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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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블루님 좋은글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영어에 하두 디어서 딸래미는 절대로 그리 만들지 않겠다는 불순한 생각(?) 만으로 쑥쑥을 방문했었는데 님의 글을 읽고 반성도 많이하고 감동도 받고.....
어제 지방에 사시는 친정어머님이 서울에 오셨어요. 부모님 두분이 농짓는게 취미신데 김장배추가 잘됐다고 딸들 김장말고도 백여포기를 더 담그셨다면서 어디 어려워 김장걱정하는 곳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며칠전에 전화하셨거든요. 헌데 큰언니가 다니는 사회복지원 통해서 (언니는 막내가 다운증후군이라 여기저기 다니며 물리치료랑 조기교육을 받고있거든요) 한곳을 알게 되었다면서 김장김치를 싣고 올라오신거지요.
저랑 늦은 점심을 함께하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15평 남짓한 집에서 11명의 애들을 데리고 처녀엄마가 살고 있더라고.... 애들은 중학생부터 4살까진데 어쩌면 하나같이 그렇게 예쁘던지 너무 기가막히더라구....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배를 깍아내는데 버선코처럼 예쁘게 깎아서 기가막혔다고...... 덧붙여 딸들보다 훨씬 낫더라는 말씀까지... 내년에도 내가 살아있으면 다시 김장담가오시겠단 말씀남기고 자리를 뜨셨답니다. (사실 저희엄마는 이제 63세신데 벌써 이런 숭악한 말씀을 잘하십니다.) 코끝빨개져 이런말씀하시는 친정어머니를 보면서 제가 참 좋은 부모님을 두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세상에 주위를 둘러보며 사는 사람도 참많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 처녀엄마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아이들 돌아봐 주시는 많은 후원자분들도....) 제가 참 부끄럽기도하고..... 그랬습니다. 어제는 이래저래 부끄러운일이 많았네요.
이제 젓니가 나려고 유독 침을 많이 흘려대며 제가 눈만 맞춰주면 사고치다말고 씩씩 웃어대는 딸을 보면서 자꾸 그런생각이 듭니다. 내아이 내가족만 지키고 살수는 없는데.... 세상을 지키는게 이 아이를
제일 잘지키는 길일텐데....
아이아빠가 했던말이 생각나네요. (TV에서 조기유학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다가 느닷없이 그러대요) 우리 소연이는 어디에 있는 학교를 보내야하나.... 공기좋고 사람들 좋은곳에서 커야할텐데.... 그래야 이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수있을텐데....
아쿠아블루님 글을 읽고 감사글을 올린다는게 너무 장황한 글이 되어버렸네요. 죄송.
글구 정말 님의 말씀대로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가슴에 품고 살수있었으면...
아*쿠*아블루님의 글입니다.
> 현대를 일컬어 이른바 대중소비시대라고 합니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꿀 수도 없었던 좋은 물건들이 우리 주위에 널려 있으며,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춘 온갖 편리한 물건들이 공장에서 부지런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 편리한 물건들이 많다는 건 분명 나쁜 일은 아닙니다.
> 그러나 이런 것들 때문에 진정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 물건 때문에 사람이 뒤로 밀리는 그런 씁쓸한 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말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갖고 싶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내면의 풍요함을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온갖 호화로운 물건보다, 자신에게 편리한 물건보다 자기 주변의 사람을 더 소중히 여깁니다. 하루하루 둔탁해져 가는 마음과 몸을 일깨우면서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하는 사람. 아무리 바빠도 내 이웃이 어떻게 사는지 한번쯤
> 주위를 둘러보며 사는 사람. 바쁜 시간을 쪼개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책도 자주 읽는 사람. 그리하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줄 알며,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가꾸는 사람. 이런 사람이 진정 우리에게 소중합니다.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삶은 정녕 풍요로울 수 있습니다. 사실, 곰곰이 따져 보면 우리는 별 필요도 없는 물건들 틈에 끼여 허우적거리며 사는지도 모릅니다.
> 좀 편리하다 싶은 물건이 나오면 지금 갖고 있는것도 쓸 만한데 그걸 안 사면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얼른 사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나서는 그 돈을 메우기 위해 또 버둥거려야 하고.
>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과연 편리한 물건들일까요?
> 편리한 물건들만 있으면 아무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는 걸까요?
>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 같은 시대 같은 사회에, 다른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면 그건 올바른 삶이 아닐 것입니다. 물건이 아무리 풍족해도 그건 사람이 살아가는 참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때때로 화려하고 겉이 번지르르한 물건에 홀려 사람을 등한시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길을 걸을 때마저도 고개가 진열장 쪽을 향해 있는 사람들을 가끔 봅니다. 사람 대신에 물건이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것 같아서 그게 좀 그렇습니다.
> 아무리 좋은 물건일지라도 물건이 우리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물건이 우리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데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물건에 왜 그렇게 애착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남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사지 못해 안달을 부리는 사람이 저를 포함해 왜 그리 많은지...
> 물건은 우리 사람들이 만든 것입니다.
> 물건은 우리의 필요 때문에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 그런데 그 물건들이 생활 공간을 다 차지하고 심지어는 우리의 마음까지 점령하고 있으니 이 사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물건을 갖고 싶은 욕심 때문에 사람을 미워하고,
> 심한 경우엔 사람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니 이보다 더 한심스러운 짓이 어디 있겠습니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헐뜯고 싸우다 보면 우리 주위에는 이웃도 친구도 없게 됩니다.
> 그러다가 마침내는 '물건의 감옥'에 갇혀 꼼짝도 못 하는건 아닌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시골에 가면 지금도 오 일만에 한 번씩 서는 오일장이 있습니다. 사람이 돈으로 물건을 사고 팔기 전에는 이쪽 마을하고 저쪽 마을에서 각각 생산한 물건을 서로 맞바꾸는 데서 거래란 것이 생겨났습니다. 그 거래의 장소가 바로 시장입니다.
> 우리나라의 시골 장날은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펼치는 잔치처럼 아주 흥청댑니다. 이웃 마을로 시집간 딸이 장날 친정어머니를 만나 그 동안 나누지 못했던 정담을 나누는가 하면, 어려운 사이라는 사돈끼리 만나도 서로 옷깃을 잡아끌며 선술집으로 안내하려고 정겨운 실랑이가 벌어지는 때도 장날입니다. 그러니까 이 날은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다리 구실을 하면서 사고 싶은 물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교환했던 것이지요.
> 지금은 옛날의 정취를 많이 잃어버린 오일장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정겨움이 오일장에는 있다고 합니다.
> 이득과 편리를 위해 물건을 사고파는 삭막한 풍경보다는
>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장소로서의 시장,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꿈꾸는 참으로 가슴 넉넉한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일반][RE] 지금 가장 갖고 싶은것은 어떤 물건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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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꼬뭉맘 등록일 2000-12-02 11:32 조회수 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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