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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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늘어져버린 엿가락처럼 길고 지루하게만 느껴져
그럴 때면 멋먼 훗날 내 모습을 상상하는 재미로 보냈답니다.
화장하면 어떻게 보일까...파마를 하면 어떤 모습일까...
남자친구는 얼마나 사귈까...
이십대에는 하루하루를
도장 찍듯 꽉꽉 눌러담으며 살았더랬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하얀 종이에 빼곡히 채운 리스트를
가방에 넣어다니며 세상에 마음껏 부딪치며 살았었더랬습니다
그리고는 여전히 삼십대는 내게 먼 이야기일 것만 같고
내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의 얼굴도, 내가 사랑하게 될 아이의
얼굴도 상상이 안되곤 했었더랬습니다.
삼십이 되어
누구는 잔치는 끝났다고 했지만
이제 떠들썩한 잔치보다는 비로소 사색을 해야하겠다고
내 가슴 깊은 곳에 잠겨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눈 떠보면 한달, 또 다시 귀를 열어보면 일년씩
지나가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어른들이
세월가는 것이 화살같구나...하시며 내쉬던 깊은 한숨을
어렴풋이 알아갑니다.
오늘 아침...아픈 몸을 억지로 일으켜
오늘도 좋은 엄마가 되보기위해 쑥쑥에 들려보았다가
호동맘님의 가슴 찡한 글과 음악과 영상에 빠져듭니다.
오늘만은...아니 이 시간, 잠시만이라도
'나'이고 싶습니다....
호동맘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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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게보르그 바하만의 "삼십세"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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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이 되기 훨씬 그전에 두려움속에 읽었던 책으로 기억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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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두려웠던 삼십세도 훌쩍 지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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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세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어느 누구도
>
> 그를 보고 젊다고 부르는 것을 그치지는 않으리라.
>
> 하지만 그 자신은 일신상 아무런 변화를
>
> 찾아낼 수 없다 하더라도 무엇인가 불안정해져간다.
>
> 스스로를 젊다고 내세우는 것이 어색하게
>
>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
> 아마도 곧 잊어버리게 될 어느날 아침, 그는
>
> 잠에서 깨어난다. 그리고는...
>
> 일종의 고통스러운 압박을 느끼면서, 지나간
>
> 모든 세월을 경솔하고 심각했던 시절을,
>
> 그리고 그 세월동안 자신이 차지했던 모든 공간을
>
>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는 기억의 그물을 던진다.
>
> 자신을 향해 그물을 덮어씌워 자신을
>
> 끌어올린다. 어부인 동시에 어획물이 되어 그는
>
> 과거의 자신이 무엇이었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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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무엇이 되어 있었나를 보기 위해, 시간의 문턱,
>
> 장소의 문턱에다 그물을 던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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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2001년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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