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의 얼렁뚱땅 학습기..2004/01/05 2004-01-0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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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방법은 할아버지님 같으신 분들의 입장에서 보신다면
딱 혀를 찰 노릇인지도 모릅니다
(학습이 학습답지 못하여 그 목적을 상실하기에 적당하며
여유를 가장하여 게으름을 뒤로 감추는 행위라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ㅠㅠ)
아이가 이제 7세가 되니 또 작년하고는 다른 느낌을 떨칠 수가 없음에도
학습을 도와주고 때로는 주도까지 하는 입장이 되는 입학전의 아이를 둔 엄마로서
왜 저라고 강박증을 느끼지 못하겠습니까...
용두사미되고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나름대로 계획도 세우고 깐깐하니 몰아붙이기도 하기만....
한창 힘과 지력이 솟구치는 아이에 이미 쳐지기 시작한,
오직 두 아이라는 핑계만 줄구장창 들이대면서
앉은 자리에서 좀처럼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퍼진 아줌마가 된 엄마로서
에라 모르겠다...이왕 이렇게 된거(아직도 읽고 쓰는 일이 버겁습니다^^;;)
또 일년 놀면서 가자 결심을 했습니다

놀기는 놀되 또 가기는 가야하기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과 최근에 실시한 것들...
그리고 도입코자 하는 몇가지 것들이
혹시라도 저처럼 게으른 엄마시거나
저희 아이처럼 빠르지 못한 아이를 두신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그러니......
이미 글을 다 깨쳐서 읽기와 쓰기, 그 어느 것에도 부족함이 없는 경우에는
그냥 지나가셔야 제가 덜 무안할 듯 싶습니다^^;;

★선생님 놀이

일명 학교놀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제가 처음에 <선생님놀이>라고 명명한 이후로
그냥 선생님놀이가 되었을 뿐입니다...
한창 연말시즌이던 이주전쯤...시작된 이 놀이는
한글 뿐 아니라 놀이를 빙자하여 유용하고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 놀이를 시작했을 때의 우리 모자녀의 조악한 모습이라니....
그 날 큰 아이 은창이는 한창 구역만들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작은 아이 은송이때문에 대개가 두가지씩인 장난감인지라
칼과 칼집이 모두 다섯개, 야구방망이, 효자손, 파리채에 방빗자루까지 동원시켜
안방을 이리저리 갈라서 저혼자 놀고 있던 은창이를 보고
제가 문뜩 <우리 선생님 놀이할까?>했던 것이 시작입니다
저희 두 아이들...새로운 놀이의 내용과 관계없이
평소 놀아주기 무지하게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엄마의 제안에
거의 놀란 토끼눈을 해갖고서는 <네~~~>하고 팔짝팔짝 뛰더군요

"자 그럼 이은창 어린이...공책하고 연필 준비하세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은창이는 제 것에 동생 것까지 챙기고
선생님 자리라고 방석도 하나 척 갖다 놓더군요
하여 시작은 했는데 영 구색이 안맞는 것이...영 썰렁한 것이...
바로 선생님놀이에 필수인 칠판이 없다는 겁니다
날은 초저녁을 훨씬 지나있고 밖은 추운 겨울인지라
평소 만만하게 여기는 남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칠판 하나 사오라 했습니다
(컴관련 일을 하는 동생...일하는 중이라고 하는데
제가 없는 애교 있는 애교에, 나중에는 거의 애걸복걸을 하고
옆에서 조카들의 앙앙거리는 소리 듣더니,,,기가 막혀 하면서도
사다주더군요...ㅋㅋ)
칠판이 도착한 후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겠죠?

선생님:이은창 어린이가 반장을 맡도록 하겠어요
일어나서 인사해 보세요
이은창:차렷...경례...
둘이서 눈이 초롱초롱해져서는 "선생님 안녕하세요?"

*1교시-->국어시간
자 여러분 오늘은 편지를 쓰겠어요
이제 곧 성탄절이지요...
성탄절은 예수님의 생일이에요 우리 예수님께 생일 축하편지를 써보도록 하지요...
이은창 어린이는 편지를 쓰고 이은송 어린이는 그림을 그리세요...
-->자연스럽게 편지쓰는 요령에 대해 알려주었지요..
(받는 사람, 인사와 내용, 끝인사, 날짜와 보내는 사람..)
아 물론 은창이가 쓴 내용은 예수님 생일 축하해요 안녕히 계세요가 전부였습니다...)

2교시-->미술시간
성탄트리 꾸미기(은송이는 국어시간에도 그리기, 미술시간에도 그리기^^)

3교시-->음악시간
캐롤송 부르기(각자 악기를 하나씩 가져와서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교시-->체육시간
집이 1층이라는 잇점을 충분히 살려 열심히 뛰고 굴렀습니다

**효과와 진단-->일단 아이들의 엄청난 호응 속에 며칠 다른 놀이 필요없었고 가만히 앉아서 선생님 노릇하는 것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화이트보드에 나타나는 글씨가 영 마음에 안들어서 선생님 체면이 좀 그러하긴 했지만...)
은송이를 위한 카드글자 등도 도입해서 읽어주면 국어시간이 진정한 국어시간이 되겠지요?


★도서관놀이

이건 선생님놀이에 한껏 맛들린 은창이가 제안해서 하게 된 놀이입니다
어느 날 거실 앞에 있는 책꽂이 앞에 있는 책상에
은창이가 무언가를 주욱 늘어놓더군요

**책 <엄마의 의자>-->이건 모니터입니다
**지압용 나무 발바닥모형-->아 글쎄...자판이랍니다
**그 오른쪽 옆으로 커다란 반투명플라스틱통이 엎어져서 있습니다
-->사서가 대출책을 한꺼번에 긁는 작업을 하는데 바로 그 장치랍니다...
**그 장치 옆으로 동그란 나무블럭
-->마지막으로 바코드 긁는 것인데 은창이는 도장 찍는 걸로 알고 있더군요
**그리고 손바닥만한 플라스틱이 왼쪽을 차지-->마우스랍니다

이렇게 진열을 완벽?하게 해놓고 도서관놀이를 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옛날에는 컴퓨터가 없어서 책을 대출하고 반납할 때 일일이 다 썼다고..
그러면서 예쁜 수첩하고 볼펜을 쥐어주었습니다
(여기서 또 놀이를 학습화하는 엄마의 본능이 일어섭니다..)
날짜/대출자/책제목/이렇게 칸을 구분해서 쓰도록 했더니
여하튼 놀이라는 생각에 얼씨구나 잘도 씁니다^^
나중에 반납을 하게 되면 책제목 옆에 동그라미로 표시를 하는 거지요...

주로 은창이가 주도하게 되어서 나중에 은송이의 원성을 사게 되었습니다
하여 그 책상 옆으로 찻상을 가져다 주고 위의 모양대로 꾸며 주었습니다
대출자 일인에 사서가 두사람인 꼴이 좀 우습지만 그래도 이 놀이의 가장 큰 장점은
별로 어지르지 않고 진행된다는 겁니다 ㅋㅋ

**효과와 진다-->독서록을 쓰는 효과 그대로를 얻습니다
따로 글씨 공부 안해도 자연스럽게 쓰기 공부도 되고
일정한 시스템(도서의 대출과 반납)도 습득하고 계기가 되어 좋습니다
쉬운 제목의 영어책도 빌린다면 영어쓰기도 스리슬쩍 겸할 수 있겠습니다^^


★NIE(newspaper in education)활동

아직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실 쑥쑥을 알게 되어 컴퓨터를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면이 많은...그러니까 촌스러운 사람이랍니다^^;;
누군가 전화번호를 가르쳐주면 휴대폰에 저장하기보다 수첩 꺼내들고 받아적고
전자책이 좋다고들 하는데 그저 침 묻혀 넘기는 종이책이 좋고
홈시어터 시대에 집에는 티비도 없고(있어도 안나오니 없는 것과 같고..)
아파트가 편하다는데 같은 값의 좁은 아파트보다 춥지만 뛰어다닐 수 있는 주택이 좋고
여전히 디지털카메라를 조작하는 것보다 싸구려 자동카메라가 손에 착착 붙는 걸 보면
정말 촌스러움의 극치입니다...

사실 신문도 이사오기 전부터 보지 않다가 하도 심심해서
얼마전에 영업오신 분을 반갑게 맞으며 신청을 했던 건데...
음..시대가 하수상하여 또 신문 보는 재미도 없고
그저 사은품으로 받은 그 락앤락세트에 정겨운 눈길을 주고 있는 실정이었죠...

그러다가 예전에 한창 NIE교육이 불붙기 시작했을 때
학원 선생으로 일하던 저 역시 혹해서리 이것저것 자료 찾으며
공부했던 기억이 나더란 말이죠...
(수학선생이 무슨 NIE냐구요...글쎄...뭐 굳이 적용 못할 것도 없겠지만...)
그 때 혼자서 끙끙대며 공부했던 것이 다 생각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신문으로 할 수 있는 놀이든 학습이든간에
그것이 가지는 다양성이 정말 무궁무진하더란 거죠...

그래서 계획 세우다 실천하기도 전에 지치는 제 모습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일단 시작한 것이 안방 벽에 신문을 주욱 펼쳐서 아이 눈 높이로 붙이는 겁니다

1.찾아라 찾아라 이은창을 찾아라...
-->색연필로 이은창 이름을 찾아 표시하는 거죠...
비교적 찾기 쉬운 이름이지만 꼬마가 한면내에서 찾기가 그리 녹록치만은 않습니다
다음 단계로 동생이름,아빠이름,엄마이름 모두 찾게 하지만 눈치봐서 힘들어하면
그대로 색연필이나 크레파스 가져와서 그림 그립니다

2.오늘의 운수에 나오는 동물그림 이용하기
-->종합장에 각 동물을 오려 붙입니다
순서를 엇갈려 쓴 동물이름(영어)를 보고 맞는 단어 줄긋기를 합니다
-->나중에 은송이의 경우 한글로 같은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3.한문/영어/한글을 동시에
-->신문에 이미 이 세 영역이 자연스레 혼용되어 나오잖아요
한문 北을 찾아 오리거나 붙인 후 영어로 North의 스펠을 찾고 마지막으로 그 뜻이 쓰이는
우리말놀이(북쪽/북한/북아메리카/동서남북..)을 하는 겁니다

4.오늘의 날씨로 놀기
-->날씨 읽는 법을 알게 할 수 있지요
요즘에는 생활지수라는 것도 등장하더군요
지수로 표시된 정도로 빨래를 하면 좋을지 어떨지 물어보면 좋겠지요^^
종이에 그린 세계전도에 세계의 날씨를 그림으로 나타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5.그외...
-->아이를 옆에 두고 신문을 쫙 펼쳐서 읽는 시늉을 하는 거에요
쫙 펼쳐서 읽는 행위가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누는 거지요
-->넓은 신문 위에 올려서기 활동을 통해 신문을 접게 되면 좁아지고 좁아질수록
표현되는 신체가 다양할 수 있음을 알게 하는 놀이도 재미있지요
-->가장 큰 글자 찾기/작은 글자 찾기/안경쓴 할아버지/갓난 아기 찾기....

NIE는 아직 구체적으로 해보지 않아 다소 어설플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하지만 신문이야 말로 신문 자체가 가지는 논지의 다양성만큼이나 아이들도
갖고 놀기 좋고 학습하기 좋은 교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단돈 5백원의 신문을 5천원 아니 그 이상의 가치로 승화시키는 것이
저의 알뜰살뜰 육아법의 목표가 될성 싶습니다...

일련의 이 놀이들이 학습적이지 못해 결과치가 불분명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녔지만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즐기고 참여하는 학습이 될 수 있다는데
조심스런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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