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은창이 엄마'인 이유..2003/12/08 2003-12-20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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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람들이 엄마를 <은창이 엄마>라고 부르는지 알아..
그건 바로 은송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내가 먼저 태어났고
내가 예뻐서 그렇게 부르는 거야...은창이 엄마 이렇게.."
이 말 듣고 다시한번 찬찬히 은창이를 본다
지 아빠가 잘 놀아주고 저도 아빠를 좋아라 하지만 
아무래도 은송이를 주로 물고 빠는 엄마의 눈길 한번, 손길 한번이 왜 좋지 않겠는가..
며칠전에는 아빠가 아직 오지 않아 이불 위에서 셋이서 뒹굴면서 놀다가
은송이에게 엄마한테 와..이리 와 하는데 은송이가 오지않자 
은창이가"엄마..제가 대신 가면 안될까요?"한다
은창이를 미워하는 게 아닌데도 뜬금없는 은창이의 이런 말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괜스레 안쓰러운 마음이다의도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엄마가 은송이를 더 이뻐한다고 생각하나 보다 ㅠㅠ
은창이는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아무리 뒤져 보고 엎어 보아도
평범에서 위로 올라갈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
그래서 아주 가끔은 엄마의 순수한 욕심이라는 미명 하에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아쉽게 하는 구석이 있는 제 아들입니다^^이와 달리 사실은 역시 평범하기는 마찬가지지만 하는 짓이 다소 도전적이고 주도적이며 생기발랄한 은송이는그 고집 때문에 <악~~>하고 소리를 지르게 할 지언정우습게도 같은 이유로 든든하고 재미가 느껴지는 제 딸입니다^^오늘은 은창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은창이는 이제 내년이면 7세가 됩니다어느새 엄마나 아빠보다 친구가 좋아서친구가 놀이터에서 <은창아..놀~~자~~>부르면가지고 놀던 블록도 집어 던지며<아빠 미안해 나중에 놀자 응?>하며 뛰어 나갑니다아들에게서 헤어난 아빠는 비로소 숨을 돌리기도 하지만어느새 부쩍 자라서 이제는 친구를 더 좋아라 하는 아들에게 섭섭함도 감출 수 없는듯 합니다^^(참고로 아빠와 은창이 관계는 너무나 돈독하여 거의 근접할 수 없는 철옹성과 같습니다아빠가 아무리 엄마가 더 좋다고 해라 그래도 아빠는 네 마음 다 안다고 선주문을 한 다음이라도 어김없이 엄마 좋아? 아빠 좋아? 라고 물으면당연히~~아빠지^^  하며 빙그레 웃어서 엄마를 서운하게, 아빠를 뿌듯하게 만드는 녀석입니다)지극히 평범의 노선에 우뚝 선 은창이에게 조금, 아주 조금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면그건 바로 일상에서 나오는 말들입니다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라는 실제적인 힘부족에 공책을 펼쳐 쓰던 육아일기를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은창이가 내뱉은 말들이 너무 귀하게 여겨져서그것만은 나중에 생각이 날 정도의 짧은 말들로 정리해서 컴에 저장을 하곤 했습니다(은창이만 있을 때는 열심히 썼던 육아일기가 네권인데 은송이 육아일기는 반권도 못채우고 그나마 어디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사실은 미처 저장하지도 못할 정도로 분주한 일상에 파묻혀 잊혀지고 사라진 말들이 훨씬 많음을 생각할 때 정말 아깝고 아쉽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그 작업이 어디냐는 심정으로 스스로를 달랩니다^^;;오랜만에 컴을 열어 은창이가 했던 말들을 정리해봅니다날짜를 보니 올 여름부터의 기록이네요**************************************<엄마 딸이잖아...>여름에 집 마당에서 놀 때 였습니다 은창이,은송이랑 노는데 은창이 친구가 등장했습니다은창이는 자기 친구의 등장으로 은송이는 나몰라라 합니다그도 그럴 것이 아무래도 돌보는 아이의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고놀이의 중심에 있게 되니 당연하겠지요"은창아...은송이랑도 놀아야지..""은송이는 엄마 딸이잖아..그러니까 엄마가 좀 놀아줘.."그래서 저 땀 뻘뻘 흘리면서 은송이랑  놀아야 했습니다<야 이천원이다 가래떡 사야지..>올해 본격적으로 돈의 쓰임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그건 가끔씩 보내는 동네 구멍가게에의 심부름과이틀이 멀다 들러서 사는 떡집의 가래떡 덕분이었습니다친구가 놀러왔다가 가면서 은창이에게 천원짜리 두장을 주었습니다"야 이천원이다 엄마 가래떡 사줘야지.."시장 다 보고도 무언가 허전해서 들르는 떡집,은송이 손잡고 장바구니 들고 한 엄마를 대신해서 떡집에 들어가서네줄짜리 가래떡을 사는 일은 은창이 몫이 되었고그것이 이천원이라는 사실도 굳이 설명하지 않았는데 알게 되고돈 이천원으로 엄마가 좋아하는 떡 사줄려고 하는 마음 약한 은창이가너무 사랑스러웠던 순간이었습니다<그럼 손에 있겠네..>어느날 방금 들고 있던 물건이 아무리 찾아 보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은창아..*** 못 봤니? 방금 손에 들고 있었는데 안 보이네..""그럼 손에 있겠지...잘 찾아봐.."비록 블록놀이에 심취에 있었던 아이의 생각없는? 말이라지만하도 어이가 없어 어미라는 사람은 그랫네요.."야 이녀석아 손에 없으니까 그러지..자 너도 얼른 찾아봐..."<선풍기에서 말하는 연속의 의미>밤새 선풍기를 틀어놓고 잤다가 숨지는 사건이 의외로 있지요..여름 입구에 선풍기를 꺼내서 닦다가 그 메뉴에 써있는 <연속>이 무슨 말인가 하고 물었습니다"음...그건 계속 틀어놓으면 죽는다는 거야.."연속에 대한 정확한 설명 없이 그저 그렇게 해놓으면 무턱대고 큰일난다고 했던(혹은 죽을지도 몰라라고 했는지도^^;;)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엄마에게 한방 먹인 사건이었습니다<개구리의 짝짓기>은창이는 모출판사의 과학동화의 왕팬입니다어느날 읽은 책이 개구리에 관한 거였는데 마지막 정리페이지에개구리의 짝짓기 장면이 나왔습니다"엄마...얘네들 뭐 하는 거야?"평소 눈여겨 보지 않다가 본 것이라, 또 장면이 나름대로 너무 리얼하여 좀 당황해하고 있는데"아..서로 도와주는 거구나.."하고 혼자 해결(그걸 해결이라고 봐야 하나?)하더군요땀 삐질삐질...<아무 것도 안되고 싶어>은창이가 씽씽카를 타고 오르막길을 올라가려고 해서 안된다고 했습니다은창이는 하는 수 없이 낑낑대며 씽씽카를 들고 계단을 올라야 했지요그리고 걷다가 문뜩 물었습니다"은창이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아무 것도 안되고 싶어..""뭐? 왜?""저쪽(오르막길)으로 못가게 해서..."반항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개미가 엄마 막 물어서 엄마 죽었으면 좋겠어?>전에 살던 집에 불개미가 많았습니다개미를 죽인 은창이...평소 나도 개미를 잘 죽이면서 괜히 자연계를 생각하는 양교양있고 부드러운 어조로,"은창아 왜 개미 죽였어..""개미가 우리 물면 어떻해...""그러면 밖으로 내보내지.."뻔히 쳐다보고는 하는 말..."엄마는 개미가 엄마 막 물어서 엄마 죽었으면 좋겠어?"엄마의 대답..."아니...잘 했어..."드디어 격정적인 표현을 씀으로서 할말을 잃게 하는 고난도의 수법을 사용하기 시작하다<목욕하던 어느 날>목욕을 하다가 있던 일..하도 까매서 때와 살의 구분도 희미하고 혹시 그 까만 살 탓에제대로 못 씻겨 남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까봐휴가를 다녀와서 최근에는 이태리타월로 비누를 묻혀 좀 빡빡 닦인다이 녀석, 엄살이 좀 있는지라 매번 눈물바람이다거의 같은 강도의 은송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유독 몸을 비틀면서 좀 살살 좀 하라고 난리다오늘도 예외가 아니어서..."엄마 좀 살살해 아파서 죽겠어나 죽으면 좋아...(입만 살아서리..)"아무말도 안하고 씻기다가 매서운 눈빛 한방으로 확 기를 누른다한동안 말이 없던 녀석...거품이 잘 일지 않자 비누를 다시 묻히는 내게"엄마...왜 거품이 자꾸 없어지는줄 알아?""왜....""빡빡 문질러서 그래..."힘이 딸려서 더 이상은 어쩌지 못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꿈틀해 보이는 이은창의 반항^^<칭찬은 안해주고..>아구아구 먹는 은창이에게 천천히 좀 먹으라고 했더니삐져서 하는 말..."잘 먹는다고 칭찬은 안해주고...2003/09/09할말이 없다!!!<은창이의 넘치는 아부의 배경>똥싸고 나서 빼곰히 나를 쳐다보고 하는 말"엄마...사랑해""어? (얼떨결에...)엄마도 너 사랑해.."엄마가 나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훨씬 더 엄마를 사랑해하늘만큼 땅만큼 바다만큼 우주만큼..."이쯤되면 좀 낌새가 이상한 거다맛난 걸 해준 것도 아니고 선물을 준 것도 아닌데 넘친다.."이은창 왜그러는데?""엄마가 내 똥 닦아줄거잖아...더러운데도 잘 닦아줄거잖아"선수치는 이은창...아무 말 안하고 똥 닦아주는 엄마..사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만이 떠올려지는 전후사정이 있고별로 대수롭지도 않은 말들이지만(쓰고 나니 더욱 그렇네요^^;;)그래도 그 작은 입을 통한 그 말들이 대부분 내가 뿌린 마음과 행동과 말들이 뒤섞여서소화되고 살과 뼈가 되게 함에 지대한 공로가 있다가 생각할 때좀더 순하고 좀더 아름답고 좀더 건강한 말들을 엄마가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마지막으로 최근에 이런 말을 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다른 아이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언가에 만족하고 기분이 좋을 때 은창이는 행복하다는 말을 곧잘 합니다"엄마..나는 참 행복해..우리 집이 너무 좋아..우리 집 참 좋다...."이사 온지가 얼마 되지 않아 예전 집보다 더 좋아하는가 싶기도 하나 싶었지만 그건 순전히 어른인 엄마의 생각일 뿐이죠.."은창아..여기가 예전 집보다 더 좋아?""응..좋아..엄마랑 아빠랑 은송이랑 있어서 좋아..아 좋다.근데 화장실은 좀 그래..""왜 어떤데?""좀 늙었어..."우리집 화장실은 좀 독특합니다^^일단 계단을 두칸 내려가게 되어있고 웬만한 집 작은 방 크기입니다(보는 이마다 와 넓다 한다^^;;)구옥이라 그렇지 않아도 좀 썰렁한데 이 화장실은 더 썰렁하고아이 입장에서 두칸이나마 내려가 있는 화장실이 편할리 없겠지요그 불편한 심사를 <늙다>라고 표현했는데 저는 그게 몹시도 재미있었습니다"그래도 은창아..할아버지,할머니 계신 데서 그 늙었다는 말은 안하는 게 좋을 것 같아..""왜?"우리의 대화는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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