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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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쑥쑥에 출근 도장 찍다가 찬빈맘 글을 읽었어요.
찬빈이가 보름후면 4돌이라고 하니 우리 둘째 재필(50개월)이하고
비슷한 또래라 반갑네요.
요즘 찬빈이 한글 떼는 문제로 님이 겪고 계신 갈등은 꼭 제 큰애때의 복사판을 보는 것 같네요.
제가 큰애(주명)에게 처음 한글을 가르치기로 맘 먹었던때가 만3돌 무렵이었어요. 전집으로 미리 사놓은 프뢰벨의 '한글과 우리말'을 제가
보여주다가 활용의 한계를 느껴 방문 선생님을 오시게 했는데, 아이랑 책 보고 얘기하다가 아이가 그려달라는 그림 2장 달랑 그려놓고
밑에다 한글 써주고 한 10분 가량 하다 가시는 거예요.
처음엔 그럭저럭 하던 아이도 2달을 한결같이 같은 방법으로 가르치니 애가 수업시간에 딴짓하고 저는 열받아서 애만 잡고.....
결국 3달만에 때려치웠죠. 아이가 관심을 가질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죠.
수업하게된 근본적인 동기도 사실은 좀 불순했죠.
주명이한텐 1달반 먼저 태어난 사촌 누나(시누 딸)가 있는데 그 애가 '두리두리'로 한글을 배우고 있었거든요. 시부모님이 그애랑
우리 주명이를 항상 비교하셨어요. ***는 벌써 기는데, ***는 11개월에 걸었는데, ***는 책을 읽는데, ***는 제이름도 잘 쓰는데,***는 숫자도 10까지 다 쓰는데 하시면서요.
그게 제겐 커다란 스트레스였고, 결국 그 스트레스는 아이에게 가더군요.
아이는 배울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는데 제 욕심에 시작한 한글떼기가 잘 될리 없죠.
그리고 둘째 재필이를 출산하고 둘째 키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잊어버리고 지냈는데, 주명이가 만4돌이 지난 어느날 늘상 읽는 책을 보더니 제게 그러는 거예요.
"엄마, 여기도 '기'가 있고 요기도 '기'가 있다. '기차'할때 그 '기'랑 똑같다."
아이가 글자에 관심있어할때 '신기한 한글나라'를 시작했어요.
주제별로 단어를 1주에 8단어씩 통문자로 먼저 배우고, 통문자로 글자를 다 배운 다음엔 낱글자, 그리고 맨 나중에 ㄱ,ㄴ,ㄷ이 있다는 것만 살짝 맛보기로 가르치고 넘어가더군요. 스티커를 붙이고 놀이식으로 하니까 애도 좋아했고,지가 관심있을때 하니까 복습하는 것도 즐거워하고 진도도 팍팍 나가서 만6살때 읽기 뿐만 아니라 쓰기도 왠만큼 할수 있게 되었어요.
찬빈맘님! 아이에게 절대로 ㄱ,ㄴ,ㄷ 먼저 가르치지 마시고요. 놀이식으로 먼저 낱말을 통해 문자가 있다는 것만 인식시켜주세요. 아무 의미 없이 주변에 널려 있던 한글이 이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이 되기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도 될수 있음을 알려주는거죠.
그러다보면 찬빈이도 어느날 길을 가다가, 혹은 책장에 나란히 꽂혀있는 책 제목에서 아는 글자를 발견하고 좋아할 날이 있을거예요.
그리고 흔히 생각하기 쉬운게 책을 좋아하면 한글도 빨리 깨우칠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제 주위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오히려 다양한 책을 접한 아이보다 집에 몇권 안되는 책을 반복해서 본 아이 중에 한글을 빨리 깨우치는 걸 많이 봤어요. 이런걸 보고 아이가 혼자서 한글을 뗐다고 하는데 그러기까지 엄마가 얼마나 그 책을 많이 읽어줬겠어요?
그리고 특별히 어려서부터 문자에 관심이 많은 애들이 있어요. 그런 애들은 어려서부터 "엄마, 나무 한번 써봐. 엄마 이건 뭐야?"하고 많이 물어봐요. 엄마가 귀찮아 할 정도로......
문자를 먼저 깨우치면 아이가 책을 많이 볼 것 같지만 오히려 문자 해독에만 신경을 써서 책내용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찬빈이에게 많은 책을 접해주고 싶다면 찬빈이 엄마가 좀 힘들겠지만 찬빈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수고를 아끼지 마세요.
지금은 수고스럽지만 그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몇년안에 느낄거예요.
그래서 전 둘째 재필이 별로 걱정 안해요. 봄에 제형한테 방문 교사(씽크빅 수학)가 오는게 부러워서 저도 선생님 불러달라고해서 '영재 한글' 몇달 한적 있는데 통문자 나갈땐 신나서 지가 스티커 붙이자고 난리치더니 낱자 나가니까 싫증내서 그만뒀어요.
올 겨울이나 내년 봄부터 아이 상태 봐서 슬슬 다시 시작해야지요. 이번엔 제가 가르치려고요.
큰애 경험이 있어서 둘째 한글 가르치는 건 쉬울 줄 알았는데 아이 성격이 첫애랑 너무 달라서 저도 좀 고민되긴해요. 저 싫으면 하늘이 두쪽이 나도 안하려들거든요. 한고집 한다는 것 아닙니까.
같은 배속에서 나왔음에도 어찌 그리 성격이 다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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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유아 잡지 '베스트베이비'에서 스크랩해둔게 있어서 몇가지 소개합니다.
*이름표 붙이기
1.아이에게 먼저 이름표를 붙여주고 집안 사물에다 이름표를 붙이게 한다.(포스트잇 큰거 사용하면 좋아요)
그런다음 이름표 정리함을 만들어 이름표를 하나씩 떼어오게 한다.
이때 큰 종이에 해당 사물의 그림을 그려 미리 준비해 놓고 하나씩 떼어온 이름표를 사물 옆에 붙이게 한다.
2.그리고 다시 떼어내어 각각의 이름표를 집안 사물에 다시 붙이게 한다. 이때 아이의 얼굴도 그려넣어 자기 것도 참여시키면 아이는 더 흥미를 가질 수도 있다. 또한 엄마가 노래를 불러주면서 하면 더 좋다.
*숨어라 까꿍 찾았다 까꿍
1.글자카드를 따로 만든다.
2.벽에 4-6개의 카드(한쪽은 그림, 다른 한쪽은 글자를 쓴 것)를 그림
쪽으로 붙여놓고 아이와 숨어라 까꿍놀이를 한다.
"찬빈이 숨어라 까꿍."(두손으로 아이 얼굴을 가려주고)
"찬빈이 찾았다 까꿍."(두 손을 확뗴고)
3.그후 그림카드 위에 글자카드를 다음과 같이 말하며 덧붙인다.
"찬빈인 뭐부터 숨길까? 엄마는 자동차부터 숨길래.숨어라 까꿍."
4.이렇게 해서 글자카드로 다 덮었으면 다시 찾기 놀이를 하며 글자로 시선이 가게 하면 된다.
"이제 다 숨었다 후유!" "이제 다시 찾아볼까? 그네가 어디 숨었지? 찬빈이는 자전거를 찾아봐.""히야 여기 있네. 바로 뒤에 숨었구나." 이렇게 되면 아이는 숨기고 찾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당 글자를 여러번 볼수 있게 되고 글자에 대한 느낌을 채워가게 된다.
*메뉴판 놀이
1.도화지를 반으로 접어 메뉴판을 만들고 그안 오른쪽에 같은 종류의 낱말카드 4장을 그림이 보이도록 늘어놓는다.
2.메뉴판을 펼쳐 "찬빈이는 뭐가 먹고 싶니?"물어 선택하게 한다. 아이가 '사과'가 먹고 싶다고 가리키면 "사과가 있나 한번 볼까?"하며 카드를 뒤집는다.
'사과'라는 글자가 나오면 "사과가 여기 있구나."한다.
이때 아이가 잘못 지적하더라도 틀렸다는 말은 하지 말고 "사과가 어디 있었는데? 어디 있지?"하며 다른 카드를 지적하게 하여 뒤집어 보여준다.
3.이번에는 메뉴판 오른쪽에 글자 부분이 보이도록 카드를 늘어놓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놀이를 한다.
낱말 달력
1.4가지 종류(사과,배,딸기,바나나)의 낱말카드로 각각의 낱말 달력을 만든다.
낱말 달력은 뜯어내는 일력처럼 만드는데 한장은 그림, 한장은 글자순으로하여 총 10장이 되게 한다.
예를 들어 사과달력을 만들려면 사과 그림카드 5장,글자카드 5장을 만들어 그림,글자,그림,글자 순으로 묶는다.
2.아이 키높이에 맞춰 한짱씩 뜯으며 낱말을 보게 하는데 처음엔 엄마가 해본다. "이 뒤에 뭐가 있을까?"
글자로 시선이 가게 툭툭 치면서 서서히 들다가 확 보여주며 떼어낸다. "이야 사과구나. 이번에는 찬빈이가 떼어봐." 사과 그림을 떼어내면 '사과'라는 글자가 나온다.
"야 이건 사과라는 이름인데 진짜 사과가 나올지 한번 떼어보자."
긴장감을 주며 확 떼어내면 사과 그림이 나온다.
3.나이가 어린 아이는 하루에 2종류씩하고 나이가 많으면 4종류씩 한다. 이것을 3-4일 반복하고 다른 낱말달력으로 바꾸어준다.
이외에도 몇가지 더 있는데 영어 게시판에 한글떼기에 대해 이렇게 길게 쓰려니 이래도 돼나 하는 생각이 들어 몇가지만 소개해 보았습니다.
찬빈이 엄마!
만약 제가 처음 한글뗴기를 시도한 그 때 욕심부리고 억지로 아이에게 문자를 강요했다면 지금처럼 주명이가 책을 좋아하지는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애들 유치원 알아볼때 어느 원장님한테 직접 들은 얘긴데요.
속셈학원 같은데서 어른이 설명해 주는 공식대로 급하게 한글을 달달 외워서 한글을 뗸 아이들은 받아쓰기 보면 백점인데, 그 애들에게 뭐에 대해 느낀 점에 대해 써보라면 한줄을 제대로 못쓴다는 거예요.
한글을 언제부터 가르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가르쳤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니겠어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러번 시행착오를 겪은 선배 엄마로서 느낀 점을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 [일반]한글떼는 시기 및 방법 /찬빈,채원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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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주명맘 등록일 2000-12-01 23:21 조회수 1,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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