정작업에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아이들이 TV를 통해서 배운 것은 '과장'과 '이기심' 그리고 '상업성에 현혹됨' 등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그 수많은 광고를 보면서, 자신들의 순진하고 깨끗한 마음과 혼을 '물질문화'에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텔레비젼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렸기 때문에, 엄마가 '얘들아, 광고는 팔기위해 하는거야. 너희들의 마음을 빼앗으려는거야. 좋은게 아니란다'라고 아무리 가르치려고 해도, 이미 팔려버린 이 아이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참으로 힘들기만 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비판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배우는 언어라는 것들이 아이들을 오만방자하게(?), 그리고 공격적으로 말 하도록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방법은 단 하나, 끊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을 텔레비젼 앞에 앉혀 놓는 것이 참 편한 제 휴식의 방법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끊었지요.
텔레비젼을 못 보기 때문에 생겼을 법한 우스운 예를 하나 들께요. 제 아이와 영어 공부를 요즘 하는데, 문제 중 몇가지 새 단어 중 하나를 선택해서 문장을 만들어 보라는 게 있었는데, 그중 제 아들이 선택한 단어가 'sleep'이었습니다. 아래는 제 아들의 문장입니다.
Whenever I hear the radio, it says, 'Sleep Country Canada! Buy a new mattress anywhere around.'
'Sleep Country'는 침대 메트리스를 파는 가게 이름입니다. 저희가 가끔 라디오 뉴스를 듣는데, 거기 나오는 광고노래입니다. 제 아이들 둘이서 가끔 이렇게 라디오 광고 노래나 멘트를 외워서 합창을 하곤 합니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작문에까지...
사실 요즘에는 아주 가끔씩 텔레비젼을 보여줍니다. 평균적으로 따지면 한달에 두번 정도 각각 한 두시간씩. 이제는 아이들이 커서, 광고에 대한 엄마의 의견을 이해하기 때문에, 더 어릴 때처럼 그런 반응은 덜 보입니다. 그리고, 좋은 책들을 많이 읽었고, 학교에서 선생님들을 통해 좋은 말을 많이 듣고 배워서, 이제 좀 선별 능력이 생긴 듯합니다. 시간이 부모들의 노력을 많이 해결해 주더군요.
영어가 원어인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를 둔 이곳 본토 아이들은 그런 텔레비젼을 좀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비록 이곳의 의식이 있는 부모님들도 텔레비젼을 끊는 추세에 있지만 말입니다. 그 아이들은 언어 분별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잘못된 언어를 수정해 주기도 하고, 부모님, 조부모님, 친척들을 통해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예의바른 언어를 충분히 배우기 때문에 '순화'의 과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의 경우는 틀리지요. 아이들이 한국말을 배우는 근원이 오로지 '엄마,아빠'이기 때문에, 남편과 저는 열심히 한국말 가르치기에 열을 올려야 할 입장입니다.그리고 저희도 영어를 이곳에서 오랫동안 배운게 아니라서, 훌륭하고 좋은 영어를 가르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남편은 영어를 잘 하지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이 남다른 사람이라 한국말을 합니다.
엄마들도, 좋은 영어책을 많이 읽고, 좋은 영어를 많이 알아 둡시다. 새롭고 좋은 말 있으면 저에게도 좀 가르쳐 주시구요. 그리고 아이들이 혹시라도 안 좋은 말을 습득하면, 지혜롭게 가르쳐 주세요. 사실은 전 영어를 잘 못해서, 아이들이 안 좋은 영어를 쓰는 것을 남편이 다 잡아 낸겁니다. 전 그냥 텔레비젼 끊는 일만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