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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눈이 옵니다.

글쓴이 나혁이맘

등록일 2011-12-09 10:08

조회수 1,222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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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날씨가 꾸물꾸물 바람이 불더니

밖에는 눈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어제 혁이 아빠가 야근을 한다는 전화에 잠시 고민하다가

어차피 둘이라도 가려던 공연 아닌가 하는 마음에 두툼하게 옷을 챙겨입고

칼바람을 맞으며 밤 8시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차를 가지고 갈까하다가 낯선 거리에 고장난 네비 달고 가느니

좀 춥더라도 맘 편하게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

그렇게 바람이 매섭더니 오늘 결국 눈이 내립니다.

 

눈이 수북히 쌓이면 산을 깍아 만든 빌라 꼭대기에 있는 우리집은

이번에도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할 것입니다.

창을 열면 손에 닿을듯한 감나무 위에 새들이 감을 쪼아 먹으려고 앉은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고,

올해도 먹을것을 찾기 어려워 우리집 베란다 밑까지 꿩이 날아들 것입니다.

작년에 혁이가 던져준 검은콩 몇 알을 먹은 그 꿩이 혁이를 기억할 지도 모릅니다.

동네 사람들은 눈 쌓인 골목길에 맘이 상해도

울 남편 차를 빼지 못해 기분이 언짢아도,

저 혼자 유리창을 바라보며 미소짓겠지요.^^

몰매 맞을까봐 "아, 아름다워."하는 혼잣말만 중얼거리면서요.^^

 

오늘은 퓨전국악연주를 들으러 갑니다.

눈 내리는 길을 헤치고 가서 듣는 국악 연주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어제 오케스트라 연주는 혁이가 좀 지루해 했습니다.

이 독한 에미는 저도 잘 모르면서

4살박이 꼬마를 무진장 끌고 다닙니다.

혁이가 "엄마 나는 판소리가 더 좋아. 이건 이제 그만 듣고 싶어."해서

우리는 오늘을 위해 어제 자리를 조금 일찍 떴습니다.

그래도 1시간이 앉아있어준 아들이 고마웠습니다.

 

공부할때나 공연을 볼때나 아이에게 잘 물어보지 않습니다.

공부는 그냥 하는 거고, 공연은 그냥 보는 겁니다.

공부할때 제가 늘 하는 말은 "이제 그만 할까? 더할래?"

공연 보고 제 묻는 말은 "좋았니?"

그러니 대답도 늘 "응, 아니."둘 중 하나 입니다.

공부할 때 더 한다고 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래도 썩 재미없지는 않나보다 하고,

국악연주때 어깨를 들썩이며 손뼉을 치는걸 보니 국악에도 조금 관심이 있나봅니다.

25개월까지 말을 못하던 아들에게

14개월부터 한글을 가르치면서 터득한 비법이 묻지 않는다입니다.

16개월부터 시작한 학습지 선생님이 하신말......

"혁이가 말만 해준다면 제가 조금 더 가르치기 쉬울텐데

아이가 아는지 모르는지 제가 모르겠어요."

그런 답답함을 누르고자 그냥 합니다. 알던지, 모르던지.....

절대 묻지 않습니다. 혼자 떠듭니다.

그런 아이가 요즘은 엄청 수다스러워졌습니다.

글구 글자를 알면서 좀 난감한 문제는.......

"어, 이제 혁이 좋아하는거 다 끝났네, 그만 TV끄자."하면

"엄마, 여기 이어서 한다고 써있잖아."

화면 우측 상단에 Next 파워레인져 미라클포스.....이라는 글자를 가리킵니다.

야가 이제 next란 말의 의미도 아는군...쩝쩝쩝....

 

아이들은 어느 날 보면 지가 필요한 건 다 알고 있더군요.

물어보지 않아도, 시험하지 않아도,

아이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혼자서라도 알아가는것 같습니다.

이 에미는 조금의 물꼬만 터주면 될 듯 합니다.

 

에미 닮아 감수성이 예민한 아들래미는 어린이집 등원하면서

조금씩 날리는 눈을 보며 설레이더군요.

"엄마, 커다란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들어야겠어."하길래,

"작은 눈이 오더라도 많이 오면 눈사람 만들거야."

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12월 저에게 주어진 한 달이라는 휴가동안

혁이랑 어떤 추억을 또 만들까하는 기대를 합니다.

오늘은 차가 가지고 갈까합니다.

어제 너무 추웠어요. 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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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공연,꿩보신적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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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도영 2011-12-11 01:07 

울 아들은 눈이 와서 겨울이 제일 좋다는 녀석이예요.

엄마는 눈오면 귀찮은 아줌마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올해는 눈이 많이 왔음 좋겠네여^^

나혁이맘 2011-12-11 20:12:46
눈오면 강아지랑 아이들만 좋아한다고 하지요?
올 해 정말 눈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진린맘 2011-12-10 04:26 

울 아들은 12월이 생일이라 첫눈이 오면 자기 생일인줄 알아요...

눈이 소복히 내렸으면 좋았을텐데 내리다 말아서 아쉽네요..

눈이 펑펑오기만을 기둘려봐요.

나혁이맘 2011-12-10 07:43:50
눈이 오는게 귀찮아지면(차량문제, 청소문제등....^^)
그 때부턴 어른이 되는거 같아요.
전 아직도 눈이 펑펑오기를 기다리는 피터팬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드님께 눈이 오면 생일 파티해주세요^^
공룡마미 2011-12-10 01:49 
큰아이가 12월1일 부터 언제 눈이오냐 하며 노래부르더라구요. 서울은 날리는 정도였는데 너무좋다고 기분좋게 유치원에 갔네요~~
예원예진 2011-12-09 23:40 
여기 천안도 아침부터 하얀 눈이 내리네요,,,, 올해 첫 눈인 것 같네요, 첫 애가 너무 좋아합니다 ^^
나혁이맘 2011-12-10 07:44:32
천안은 많이 왔나요?
작년에도 천안 눈 많이 왔죠?
예원예진 2011-12-09 23:40 
여기 천안도 아침부터 하얀 눈이 내리네요,,,, 올해 첫 눈인 것 같네요, 첫 애가 너무 좋아합니다 ^^
딸기냠 2011-12-09 13:02 

나혁맘님 글을 잘 써서..

창을 열면 보인다는

눈쌓인 모습이..

정말  눈에 보이는듯합니다. ^^;;

 

국악 공연 나혁이랑 눈길이니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

오늘은 나혁이랑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 사람 많이 만들겠군요 ^^:;

 

 

나혁이맘 2011-12-09 15:37:23
허걱...근데 눈이 금방 멈춰버렸어요.^^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겠어요.
근데......증말 춥네요.^^
zeze 2011-12-09 13:01 

아, 있죠.

소설 읽으면서 주인공 행동 상상하듯 나혁이 말하는 모습을 상상했네요. ^^

커다란 눈이 오면 물론 작은 눈이 와도 눈사람 꼭 만드시고 사진 찍어서 보여주세요!!

기대되요~~ :)

나혁이맘 2011-12-09 15:38:13
아침에 살짝 날리던 눈이 금방 멈춰버렸어요.
담에 눈이 오면 눈사람 만들어서 사진 올릴께요.^^
샬럿 2011-12-09 12:17 

혁이를 위해 12월 한달 휴가를 내신건가요?...

혁이가 부럽네요^^

엄마랑 공연보러 다니며 공감대가 생기고 할말이 얼마나 많아질까..

저희도 꼭 아빠가 빠지는 경우가 많아 유성이가 불만입니다..

우리가족 4명이 함께하고 싶다고..

아빠빼고라도 전 갑니다..ㅎ

알찬 12월 보내시겠어요^^

나혁이맘 2011-12-09 15:40:16
네......시간차 예약을 놓쳐 1개는 없어졌지만
그래도 남은게 9개정도에요.^^
혁이 아빠는 거의 같이 가줘요.
어제 둘이 차없이 가니가 쬐께 힘들긴 하더라구요.^^
샬럿님도 당차게 두 아이 데리고 다니실거 같아요.^^
dodoors 2011-12-09 11:18 

눈이 와서.. 창에서 보이는 눈은 계속 공중을 맴돌더군요..

나혁이맘님 글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네요.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나혁이맘 2011-12-09 15:41:49
네 날씨가 참 을씨년스럽기도 하지만,
눈이 오면 다 용서가 될 것 같아요.^^
근데 눈이 금방 멈춰버렸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윤성누리맘 2011-12-09 11:09 
나혁이맘님.. 저.. 나혁이맘님한테 반할거 같아요.
저리 예쁜 글을 쓰시는 분이시니.. ㅎㅎ 조만간 날 풀리면 볼때.. 저.. 뿅~ 할지도 몰러요.
아들 키우시는 분이 어찌 이리 감수성이 풍부하시고 조곤조곤.. 재미있게 쓰시는지요.
눈 쌓인 풍경.. 보러 가고 싶네요. ㅎㅎ
올라가기 힘들어도.. 그렇게 예뻐하시니 말입니다.
여긴 인천에서 별로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왜.. 눈이 안 올까요? 에고.. 얼른 눈 와야 두 녀석 끌고나가 한참 뛰어 놀텐데 말입니다. ㅎㅎ 작년에 눈사람 만들다 안 이뻐서 속상해했는데 올해는 멋지게 만들어줘야겠어요.
공연 보러가실 때.. 저 불러주세요~~ 함께 보면 더 즐겁잖아요. ㅎㅎ
나혁이맘 2011-12-09 15:46:11
공연 같이 가면 좋지요.^^
근데 제가 다니는 공연은 무명밴드나 무명극단 연극이 주류예요.^^
동네에 작은 소극장이 있는데
3천원만 내면 되는 아주 아담한 곳이예요.
근데 경쟁률은 엄청 나답니다.
인천박물관 공연도 자주 가는데 부천에선 멀거 같아요.^^
요것두 무료인데 환상적이예요.^^
언제 같이 부천박물관 나들이 가요.^^
부천에도 박물관, 식물관 많던데 가까운데도
하나도 못 가봤어요.
날 따뜻해지만 함 뭉쳐요.^^
꽁이 2011-12-09 11:08 

아직 이런 공연을 토깽이랑 가본 적이 없어요..^^

저도 다녀보고 싶네요..^^

 

나혁이맘 글에 아이를 기다려주실 줄 아는 현명함이 묻어있네요..

저도 그래야겠어요..나혁이맘처럼 편안히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참, 저희 집 거실 바로 앞아 안양천입니다.

눈이 많이 오면 저희 집 거실에서 보는 풍경이 정말 예쁘지요..

그럼 저희는 안양천 비탈진 내리막길에서 눈썰매를 탑니다..으하하하하..

눈썰매장이 따로 없어요..

눈이 많이 오길 기다리는데 그냥 흩날리다 끝나네요..

우리 토깽양 어제부터 눈오기를 바라던데..^^;;

 

 

저희 집 거실에서 바라본 풍경이예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좀 더 높았다면 안양천이 다 내려다 보일테고..

전기줄도 안 보일테지만..

그래도 저는 저희집 거실 앞 풍경이 너무 좋아요..

 

아파트 주민들이 전봇대를 매몰해달라고 시에 건의했다는데..

저게 저희 아파트 들어오기 전부터 몇 십년 된 옆 빌라와 저층 아파트 단독주택에서 쓰고 있던 거라

여러문제로 어렵다고 했다네요..

 

다들 거실에서 보이는 전기줄이 옥에 티라고 하시지만..

제 눈엔 전기줄 안 보이네요..으흐흐..

 

빨리 눈이 왔음 좋겠어요..^^

나혁이맘 2011-12-09 15:52:42
눈이 흩날리다 말았어요.ㅠ.,ㅠ
저두 눈 오기를 기다립니다.
시간되시면 공연 같이 다녀보세요.^^
우선 앉아있고, 경청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도 좋구요,
음악적 소양과, 문화생활하는데도 도움이 될 듯해서
많이 끌고 다니는 편입니다.
가끔은 끝까지 못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얻은건 있다고 봅니다.
무식한 에미가 자식에게 바라는 작은 것이 있다면
예술적 소양이거든요.^^
그리고, 1-2시간씩 앉아있는 버릇 만들기 위해가 더 클 수도 있어요.^^
함 다녀오세요.^^

글구 꽁이네 거실도 참 아름답네요...
눈이 제대로 오면 저도 사진 한 장 올려야겠습니다.
작은기적 2011-12-09 10:14 

어쩜 나혁이맘님은 글을 이리도 잘쓰시는지~~~ ^^

읽는내내... 무명(? ㅋ)작가의 에세이읽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항상느끼는거지만...제이맘님도 그렇고 어쩜 이렇게 아들들을 예쁘게 키우시는지......

자식키우는 글 읽다보면.... 에효~~~ 울 에릭 불쌍혀~~  하네요 ^^;;;

 

이곳에도 첫눈이 아주 예쁘게 내리네요 ^^ 아니 어제부터 내렸군요.

엄마가 더 신나서 ㅋㅋㅋㅋㅋ 아들래미 등원시키면서 사진기들고 나갔다지용 ^^

울 유게맘들과 첫눈 함께 나눠용 ~~ ^^

바로 위에 올립니다용 ~ 지둘리셔용 ^^

나혁이맘 2011-12-09 15:54:30
거긴 눈이 많이 내렸군요.^^
네, 눈이 조금 날리길래 기대하고
쑥맘들과 공감하고 싶어서 올렸어요.^^
홍박샘 2011-12-09 10:12 

내가 좋아하는 글이네.

그냥 마음으로 들어오는 생각을 자판으로 옮기는 글이 난 좋아요.

지식 뿜는 문제, 고차원 사유 뭐 이런 거 보다도.

나혁이가 편안히 자랄 가정으로 인증!

나혁이맘 2011-12-09 15:57:24
과찬이셔요.
이런 날 쑥맘들과 얘기 나누고 싶어서요.
눈이 펑펑 왔으면 좋았을텐데.......
담에 사진 한 장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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