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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체험

글쓴이 홍박샘

등록일 2014-08-12 17:15

조회수 7,126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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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맛을 보다

여행 가서 길 지나가다 눈에 띤 네잎클로버 하나를 땄습니다.

비슷한 게 모여있을 거란 추측에 일대를 뒤져서 대여섯개를 땄어요.

행운이 올 거 같은 기분에 즐거웠어요.

열심히 사업하는 우리 쑥쑥 사장님과 선배께 사진 찍어 보내며 선물하기로 약속했죠.

 

2. 점점 빠져들다

분명 네잎클로버가 흔하지는 않습니다. 그걸 발견하는 건 참 어렵지요.

그런데 대여섯개를 땄다는 나의 경력은 내게 자신감을 주더군요.

처음 발견한 날 이튿날 어제 땃던 자리를 지나다 두개를 더 발견합니다.

그날 산책길은 눈을 들어 하늘 한번 보고 눈을 깔고 땅 두번 보고.

무척 피곤했습니다.

 

 

3. 미치기 시작하다

귀가해서 공원에 갔는데 클로버를 볼 때 마다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가다 서고 가다 서고 온 세상에 깔린게 클로버더군요.

설마 또 찾을까? 하는 의구심이 큰 순간, 앗! 또 하나 찾았습니다.

그 주변을 샅샅이 뒤져 얼씨구나 또 하나 캐냈어요.

눈이 돌기 시작하고 머리까지 아픕니다.

숲 속에 가서 고개를 하도 땅에 쳐박아서 산책인지 풀뽑기인지...

보다 못한 남편이 제 팔을 잡고 질질 끌고 갔습니다.

술집에 몰래 갔다 붙잡혀 나오는 청소년을 잡아가는 모습이 그럴 거여요.

 

 

 

4. 완전 돌아버리다

다시 여행을 갔습니다. 수목이 어땠느냐 묻지 마세요. 땅만 보다 왔습니다.

어질어질하니 눈을 감아도 온 세상이 클로버입니다.

클로버 잎이 다 다르고 품종이 여러 종류임을 이번에 알았어요.

어떤 건 잎이 기가막히게 예쁜 하트모양이고, 어떤 건 가운데 허엽스름한 줄,

어떤 건 가운데가 접히면서 끝이 뾰족하고요, 어떤 건 그냥 동그란 비대칭입니다.

 

 

한 걸음도 제대로 못 걸으면서 땅 바닥에 주저앉기를 반복했어요.

시골길에 차는 왜 그리 자주 다니는지 남편이 자꾸 "차 온다, 차 온다..." 잔소리.

 

5. 치료 불능 상태가 되다

하하 그런데 또 무더기로 발견했습니다. 하나 찾으면 그 동네에 몰려있어요.

또 다시 7개를 발견 올 여름 통산 20개가 넘는 클로버를 땄습니다.

캬바레서 끌고 나오듯 저를 잡아당기던 남편이 어느새 샷다맨으로 바뀌어

제가 찾은 클로버를 들고 쫓아다녔습니다. 따주면 넙죽 받아서 소중히 모시더군요.

 

 

 

저는 지금 치유 불능상태입니다. 여기도 초록, 저기도 잎사귀..

심지어 꿈도 꿉니다. 온 세상이 선명한 클로버네요.

아이고 어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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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여유 2014-08-13 23:34 

박사님 글보면서 갑자기 저도 네잎 클로버란 놈을 찾아보고 싶다는 충동이 불끈!! ㅋㅋ

 

저렇게 쪼그리고 앉아있는 박사님 모습을 찍으신 분은

사진 찍어서 누구 보여주려고 찍으셨을까요? ㅎㅎ

 

근데.. 정말 쪼그리고 앉아있는데도 박사님의 긴 다리와 팔은 길쭉 길쭉 하게만 보이니..

흐미.. 부럽~ ^^

홍박샘 2014-08-15 09:24:16
남편이 찍었지 누구겠수. 이제 늙어서 나만 쫓아다녀요.
오로라공쥬 2014-08-13 17:09 

역시나 이야기꾼 박사님 글은 재미있어요.

오늘 친구도 산책갔다가 박사님과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는 얘기를 듣고

박사님 글이 생각났어요.

요즘 네잎크로버가 많은가봐요.^^

저도 박사님 댓글처럼 환경오염때문인가보다라고 말한것까지 똑같네요.^^

홍박샘 2014-08-13 18:02:59
진짜 그런가봐. 원래 세 잎이면 네 잎짜리는 돌연변이잖유?
환경 변화로 생기는 일이겠지. 어쨋거나 그 친구분 행운이 넘쳤으면 좋겠네요.
호야수동 2014-08-13 15:20 

저는 사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네잎클로버를 한 번도 찾지 못한 사람이라...ㅋㅋ

넘 부러워요 박사님~!!

 

하나라도 발견했다면.. 제게 올 행운이 뭔지 아마

하루이틀 고민하며 설레였을 듯해요...

 

저도 오늘 퇴근길에 한 번 봐야할까보요~!!

홍박샘 2014-08-13 18:01:46
아냐, 찾을 마음이 없었대서 그래요.
일단 한 시간 만 투자하면 찾을 수 있어요.
어디에나 있는데 찾을 이유가 없어서 내비두는 거지.
꽁이 2014-08-13 13:17 

올 봄에 안양천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네잎 클로바를 발견했어요

예전에 tv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네잎크로버만으로 작품을 만드시는데

그 아주머니가 네잎클로버를 하나 발견하면 그 주변에 몇 개 더 있다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나서

저도 소의랑 마구 찾아서 그날 4개를 발견했어요~^^

 

그 뒤에도 몇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발견하진 못 했구요..ㅋㅋ

 

그 때 그 네잎클로버를 이쁘게 코팅해서 하나는 자기가 갖고

다른 하나는 피아노 대회 같이 나가는 동생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이 둘이 안양음악제에서 상을 타는 영광을 누렸네요..^^

 

정말 행운의 네잎클로버인가봐요~~^^

홍박샘 2014-08-13 18:00:42
나도 오늘 코팅지 사왔시다. 첫 작품은 대학 시험 보는 내 조카 거.
오늘 밥 먹이면서 고모가 네 것 제일 먼저 만들겠다고 했더니 공부 열심히 한다네.
다신 2014-08-13 10:52 
아이들 동요 중에 '네잎클로버'라는 노래가 있어요~~ 배경음악으로 강추합니다^^
홍박샘 2014-08-13 17:59:19
검색해볼게요. 그나저나 안녕하슈?
유니샤니 2014-08-12 23:25 

우리딸 샤니도 네잎클로버 너무 좋아해요~♥♥♥. 박사님 글은 정말 논리적이면서 재미있어요~~.누개 다 만족하기 힘든데요 ~~박사님 덕분에 행운 듬뿍 얻어 갑니다♥♥♥
홍박샘 2014-08-13 17:23:57
쌰니가 네잎을 딴 적이 있어요? 그럼 그 뒤로도 계속 찾을 수 있어!!
원영사랑 2014-08-12 20:03 

와...네 잎 클로버가 맘만 먹으면 발견 가능한 것이었군요~ 저는 작년에 클로버씨앗을 화분에 심어서 네잎 클로버가 나왔기에 신기해했는데 원래 나오는 것이었던~거였네요. ^^ 박사님 쪼그리 포즈가...ㅎㅎ늘씬한 분이 그러고 계시니...친근감 유발하네요.^^
홍박샘 2014-08-13 17:23:12
헉 화분에서 네잎이? 수만 개 중 하나 발견하는 건데 딸랑 몇 개 안되는 화분에서?
신기하네~~
조혜영 2014-08-12 19:15 

재미있네요 ^^

하나에 꽂힐때가 있는것 같아요. 정말.

밥먹을 때도, 자다 일어나서도 말이지요 ㅎㅎ

홍박샘 2014-08-13 17:22:25
뭐에 꽂혀 봤어요? 멋진 남자? ㅋㅋ
샬럿 2014-08-12 18:16 

지난 읽기방 댓글에서 찾아왔어용~~~

(아..그때 ..불과 작년이지만..찾아보니 참 좋네요..그시절^^)

맨날 뜯기만 해서 미안해서 사진만 찍어왔었거든요..ㅎㅎ

그후론 이젠 클로버 잘 안찾네요..

뭐든 한번 푸~~~욱 빠지는것도 필요할것 같아요~~~~^^

홍박샘 2014-08-12 18:26:58
내가 내린 결론: 어디에나 있다. 단지 안 찾을 뿐.

내가 갖는 의구심: 환경오염으로 개체수 늘어남.
준준맘 2014-08-12 18:13 

저도 큰 아이 4살 때 네잎 클로버를 한꺼번에 스무개인가? 찾고는

네잎 클로버에 대한 환상이 다 무너졌답니다. 이렇게 흔한 것이었단 말인가???


근데 왜 저는 중독이 안되었을까요??@@??


박사님, 중학교 때 이상한 선생님/ 아님 이상한 친구 더 없으셨어요?

옛날 이야기도 더 해주세요~

홍박샘 2014-08-12 18:27:49
기억이란 정상인도 이상하게 만들수 있으니 얼마든지 있음다.
유니샤니 2014-08-12 23:28:19
박사님♥♥♥한~참 웃고 가요..박사님 유머코드가 너무 좋아요
샬럿 2014-08-12 18:03 

ㅎㅎ..저도 그래요 박사님~~

네잎클로버근처만 가면 벌써 눈이 아파오지요.

그래도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찾아서 집에 두꺼운책에 고이고이 모셔놓았어요.

코팅해서 선물도 많이했었는데..

저도 남편이 질질은 아니어도 그만 걔네좀 놔주라고 합니다..ㅎ

새로운 여행길이 되셨겠어요..

초록이라 눈건강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생각해봅니다.

올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바랄께요~~~^^

홍박샘 2014-08-12 18:08:27
어린 것 더 크라고 놔두는 여유까지부렸어요. 신이 내린 네잎 수색 실력 ㅋ 이런 걸 디에스엘이 아니린 디에스누날이라고 한대요.
빨강머리앤 2014-08-12 17:32 

치료가 시급합니다. ㅋㅋ

테트리스 조각이 눈을 감아도 '또또 또로로록 또또 또로로록..'하며 내려오던 것이 생각나는군요.

중독은 나쁠 때만 쓰는 단어일까요?

박사님의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이 중독이란 단어도 귀엽게 만들어 주네요.

올 여름 손 안에 들어온 행운과 더불어 그걸 찾느라 두루두루 살폈을 행복들도 모두 박사님 품에 그득하길 바래요~~~!!

박사님. 부산 여행은 어느 계절이 제일 좋을까요?

홍박샘 2014-08-12 18:00:12
아무래도 가을이 제일 좋죠. 해운대 태종대 부산시내 다 볼라믄 아무리 짧아도 2박은 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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