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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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초등 저학년 방학특강 파닉스 교실이 끝나서 몇가지 소감을 남길까 합니다. 대상은 초등 1, 2학년이었는데, 50분짜리 수업 15차시만에 바랐던 만큼 가르치느라 많이 생각해야 했고, 끝나고 나니 보람도 있네요.
개인적으로 파닉스 지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특히 7살 이후로는)
한 달 동안 자음의 소리 정도만 가르치고 마는 것은 제 성에 차지 않아
단모음 장모음까지 가르치느라, 석달 짜리로 만들어야 마땅할 분량을 한 달 동안
함께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나 잘 따라 주어 사랑스럽기조차 합니다.
물론, 소리에 대한 노출이 먼저입니다만, 7~8세 이후에는 읽기를 효율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참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영어유치원을 많이 다녔어도 파닉스의 기론 룰을 배우지 않으면 발전이 더디고, 엄마나 선생님이 직접 가르쳐주는 것 외에도 자기 스스로의 능동적 발달이 더해지려면 읽기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영어든 우리말이든 책 많이 읽는 아이들은 겨우 1, 2학년 밖에 안 된 아이가 언제 이런 말들을 주워 들었나 싶을 만큼 지식이 늘어가는 것을 보게 되는데요, 읽기를 좋아하고 읽기를 재미있어 하면 어른이 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아이가 스스로 습득하고 배우는 것이 많이지는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세쌍둥이 딸들에게 많은 시간 할애해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한, 게시판에 글 올리지 않을 생각이었거든요. 이럴 시간에 우리 딸들 조금이라도 더 가르쳐서 "이만하면 됐다." 싶을 만큼 뿌듯할 때 기쁨을 나누는 차원에서 게시판에 글 올리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그럴 날은 요원하야, 오늘은 그냥 몇 자 적어 보려구요.
에구 웬 서론이 이리 길답니까?
초등 1학년 정도가 되면, 아이의 이전 교육이 어떠했든 파닉스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제 글의 요지입니다. 파닉스"만"이 아니고, 동화와 함께 파닉스"도".
영어유치원을 다니고 영어의 소리에 노출된 아이의 경우라면,
파닉스를 배움으로써 읽기의 기본을 시작하면 비약적으로(또는 드라마틱하게) 영어가 느는 것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구요,
영어를 별로 배우지 않은 아이라도, 이미 그 연령에서는 읽기를 배우면서 동시에 쉬운 텍스트를 병행하면 (가령 영어 노래나 라임, 파닉스 교재에 나온 짧은 시 등), 아이는 "내가 영어를 안 배웠지만, 영어가 그리 어려운 게 아니고, 배우면 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끝난 방학특강에 나왔던 아이들이 후자에 해당하는 아이들인데, 15차시 동안 장모음까지 배우면서 중간중간 어려운지 물어보면 아이들은 늘 웃으며 "쉽다"라고 하더군요. 사실 쉬운 건 아니었는데요.
저는 파닉스를 가르칠 때 교재와 함께 플래시카드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날 배우는 글자의 예를 많이 보여주면서 그 단어를 그림으로 보기 때문에
사진 찍듯이 단어 외우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실제로 이 아이들은 한 달 동안 100장의 플래시카드를 다 외운 것 같아요.
(제가 사용한 카드는 키다리나 킴앤에서 판매되는 100장짜리 카드로 Frank Schaffer에서 나온 Easy Vowels있습니다. 이 카드 강추!!!!!)
파닉스 교재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 드릴까 합니다.
시중에 파닉스 교재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선택하기가 힘듭니다.
영어서점에서 별로다 싶은 교재 빼고 쓸 만하다 싶은 파닉스 교재만 사도
열 댓가지가 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막상 사용하려고 하면 각자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한 교재로 정해서는
파닉스 지도 기간만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그냥 여러 교재에서 추려서
복사해서 사용했습니다. (에구, 복사라구라? 안되는데... ^ ^)
파닉스 교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1. 그림이 칼라여야 한다.
2. 되도록 실물사진을 많이 활용한 것이 좋다.
3.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즉 지나치게 두꺼워서는 안 된다.
4. 테잎이 있어야 한다.
5. 기왕이면 미국식 발음으로 녹음된 것이어야 한다.
이상의 5가지 조건은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5가지를 충족시키는
파닉스 교재가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있긴 있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교재가 MCP Phonics, Up and Away in Phonics, Mr. Bug's Phonics, e-future EFL Phonics 등이 있는데요.
그중 그림이 좋은 것은 MCP Phonics라고 생각하구요, 거기 글자 하나 배울 때마다 나오는 챈트들도 좋은 편인데, 치명적인 약점은 테잎이 없다는 점. 그래도 실물 사진이나 그림 등이 많은 편이라 테잎 없어도 된다는 분은 사용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게다가 올봄에 뉴버전으로 나오면서 가이드 없이도 지도할 수 있게 돼서(전에는 가이드 없으면 답이 뭔지 짐작하기가 곤란했음) 추천할 만합니다.
그래도 한 가지 더 약점은 "두껍다"는 것. 두꺼우면 끝내기가 참 어렵더군요.
이 책은 Scholastic에서 나온 Phonics 교재와 흡사하게 생겨서 많이들 헷갈리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Scholastic Phonics보다는 MCP 쪽이 더 좋은 것 같은데,
Scholastic Phonics는 테잎이 있어서 활용도가 더 나을 수도 있는데,
어쨌든 전 별로더라구요. 테잎 읽는 속도도 너무 빠르고.
Up and Away는 복사해서 사용하기가 좋아서 많이 쓰긴 합니다만, 테잎이 영국식 발음으로 녹음되어 있어서 어머니들이 안 좋아한다고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저는 안 들어 봐서 모르겠구요.
Mr. Bug's Phonics도 두께 적당하고 테잎이 있어서 참 좋은데요, 1권에서 2권으로 넘어가는 갭이 좀 크다는 것이 제 생각이구요. 1권은 쉽게 할 수 있는데, 2권은 요약이 잘 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야말로 요약이라 장모음 가르칠 때 그 책으로 바로 가르치면 "영어는 어려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e-future EFL Phonics가 가장 근간에 해당하는 책인데,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교재인 것 같습니다.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구요,
1권은 자음, 2권은 단모음, 3권은 장모음, 4권은 이중자음, 5권은 이중모음편입니다.
일단 컬러라는 점도 좋구요(굳이 외우지 않아도 그림만으로도 기본단어를
기억하게 하는데는 그림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맥그로힐의 스펙트럼 파닉스의 경우, 교재 구성이 좋아서 저도 많이 쓰긴 합니다만, 결정적으로 흑백인데다, 그림이 조금 추상적(?)이어서 무슨 그림인지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
두번째로, 그림이 실물사진은 아니지만, 그림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그리고, 각 권이 얇은 편이고, 가르치기 쉽고 아이가 배우기도 재미있는 구성인 것 같아요. (단어 찾기 게임이라든지, 글자 조합이 재미있게 나온 것 같음)
그리고 각 권마다 테잎이 있는데, 테잎 읽는 속도 적당하고 미국식 발음이고,
이 정도면 퍼펙트죠.
e-future가 어디냐면, 쑥쑥 초기화면의 에듀테인먼트 게임에서 보면 파닉스랜드가 뜨잖아요? 그 파닉스 프로그램 만든 그 회사인데요, 제가 이 교재를 추천하는 것은 그 회사와는 아무 상관 없구요, 단지 파닉스 교재들을 많이 궁금해하시는데,
제가 본 중에서는 어쨌든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혹시 다른 좋은 교재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새벽에 잠 안 자고 쓴 글이라 좀 산만하네요. 자러 가야겠당~
도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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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트로이카 등록일 2003-08-30 03:28 조회수 3,844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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