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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RE] 29개월 남아. 말이 너무 더뎌요. 조언바랍니다.

글쓴이 에릭맘

등록일 2000-12-10 00:35

조회수 1,511

http://www.suksuk.co.kr/momboard/BEB_001/8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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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erious님의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
> 요즘 너무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에 쑥쑥맘들께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려요.
>
> 29개월 아들, 그리고 5개월 딸을 둔 워킹맘입니다. 근데 큰애가 다른 아이들보다 언어적인 면에서 늦고 성격도 너무 내성적이라 걱정이 많답니다.
>
> 둘째 낳기 전엔 출퇴근 하시는 한국 아주머니가 아이를 봐주셨지만 둘 되고 나니 너무 힘들어 아예 조선족 아주머니가 집에서 같이 숙식하시며 아이들을 봐주십니다. 그때는 이런 문제는 미리 예상치 못하고 그저 좀 저렴한 인건비생각에..흑흑... 아주머닌 순박하고 아이들을 예뻐해주시긴 하지만 연변 사투리를 쓰시니 한창 큰아이 언어 발달에 지장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네 혼자 힘으로 하라'를 '니 절로 해라' 하시거나 '머리'를 '골'로, '남편'을 '나그네'라 하시는 등 우리 말과 좀 많이 다르지요. 제 친구들이 와도 아줌마 말 다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할 정도니 아이들의 혼란은 어떻겠어요?
>
> 쑥쑥을 알기전부터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았어요. 신랑도 적극적이었구요. 비디오를 많이 보여줬지요. 하여튼 요즘도 비디오, 전에 바니, 빙뱅붐, 요즘엔 블루, 디즈니 애니매이션을 아주 즐겨봅니다. 지금은 안 그렇지만 18개월 즈음엔 저흰 자고 (다음날 출근해야 하니) 새벽 한시까지 바니 비디오 보고 잔 적도 많아요. 왜 회사 다니는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단호하게 대하지 못 하쟎아요. 미안한 마음에.
> 또 남들은 신기한 한글나라 시킬때 저희는 영어나라 부터 했습니다. 제가 말이 많은 타입은 아니지만 집에서도 영어, 한글 반반씩 말을 건네지요.
>
> 성격: 저는 사교적인 편인데 신랑은 좀 얌젼한 (점쟎다고 해야하나?)편이지요. 아이가 그래요. 낯을 많이 가립니다. 둘째가 어려 아주머니가 동네 놀이터도 데리고 다닐 형편이 안되 매일 집에 같혀 살다보니 주말에야 저하고 외출을 하지요. 또래는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물어보는 말엔 입을 꼭 다뭅니다. 그것도 제 다리 뒤로 숨어서. 시어머닌 신랑 어렸을때도 저 정돈 아니었는데 하면서 걱정하십니다.
>
> 또래 아이들을 보니 왠만한 의사표현은 문장으로 다 한다고 하더군요. 울 아인 아직도 '이거''이거' 이 수준입니다. 물론 무슨 말을 하건 다 이해는 하지만 내성적인 성격과 언어 환경이 가져다준 혼란때문에 feedback은 아주 비관적인 수준입니다. 또한 그나마 표현하는 단어가 영어여서 어른들 보기 민망할 때도 많습니다. '달'은 'moon' 별은 'twinkle little star' 의자는 'chair'등등. 처음엔 어른들앞에서 영어로 단어를 얘기하면 너무 뿌듯했지만 지금은 좀 민망스럽습니다.
>
> 하여튼 요즘은 제가 '그 잘난' 회사 다닌답시고 아이들에게 잘해주지 못한것 같아 너무 미안하고 답답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관둘 형편은 안 되고.
> 다른 전업주부 친구들이 문화센터 강좌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 보면 너무 부러워요. 그래서 직장 다니는 것 내년엔 꼭 그만두고 싶어요. 그렇다고 내가 이 아이들에게 충실하며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내 인생은? 얼마전 PD수첩보니 요즘엔 엄마가 챙겨줘야 하는 게 너무 많아서 (사교육) 가난한 집 아이, 맞벌이하는 집 아이들 치고 공부 잘 하는 아이 하나도 없다 하더군요. 그래서 같이 본 신랑 구박좀 했죠.
>
> 아이들 뇌는 6세까지 발달을 많이 하기때문에 개발을 시켜줘야 된다는데, 그 시기를 놓쳐버리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
> 회사다닌는 엄마들은 가정과 아이들에 충실치 못하서 죄책감느끼고 집에 있는 엄마들은 놀고 먹는다는 생각에 죄책감 느낀다고 하더군요.
>
> 그저 느긋한 마음에 두고만 봐야하는 지. 그냥 너무 답답해서 글 올립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조언도 해주시면 더더욱 고맙구요.



>안녕하세요?
>42개월 된 아들을 둔 전직 언어치료사이자 전업주부인(임시) 에릭
>맘이에요.

>말씀을 들어 보니 큰 염려는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보통 엄마들이 말이 늦다고 하는 것은 표현언어만 가지고
>얘기 하는 것인데 사실은 수용언어가 더 중요하거든요.
>수용언어라면 일반적으로 엄마들이 아이가 말귀를 알아 듣는다고
>느끼는 부분이죠.

>말그대로 뇌 속에 수용은 되어 있으되 밖으로 표현이 안되는 경우
>가 일반적인 엄마들의 말이 늦다고 느끼는 경우죠.

>일단 아드님은 환경적인 영향과 성격적인 영향으로 표현언어가
>늦어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영유아기에 엄마가 일을 할 경우 아이를 돌보아 주는 사람은 곧
>엄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엄마가 꼭 아이를 키워야 말을 잘 하고 다른 분이 돌보아 준다고
>해서 말이 늦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몇가지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일 들이 있지요.

>우선은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아 주실 수 있는 따뜻한 분,
>한 번 맡길 때 최소한1년 이상은 돌봐 주실 수 있는 분

>제 생각에는 큰 아이의 경우 29개월이니 주변에 잘 알아보셔서 좋
>은 어린이집을 보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성격이 소심하고 내성적인데 집에만 있고 한정된 사람만 만나니
>그런 성격이 고착될까 우려가 되네요.

>어린이집에 가서 다른 아이들에게 치일까 걱정되시겠지만 그렇지
>않을거에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회복하고 적응하
>고 변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답니다.
>또래 친구들과 대화하고 선생님 얘기를 듣다보면 아마 모르긴 몰라
>도 6개월 정도면 현저히 어휘력이 좋아질거에요.

>우리 앞동에 비슷한 경우의 아이가 있었는데 어린이집 2달 다니고
>눈에 띄게 말이 많이 늘었어요. 활달해지고...

>그리고 당부드리고 싶은 한 가지는 비디오 너무 많이 보여 주시지
>마세요. 말이 늦어지는 원인 중 하나에요. 시간을 정해 놓고 아이
>와 약속하셔서 지키도록 해보세요.

>마지막으로 퇴근하시면 지치고 힘드시겠지만 텔레비젼 켜지 마시고
>아이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세요. 어설프고 힘드시겠지만 아마 많이
>행복해 지실 수 있을거에요.

>제가 쓰는 방법 한 가지 알려 드릴께요.
>저는 겨울이라도 완전 무장을 (모자,장갑,마스크)시켜서 저녁 먹고
>산책을 간답니다. 아파트 한 바퀴 도는 거죠. 뭐.
>날씨 얘기도 하고 엄마가 일하는 이유, 그래서 엄마가 없어도 잘
>지내는 아드님을 칭찬도 많이 해 주시고...

>암튼 성격이 소심해서 말이 늦다는 생각은 잊어버리시고, 빨리 말
>을 가르치려고도 하지 마시고 즐거운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또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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