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내가 처음 만난 홈즈...2003/12/14 2004-01-0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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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접한 전집에는 <명탐정 홈즈>대신 <괴도 뤼팡>이

시리즈로 자리잡고 있었고

더구나 한창 반항과 삐딱함이 그럴싸한 옷인양한

국민학교 5학년의 꼬마 아가씨였는지라

정식이고 정통인 듯 싶은 홈즈아저씨보다야

괴도라 당돌히 이름지어진 뤼팡이 훨~~~씬 멋지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그 전집을 계기로 나는 뤼팡의 열혈팬이 되었고

남들이 홈즈, 홈즈를 연호할 때 콧방귀도 뀌지 않고

니들이 뤼팡을 알아? 하는 팔짱 낀 오만한 자태로

국민학교 시절을 마감했다

(이런 나의 오만을 부추긴 것은 모리스 르블랑씨가

그의 뤼팡 시리즈에서 홈즈와 뤼팡의 대결을 그려 넣었는데

선배에 대한 예우로 셜록 홈즈(Sherlock Holmes)가 아니라 앞뒤의 이니셜을 바꾸어

헬록 쇼옴즈(Hherlock Solmes)로 등장시켰는데

내 기억으로는 뤼팡이 우세한-승리는 아니고^^;;-것으로

결론을 맺지 않았나 싶다..

그래 역시 암...결단코 뤼팡이지 한 어린아이의 고개 주억거림이 우습다..)


그러다가 세월이 한참이나 흘러 어제 우연히 들른 도서대여점에서

내가 손에 잡은 건 홈즈 전집 중 위의 책, <바스커빌가문의 개>였다


영국문장의 중후함과 신사다움이 묻어나는 문체와

작가가 이미 계획하에 풀어놓았다고는 하지만

그 절묘하고 번뜩이는 사건해결의 묘미는 햐...기가 막히게 재밌다

그림 또한 홈즈의 그림으로는 최고라는

시드니 파젯 (Sidney Paget)이라는 사람의 것인데

고성에서의 만찬처럼 느껴지는 다소 딱딱하고 음울하기도 한

느낌의 그림이 책과 썩 잘 어울렸다

잘 번역된 영국문장을 만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 강추입니다^^


이 책 <바스커빌가문의 개>는 포악했던 옛 조상의 죽음과 관련된 전설이

모티브가 된다

지극히 상식을 선호하고 철저히 실제적인 홈즈에게 전설은

전혀 자극적이지 않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모티어박사의 이야기에

점점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음은

그 역시 단순죽음이 아닌 타살에 대한 아주 희미한 가능성과

그 타살의 악마성이 혼재되어 있음을 감지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비디오도 드라마와 함께 스릴러 영역을 즐긴다

인간의 내면에 대해 다른 수단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둔탁한 소리가 나는 뻑뻑한 머리에 약간의 기름이 쳐지는 느낌이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함께 추리하고 짜맞추면서 나 역시 탐정이 되는

호기도 부려보고 얼추 내 생각이 맞아 떨어지면 와우..낮은 탄성도 뿜어낸다..



어제 저녁에 빌려서 새벽 3시30분까지 다 읽었다

3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한시가 넘어서 졸려서 자려고 씻고 나니 다시 정신이 들어

마저 읽고 책을 덮으니 3시30분이 지나고 있었다

가슴을 탕탕치며 후회하고 회개했다

내 일찌기 성경을 이렇게 탐독했더라면

그 수많은 고뇌와 아픔에서 벗어나

얼마나 많은 자유로움과 평안을 누렸을 것인가 말이다 ㅠㅠ


남편과 성탄절까지 신약을 누가 먼저 읽나 내기를 일주일전인가 했었다

아직도 마태복음(신약의 첫 말씀^^;;)의 끝자락에 손때가 묻어

넘어가질 못하고 있다

예배 후 돌아오는 길에 어제의 그 홈즈 여행에 대해 침을 튀기니

남편이 그런다...

"성탄절까지 복음서(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까지만 읽자..

당신한테는 너무 무리지 싶다...."

그 말에 입을 꾹 다물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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