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이야기10]느끼해도 굴릴땐 확실히 굴려주세요~ 2009-03-3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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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엄마와 아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운동 장비를 입고 있는데 오른쪽, 왼쪽이 따로 있어서 구별해서 입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쪽은 L, 다른 한쪽은 R이라고 쓰여 있었죠. 엄마는 ‘R’이 오른쪽이라고 하는데, 아들은 ‘L’이 오른쪽이라고 우깁니다. 아들이 왜 ‘L’을 오른쪽이라고 고집 피우는지 궁금해서 자세히 들어보니 오른쪽이라는 영어가 ‘Right’인데 발음을 한국식으로 [라이트]라고 하니까 첫 글자가 R이 아닌 L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졸지에 ‘Right’가 ‘Light’로 변신하게 된 것이죠. 엄마의 설명을 듣고 나서도 아이는 중얼거리더군요. ‘이상하다..[라이트]면 L로 시작하는거 아닌가????’ 우리가 쑥스럽다고 혀를 제대로 굴리지 않으면 이런 상황도 발생할 수 있겠더라 구요. ‘Right’는 제대로 발음하려면 [라이트]가 아닌 [롸이트]라고 발음해야 합니다. [라이트]라고 발음하니 첫 글자를 당연히 ‘L’로 알고 있었던 것이지 그 아이는 아무 죄가 없답니다.^^

 

발음하기 참 쑥쓰러울때가 많습니다. 좀 굴려주려고 하면 너무 오버되어 거북한 발음이 되고, 옆에 한국 사람이라도 있으면 무슨 잘난 체 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일부러 어색한 한국식 발음으로 얘기하기도 하죠. 할 줄 아는 것 마저 도 이런 식으로 감춰버리게 되니 제대로 혀를 굴려줘야 할 때마저도 ‘롸이트’가 ‘라이트’로 돌변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겠죠.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라면 굳이 굴리지 않아도 다 통할 때가 있습니다. ‘동물원’이라는 뜻의 ‘zoo’e단어도 발음하기 고약한 것 중의 하나 인데요. 영어식으로 하면 그냥 [주]’가 아니라 혀와 입술이 울리는 [주]라고 발음을 해야 하는데요. (글로는 표현이 안되네요..^^ 어떤 발음인지 다 아시죠?) 그런데 그렇게 오버하면 주위의 이상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그래 너 영어 잘한다 이거지?’ ‘그냥 해도 다 알아듣는걸 굳이 그렇게 징그럽게 입술 울리면서 발음하는 이유는 뭐람~’ 하는 표정으로 째려봅니다. 그런데 미국사람 들과 얘기하려면 이 정도는 굴려줘야 제대로 알아듣고 대화가 되는 게 현실 이잖아요. 한국사람 들과 얘기 할 때는 글자 그대로 [joo] 처럼 발음하다가 미국사람 만나서 입술이 울리는 [zoo]로 발음 하는 게 쉽지는 않죠. 그냥 영어는 영어처럼 발음해야 헷갈리지 않고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욕을 먹더라도 꼭 굴려야 할 때는 확실히 굴려줘야 합니다. 주위에서 째려보는 사람들은 아마도 부러워서 째려보는 것일 거예요..그게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고 굴려야 할 땐 확실히 굴려주세요.^^ 나를 째려보는 주위 시선을 극복하는 만큼 아마도 영어는 우리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까 합니다.

 

가끔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들을 처음 사용할 때부터 영어식 발음으로 똑같이 사용했다면 발음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면, 요즘 없는 사람이 없는 ‘네비게이션(Navigation)’ 도 사실은 ‘네비게이터(Navigator)’라고 해야 맞는 말 인데 아주 자연스럽게 ‘네비게이션’이라는 말이 고유명사처럼 쓰여지고 있습니다. 둘 다 명사이긴 하지만 뜻이 다른 명사인데 ‘네비게이션’이라고 하면 나중에 미국에서 영어를 할 때 또 한번 실수를 하고, 또 한번 공부를 해야 하는 셈이죠. 컴퓨터(computer)라는 흔한 단어도 처음부터 [컴퓨러]라고 자연스럽게 영어식으로 발음했으면 나중에 다시 발음을 고쳐야 하는 번거로움이나 쑥스러움이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김치 같은 우리나라의 고유음식이 외국에서 고유명사처럼 그대로 사용되는 것 처럼 우리도 외래어를 들여올 때 그 단어의 발음 그대로를 우리가 들여와서 사용한다면 두 번 공부하는 번거로움은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가 [티타늄]이라고 발음하는 ‘Titanium’는 [티타늄]이 아닌 [타이태니윰]으로 발음 해야 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티타늄]이라고 하면 미국에서 못 알아듣고, [타이태니윰]이라고 하면 한국에서 못 알아듣는 웃지 못할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으니 왜 우리가 두 번 고생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답니다.

 

일본사람 특유의 발음문제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김치’를 ‘기무치’로 알려주면 안된 다고 생각 하는 것처럼 영어단어를 사용 할 때 그 단어 고유의 발음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나중에 영어로 대화할  때 발음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많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인데 발음을 다르게 하고 있어서 손해 보는 일은 없어야 겠죠?

 

옆에서 좀 째려보더라도 굴려야 할 땐 확실히 굴려주는 센스~ 그 쑥스러움을 극복해야만 우리의 영원한 숙제 ‘영어’가 ‘웬수’가 아닌 ‘친구’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늘부터 ‘Rights’는 [라이트]가 아닌 [롸이트]로 발음하자 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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